현대판 열부(烈夫)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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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판 열부(烈夫)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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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남구 윤의열 씨의 지극한 아내사랑

^^^▲ 현대판 열부전의 주인공들.
ⓒ 신중균^^^

"35년 전이지요, 우리 딸 낳고 시름시름 아프기 시작했지요"

인천 남구 도화1동 윤의열(67) 씨는 어렵게 말문을 열었다. 처음엔 그저 가벼운 류마치스 관절염으로 가볍게 생각했단다. 증상이 심각해지기 시작하자 아이를 낳으면 병도 낳는다고들 했다. 둘째아들 낳고 병치레하며 어려운 생활을 했다. 날이 갈수록 심해져갔다. 손발이 마비되어가기 시작했다. 병치레하며 힘겹게 아이들 키우며 치료에 임했다. 집수리 일을 하는 윤 씨에게는 한계가 있었다.

아이들이 어느 정도로 성장할 무렵부터 손이 오그라들고 마비되며 몸을 움직일 수 없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꼼짝 못하고 누워 있는 부인을 돌보아 온 세월만 꼭 20년이 되는 셈이란다. 그동안 환자와 가족들의 고통이야 어떻게 말로 다 표현할 수가 있을 것인가?

요즘 젊은이들이 이러한 상황이라면 어떻게 할까? 찾아간 기자에게 "내 마누라 병들어 돌보는 게 당연한 거지요" 그러나 동네 사람들은 입이 마르게 칭찬한다. "이런 사람은 구청장이 상 줘야 돼요 상."

일요일이면 휠체어 밀고 성당엘 간다. 식사 때가 되면 가게 일 하다가 비탈길 올라가 식사 챙겨주고 내려온다.

정성스런 남편의 아내 병 수발에 동네 사람들의 칭찬이 자자한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통장 일로 봉사도 오래했다. 윤씨네 가게 공구는 동네 사람들의 것이 된지 오래다. 그만큼 윤씨는 동네에서 귀중한 이웃사랑과 가족들의 사랑을 실천하며 아름답게 사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아름다운 향기는 서서히 퍼져나갔다.

젊은 세대들에게 귀감이 되는 얘기라 조심스럽게 접근해 보았다. 손을 내젓는다. 마을 원로들이 옆에서 거들었다."그래 맞아, 이 세상에 남겨야 할 얘기야!" 동네 통장10년 이상 하면서도 입 한 번 열지 않았단다.

이제는 마을 사람들이 입 소문을 내기 시작했던 것이다. 이런 사람은 정말 요즘 사람들에게 귀감이 된다며 여기저기서 아름다운 부부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찾아간 기자에게 "이제는 정말 남편과 애들에게 미안한 마음뿐이에요" 누워 있던 침대를 세우며 안경을 꺼내 쓰는 이경열(63) 아주머니. 세워진 침대 눈앞에 성모 마리아 상이 아주머니를 내려다 보고 있다. 표정이 겸손과 감사의 표정 그 자체다. 온화하고 평안했다. 아주머니의 손엔 항상 성경이 들려있고 방문 앞에는 휠체어가 아주머니의 외출을 대기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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