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의 성을 말한다(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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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의 성을 말한다(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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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이 소녀들에게 돌을 던지는가 <3부>

^^^▲ 청소년들만의 문화를 만들 수 있도록 다양한 참여를 유도하는 것이 우리의 몫이다.^^^


어린 풀꽃의 씨앗들은 어디로...

서울시 은평구 모여관에 태어난지 채 3일도 안된 아기가 버려진 일이 있었다. 다행히 아기는 여관주인에게 일찍 발견되어 병원으로 옮겨져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사실 이젠 별로 특별할 것도 없는 사건이 되어버린 영아 유기. 몇 시간의 산고끝에 나온 아기는 세상에서 가장 먼저 엄마란 이름을 불러보기도 전에, 아니 엄마의 얼굴을 보기도 전에 싸늘한 표정의 엄마를 본다.

핏덩이를 닦지도 못한 채 어린 엄마의 손에서 울던 아기가 세상에 나와 처음으로 받은 대접은 여관의 화장실 변기에서 허우적 거리는 것이었다. 그렇게 아기는 태어나자마자 버림을 받았고, 태어나자마자 죽음의 문턱에서 발버둥쳐야 했다.

그 날 아기가 구급차에 실려가는 것을 본 이들은 모두 그저 살아있기만을 바라는 수 밖에 없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아기는 살아서 고아원에 옮겨졌다는 소식이 전해졌고 아기의 엄마는 중학생밖에 안 되는 어린 소녀라는 것이 밝혀졌다.

아무 책임도 없는 듯한 얼굴로, 아무짓을 저지르지 않은 듯한 얼굴로 여관을 빠져나갔다는 어린 소녀는 아기의 얼굴을 보기는 봤을까. 10개월동안 자신과 한 몸을 이룬 그 여린 생명체를, 핏덩이를 한 번은 안아봤을까

영아 유기를 목격한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버려진 영아에 대한 기사를 수도 없이 읽어야 했다. 대부분 10대에 의해 유기된 영아는 화장실의 변기나 강물, 바다에 버려져 사체로 떠올랐다. 세상의 빛을 보기도 전에 엄마에 의해 영아들은 죽음의 양수속에 풍덩 빠진 것이다.

다시는 떠오르지 못할 만큼, 아기에게 너무 깊었던 죽음의 양수에서 허우적거리며 아기는 엄마의 얼굴을 어떻게 기억하고 있을까? 어린 풀꽃의 씨앗은 따뜻했던 엄마의 뱃속을 추억하며 처음 만나는 세상의 싸늘함으로 가라앉고 있었다.

'사랑'보다 '성'을 먼저 가르친 어른들

어린 소녀들이 임신까지 이르게 된 것은 그만큼 많은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못한 어른들의 잘못이 크다는 것은 말할 것도 없는 사실이다. 제도권식 교육만 따라오면 된다는 식의 정책은 학생들의 인성, 이성에 대한 고민 등을 아무에게도 털어놓을 수 없는 사회적 분위기를 만들었다.

가장 기초적인 사회가 되어야 할 학교에서 아이들이 배우는 것은 사회, 삶이 아니라 순간만 잘 대처하고 넘기면 되는 ‘안일한 사회’에서 살아남는 방식이었다.

‘제도권 사회’가 끝나고 나면 아이들은 썰물같이 어른들이 모르는 세계로 빠져나간다. 그러나 어른들이 모르는 세계에는 또 다른 어른들이 있었다. 제도권 사회속에 있으면서 볼 수 없었던 어른의 유형들을 만나게 된 소녀들은 잠시 혼란에 빠진다.

그러나 어른들에 손에 놓인 몇 장의 지폐를 보고 ‘사랑’이 아닌 ‘성’을 파는 방법을 배우게 된다. 이것이 제도권 밖에서 일어나는 어른들의 교육방법이다. 학교 밖 세계는 청소년들에게 ‘돈’을 가르치며 ‘성’을 팔라고 강요하는 곳이다.

^^^▲ 사랑이란, 한 방울의 눈물로 더 큰 사랑을 볼 수 있는 것^^^
이미 많은 전문가들이 지적했던 것처럼 우리나라는 청소년이 즐길 수 있는 공간이 전혀 없다. 오직 어른들을 위한 술, 노래방 등 유희 목적의 공간이 대부분이다. 당연히 사춘기 시절 청소년에 안주하는 것을 원치 않는 청소년들은 어른들의 세계에 편입하고 싶어한다.

어른들은 청소년들의 앞에 지상낙원 같은 세계를 보여주고 그 속에는 쾌락, 유희, 타락의 도시를 감춰놓는다. 아직 자아가 형성되지 않아 타자에 머물길 좋아하는 청소년들에게 어른들의 도시는 위험하지만 빠져나오기 힘든 성질을 지닌 미로이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유흥가란 어른들만이 소유할 수 있는 문화가 아니다. 어른들의 문화가 곧 청소년들의 문화가 되는 시대에서, 청소년들에게 함께 공유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어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겉만 화려하게 꾸며놓고 “얘들은 가”라고 말하면 되는 시대는 이미 지난지 오래이다.

최근 많은 이들이 원조교제에 대해 “청소년들이 문제를 심각하게 만들고 있다”며 우려를 나타내곤한다. 이미 청소년들 사이에선 원조교제 커뮤니티가 생기기 시작했으며 법적으로 성매매의 주범을 강력히 처벌하는 것을 이용해 돈을 요구하고 나섰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또한 법률 전문가들은 “앞으로 원조교제를 하면 신변공개를 한다는 법이 통과될 경우에 더욱 심각해질 것”이라며, 이들은 “가해자들이 사회에서 살아남기 힘들 것”이라며 가해자들에 대한 걱정을 하고 나섰다.

물론 원조교제에 대하여 어느 한편에 모든 책임을 전가시킬 수는 없다. 그러나 청소년들에게 먼저 손을 내밀 수 있는 것도 어른이고, 먼저 칼을 내밀어 상처를 줄 수 있는 것도 어른이다.

다시 풀꽃의 씨앗을 기억하길

잠시 배우지 말아야될 어른들의 엉터리 사랑을 배워버린 청소년들에게, 후회도 좋고 미안함도 좋으니 자신의 아기를 기억하길 바란다는 말을 하고 싶다. 지우고 싶은 과거라고 해서 다 잊혀지는 것이 아니고, 다시 아기가 살아돌아오는 것 또한 아니다.

그러나 그것을 기억한다는 것은 세상에 꽃씨가 되어 내려앉지도 못 해본 아기들이 바로 사랑의 진정한 의미를 추억하는 것이다. 10달동안 엄마의 뱃속에서 자신이 버려질 것을 상상해본 적도 없는 아기의 사랑을 기억하라는 뜻이다.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사랑이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혹은 사랑이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남자와 여자의 사랑? 스승과 제자의 사랑? 형제, 남매간의 사랑? 모든 사랑이 그 자체로도 위대하겠지만, 가장 위대한 사랑은 엄마와 자식간의 사랑이다. 그들의 사랑에서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밝힐 수 있기 때문이다.

그것을 부정하고 싶다면 이 물음에 대한 답을 해보기 바란다. 당신은 여태까지 10개월동안 누군가와 한 몸을 이룬적이 있는가? 한번도 떨어진 적 없이 10개월동안 그 사람이 먹는 것을 먹고, 그 사람이 웃으면 함께 웃고, 그 사람이 슬프면 눈물이 흐르는 것.

그 감정을 타인과 경험해 본 일이 있는가? 이러한 감정을 공유하는 엄마와 자식간의 사랑은 어느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사랑이다. 1년이 다 되어가는 기간 동안 한 몸을 이루면서 함께 감정을 나눈다는 건 어떤 위대한 연인들도 할 수 없는 사랑의 증명이며 언어이다.

엄마의 감정과 태아의 감정이 공유하는 것처럼 가장 아름답고 위대하고 신비로운 것이 사랑이다. 청소년들은 한때 잘못 배운 사랑으로 모든 사랑을 왜곡시키지 말기 바란다. 한 방울의 눈물로 더 큰 사랑을 보여줄 수 있는 것 역시 사랑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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