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팔려간 집터1 ⓒ 김수복^^^ | ||
집이란 무엇일까. 도시인들의 잣대로 보자면 집은 재산증식 수단의 하나인 것 같다. 행정수도 이전을 놓고 보인 수도권 지역민들의 태도 변화를 살펴보면 집은 교환가치 이상의 그 어떤 의미가 없는 것 같기도 하다. 이것은 집은 아니고 그저 담장일 뿐이다.
^^^▲ 팔려간 집터2 ⓒ 김수복^^^ | ||
담장은 담장인데 허물어진 담장이다.
^^^▲ 팔려간 집터3 ⓒ 김수복^^^ | ||
요컨대 허물어진 담장을 정리한 뒤의 그림이다. 그런데 이 담장이 예사롭지가 않다. 담장은 담장이되, 넓이가 2미터에 육박하는, 이를테면 거의 성채 수준의 담장이다.
^^^▲ 팔려간 집터4 ⓒ 김수복^^^ | ||
그것도 그냥 막 쌓은 것이 아니다. 이렇게 정교하게 사각으로 돌을 다듬어서 쌓은 담장이다. 인근의 토양은 마사와 황토가 적당히 섞인 이른바 옥토 수준이다. 당연히 근처에서 돌을 보기는 어렵다. 돌을 보기 어려운 곳에 돌담이 그것도 성채 수준으로 들어서 있다? 그렇다면 그 집의 규모는 미루어짐작할 만하다.
^^^▲ 팔려간 집터5 ⓒ 김수복^^^ | ||
그러나 집은 없다.
^^^▲ 팔려간 집터6 ⓒ 김수복^^^ | ||
멋들어진 기와가 얹어진 채로 무너져 가는 담장이 있을 뿐이다.
^^^▲ 팔려간 집터7 ⓒ 김수복^^^ | ||
멀리서 보면 이런 모습이 된다. 이것이 집터다. 현재의 담장은 집의 뒤쪽이다. 앞편은 담도 무너졌다. 무너진 집터를, 중장비가 정비를 했다. 그렇다면 집은 어디로 갔는가?
^^^▲ 팔려간 집터8 ⓒ 김수복^^^ | ||
있었던 집은 없어지고 이렇게, 쓰레기만 한쪽으로 치워져 있다. 왜?
^^^▲ 팔려간 집터9 ⓒ 김수복^^^ | ||
집이 있었을 때, 그 집은 이러한 오지기와를 썼다고 한다. 항아리나 옹기를 만들 때 쓰는 유약을 바른 그런 기와를 말이다. 기둥 하나의 크기는 어른의 품으로 한아름이었다고,
주인이 만석꾼이었단다. 멀리로 보이는 이 땅의 태반이 지금은 사라진 이 집의 주인 소유였다는 얘기. 어쨌든 그는 사라지고, 집도 사라졌다. 어디로? 서울로. 서울의 어느 재벌가 정원 별채로 옮겨졌댄다. 그런데 그 재벌이 누구인가는 비밀이래나. 이 집을 경매로 넘겨받아 집을 해체해서 판매한 상인의 말이다.
^^^▲ 팔려간 집터10 ⓒ 김수복^^^ | ||
집을 감싸고 돌던 담장은 아직도 이렇게, 멀리 평야를 내려다보며, 무너지는 제 몸의 황혼을 어쩌지 못해 마지막 안간힘을 다하고 있다.
서울로 팔려간 그 집은 잘 있을까? 혹시나 육중한 콘크리트 건물에 치여 주눅이나 들어가고 있지는 않을는지? 사람은 나면 서울로 가니 집도 이제는 모두 서울로 가야 하는 시대가 되었다고 봐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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