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여준은 "사람들은 흔히 저를 가리켜서 '합리적 보수주의자'다 또는 '개혁적 보수주의자' 라고 합니다" 라고 한다. 글쎄,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지 '기회주의자' 라고 생각하는지는 모르겠지만 그거야 자기 생각이니까 아무 말 안하겠다. 다만 문재인 후보에 관한 착각(? 아첨)만은 바로 잡아주고 싶다.
그는 문재인 후보를 돕는 이유로 민주주의를 더 잘 실천하고, 통합을 더 잘 할 수 있는 지도자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문재인 후보가 과연 그럴까?
윤여준은 우리가 건국이후 이룬 성과가 크게 두 가지이며 산업화와 민주화라고 한다. 자기는 아무 역할도 한 일이 없으며 민주화의 혜택은 누구 못지않게 누린 사람으로서 우리나라의 민주주의에 빚진 사람이라고 한다.
김대중 대통령의 말을 인용한다."박정희 대통령에 대한 찬반(贊反)은 과거에도 있었고 지금도 있다. 나는 민주주의가 우선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박 대통령은 경제가 우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금 와서 보니 두 가지를 병행해야 했다."
그렇다. 산업화와 민주화는 누가 누구에게 빚지는 것이 아니다. 서로가 대결했고 증오를 했더라도, 서로를 인정하고 힘을 합치는 것이 진정한 화합이다. 그런데 윤여준은 빚을 졌으니까 갚으려 한다고 말한다. 유신독재의 가장 큰 피해자들이었던 김지하 시인, 김중태씨 등이 빚 받으려고 박근혜 후보를 지지하나 묻고 싶다.
윤여준은 "또 하나, 저는 우리 사회가 풀어야 할 가장 큰 숙제가 이념갈등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우리 국민은 이미 오래 전부터 소모적인 이념대결을 끝내고 민생을 돌보는 생활정치를 해 달라고 요구했습니다" 라고 한다. 맞는 말이다.
이런 국민들의 요구를 거부한 것이 누구였는가? 국민을 편 가른 것은 노무현 정부였다. 그리고 이를 계승하여 무조건 반대로 가면 된다는 식으로 국정을 운영한 것이 이명박 정부다.
윤여준은 문재인 후보에게, "노무현 정부가 실패한 이유를 분노의 정치, 분열의 정치를 했기 때문이라고 보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는가?" 라고 물었다고 한다. 이에 대하여 문재인 후보는 "뼈저리게 반성했다"고 말했단다. 그러면서 "만일 대통령이 되면 반드시 통합의 정치를 하겠다"고 다짐 했단다.
그리고 또 물었단다. "국민통합을 한다면서 국립현충원을 참배할 때 왜 이승만 박정희 두 대통령의 묘소를 뺐는가 통합의 관점에서 볼 때 납득하기 어렵다" 그랬더니 문재인 후보는 "박근혜 후보가 박정희 대통령 시절의 국가폭력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하면 참배할 것입니다. 그러나 그 전에 저의 역사인식을 한 번 쯤 분명히 해 드릴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내가 윤여준이나 문재인 후보에게 한 번 물어보자.
아버지가 전과자이면 딸도 전과자 인가? 박근혜가 박정희의 유신독재에 기여한 사실이 얼마나 되는 지 구체적으로 제시해 봐라. 아니면 연좌제를 들먹이는 것인가?
백번 양보하여 박근혜 후보가 진심으로 사과하면 참배할 것이라고 했다면, 어찌 되었든 박근혜는 아버지의 잘못된 과거에 대하여 사과를 했다. 그렇다면 문재인 후보는 대답이 있어야 한다. 진심 어린 사과가 아니라서 참배를 못하겠다든가 처음부터 그럴 생각이 없었다든가 말이다.
문재인 후보는 "우리가 역사를 배우는 이유는 과거를 성찰하고 교훈을 얻지 못하면 미래가 뒤틀리기 때문입니다."[P22] 라고 말한다. 맞는 말이다. 그럼 그렇게 말하는 역사와 역사인식에는 한가지의 해석만이 있고 반드시 그것이 옳은 것일까?
E.H카의 "과거의 사실을 보는 역사가의 관점과 사회 변화에 따라 역사가 달리 쓰일 수 있다" 라는 말에 따른다면 '역사인식'이 시대나 역사가에 따라 반드시 동일 할 수는 없는 것이다. 그런데도 문재인 후보는 자기 진영의 '역사인식'만이 옳다고 한다.
문재인 후보의 말을 다시 인용한다.
"대통령이 되겠다고 나섰다면, 보수든 진보든 모두의 대통령이 되어야 합니다. 지금까지 우리의 정치는 늘 편 가르기로 극단적인 반목과 갈등이 이어져 오고 나라가 분열되어 왔습니다. 저는 이미 출마를 선언할 때 편 가르기를 하지 않겠다고 말했습니다.
우리 정치와 사회 전반에서 나타나는 '소통 부재'를 해소하고 싶기도 합니다. 그러자면 나와 생각이 다른 사람, 심지어는 적대적인 사람에게도 문을 열고 맞아들일 수 있는 여유 있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나와 코드가 맞는 사람하고만 대화하는 것은 진정한 소통이 아닙니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이 된다면 어느 정당의 대통령, 어느 지역의 대통령이 아니라 모두의 대통령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국회의원은 정당마다 나올 수 있지만 대통령은 오직 한 사람뿐이기 때문입니다."[문재인 '사람이 먼저다' P236~237]
이런 말을 하려면, 박근혜 후보가 박정희 대통령 시절의 국가폭력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하든 말든 이승만 대통령과 박정희 대통령의 묘소에 참배했어야 하는 것이다. 박정희 대통령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건국 대통령인 이승만 대통령도 부정하면서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되겠다는 것은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문재인 후보의 말에 윤여준이 문재인 후보를 돕기로 한 이유에 모순이 있거나, 윤여준이 '기회주의자'의 단면만을 보여 준 것이다. 좀 더 길게 반박하고 싶으나 혹시라도 글을 읽는 분들이 지루할 까봐 그만한다. 다만 윤여준의 말을 인용한다.
"요즘 잠을 잘 못잡니다. 별안간 불려나온 사람이라 준비가 충분하지 않다. 그래서 대통령에 당선된다고 해도 과연 나라를 잘 끌어나갈 수 있을지 걱정이다. 그래서 잠이 잘 안온다."
문재인 후보는 걱정하지 마시고 잘 주무셔도 됩니다. 조금은 답답하지만, 99%의 통합보다는 100%의 통합을 이루려는 사람이 있으니까요. 노무현의 못 이룬 꿈을 아쉬워하면서 '노무현의 후계자' 라는 분들을 도저히 믿지 못하여, 할 수 없이 박근혜 후보를 지지하는 사람으로서 말씀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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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님 칼럼 잘 봤습니다. 인간들 유신 유신하는데... 유신 정권을 직접 겪어보고 그런 소리 하는 사람 몇이나 있을라나. 그저 수업시간에 줏어들은 걸로 민주화 민주화 하는데... 영화 써니 보셨나. 민주화 운동 외치던 주인공 오빠가 결국 외국인 노동자 착취해서 감방가는... 그 수준의 사람들 딱 그 꼴 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