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세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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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의 세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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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햇살이 아름다운 어머니의 세례식날 입니다

^^^▲ 어머니의 세례식 2004.9.19구리성당에서 어머니 세례받고 나서
ⓒ 공응경^^^
“나 오늘 세례 받는데, 오지 않을래?”

설레임이 섞인 음성으로 어머님이 전화를 거셨습니다. 병을 얻으신 이후 성당에 열심히 나가시더니, 세례를 받게 되신 것이었습니다.

아침마다 크게 성경구절을 읽으시며 마음을 다스리스는 어머니를 바라보며, 한때는 안타까운 마음이 들기도 하였지만, 이제는 마음이 놓입니다. 무언가 변치 않고 지켜 줄 수 있는 대상이 있다는 것은 삶에 큰 위로가 될 것이 분명하기 때문입니다.

몇개월 전에는 사업을 시작하게 되어 살던 집을 팔고 짐을 어머니집에 가져갔는데, 그 광경을 보시곤 놀라셔서 일주일 내내 누워 만 계시고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우울증이란 것은 아주 작은 일에도 심경에 변화를 주기 때문에 좀더 어머니를 배려했어야 하는데, 설마 하는 생각으로 가져간 것이 어머니에게는 큰 걱정이었나 봅니다.

병이 다시 나빠질까봐 병원들을 전전하며 다시 좋아지길 기다렸습니다. 예전처럼 다시 우울해 하시고 누워있기만 하였습니다. 그런데 성당 가는 시간엔 자리에서 일어나 길을 나서는 것이었습니다. 무엇이 어머니를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게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분명히 약보다 더 큰 힘이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다행히 새벽마다 성당에 나가시며 한달이 지나자 차츰 원기를 회복하고 다시 밝아 지셨습니다. 그리고 오늘 어머니는 환하게 웃으시며 세례를 받으셨습니다. 바쁜와중에도 어머니의 밝은 목소리가 귓가에 맴돌아 만사를 제쳐놓고 성당으로 출발했습니다.

조금 늦게 도착했는데 성당의 경관이 조금은 낯설게 느껴졌습니다. 큰 십자가며 마리아 상이며, 외벽 유리의 장식하며, 작은 성당에 많은 사람들이 꽉 자리를 채우고 있었습니다. 아무런 성당에 대한 지식없이 간 제가 부끄럽게 모두들 한손에는 꽃다발을 들고 있었습니다. 알고보니 천주교인들에게 세례식은 큰 의미를 갖고 있는 행사였던 것입니다.

맨 앞 자리에 앉아 계시던 어머니도 저를 발견하고 너무 좋아하십니다. 어머니는 볼멘소리로 "사진기도 안갖고 오면 어떡해?" 미처 사진기를 준비하지 못해 핸드폰 사진기로 한 장 찍어 드렸습니다. 부끄러워하시면서도 슬그머니 맨 앞자리 신부님 옆에 서시는 모습을 보니 여전히 어머니는 소녀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한분씩 앞에 나가서 세례받은 소감을 한마디씩 합니다. 남에게 봉사하며 착하게 살게 해달라는 기도와 함께 눈물을 흘립니다. 어머니의 기도처럼 이제는 우리 가정도 평화를 되찾고 남을 돌볼수 있게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항상 종교를 믿을수 있는 사람은 행복한 사람이란 생각을 하였습니다. 그리고 종교에 대한 아무런 관심이 없던 어머니가 병을 통해 종교를 얻고 또한 그것이 큰 위로와 힘을 되는 것을 보며 저는 많은 것을 느꼈습니다. 오늘은 무척이나 햇살이 아름답게 느껴지는 어머님의 세례식날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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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하는자 2004-11-16 18:28:16
어머님의 세례식을 축하드립니다.
어려운 처지에서도 삶의 의지를 찾으시고 기도하며 새로운 내일을 기다리며 사시는 것은 정말 아름다움 그 자체일 것입니다.

그대의 가정에 화목과 평화, 그리고 행복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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