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눈에 박힌 바위는 보이지 않고 오로지 남의 눈에 박힌 티만 갖고 물고 늘어진다. 그렇다고 누구하나 나서 “잘못했으니 이제 그만하자”는 말도 없다. 싸움이 길어지면 옆에서 지켜보는 사람도 흥미를 잃게 된다. 처다 보기도 싫고 말리기도 싫으니 냅다 침이라고 뱉고 싶은 심정 일게다.
그럼에도 12일 헌법재판소 행정수도 이전 결정을 사법쿠데타라고 규정한 열린우리당 이목희 의원을 발언을 둘러싸고 여야간 설전이 계속되고 있다.
한나라당은 “이목희 의원의 발언은 헌법을 모독한 것이고, 국기를 문란케 하고 국가 변란으로 추정할 만한 반윤리적 범죄행위”라고 맹공을 퍼붓고 있다.
사태가 진정되지 않자 열린우리당은 13일 이목희 의원의 '사법쿠데타' 발언과 관련, 한나라당이 대여공세를 펴는 것에 대해 "당과 무관한 개인의 발언"이라고 일축하고 나섰다.
한나라당은 재미를 보았는지 이해찬 총리 야당 폄하발언에 이어 이번에는 이목희 의원 발언을 문제 삼아 강공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이에 질세라 우리당도 개인 발언으로 일축하며 한나라당의 발언에도 문제가 있다며 역공을 퍼붓고 있다.
이런 장면을 많은 국민들은 TV를 통해 지켜봤다. 딱히 누구를 편들 수 없는 장면을 합동으로 연출해 놓고도 서로 남의 탓만 하고 있다. 이날 장면을 지켜본 국민들은 “초등학교 회의도 그렇게는 안 한다” “정책은 뒷전이고 만나면 싸움질만 하냐”라는 푸념들을 내뱉고 있다.
17대 국회가 달라질 것이라고 믿었던 국민들의 실망감은 극에 달했다. 한두 번도 아니고 국회만 열리면 싸움이니 눈과 귀가 지칠 만도 했다.
막말 한마디가 나라를 어지럽히는 것이 아니라 서로 말꼬리를 물고 늘어지는 치졸한 논쟁 때문에 나라가 더 어지럽다. 비틀거리는 정치를 정치인 스스로가 제자리로 돌려놓기를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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