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가지 유망한 암 치료법(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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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가지 유망한 암 치료법(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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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적으로 암을 치료할 수 있게 될 지도 모르는 새로운 실험적 요법들이 등장하고 있다

 
슈퍼 버그들

적의 적은 아군이라는 말이 있다. 감염성 박테리아는 달갑지 않지만 녀석들이 암 세포를 공격하도록 만들어진다면? 아마도 전략적 동맹 관계로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식중독균인 살모넬라나 대장균 이콜리(E. coli)를 포함한 많은 박테리아 종류는 종양 세포 쪽으로 이동하여 세포 내에 안주하려는 경향이 있다. 산소가 적은 지대인 암 세포 깊숙이 숨어서 신체의 면역 체계를 피하는 동시에 급속히 분열되는 암세포에서 나오는 대사 물질로 영양을 공급받는 것이다. 유전적으로 변형된 바이러스를 이용하는 바이로테라피(virotherapy)에서처럼, 박테리아 역시 유전적으로 가공되어 암세포에 독소를 내뿜도록 할 수 있다. 아일랜드 코크(Cork) 암 연구 센터 수석연구원 마크 탱니(Mark Tangney)에 따르면, 바이로테라피를 이용하면 국부적으로 원하는 모든 것을 수행할 수 있다고 한다.

* 이콜리. E. coli. 장에 존재하는(coli) 대장균속(Escherichia)이라는 의미.

* 바이로테라피, virotherapy. 유전적으로 변형된 바이러스를 이용한 암 치료 요법

▲ 바이로테라피(virotherapy)
바이로테라피에 비하면 박테리아를 이용한 접근 방법은 아직 초기 단계라서 아직까지는 시도한 사람들이 거의 없지만, 그러나 박테리아를 이용하면 일정한 이점이 있다. 박테리아는 바이러스보다 대량 생산이나 변형이 쉽다. 그리고 바이러스와는 달리 박테리아는 종양의 80%를 구성하는 '암이 아닌'(non-cancerous) 지지 세포인 기질(基質, stroma)을 표적으로 삼을 수 있다.

2010년 탱니(Tangney)는 인체에 무해한 내장 박테리아의 한 종류가 쥐의 종양 세포를 표적으로 삼을 수 있음을 보였는데, 이 박테리아를 쥐의 입을 통해서 주입했다(말하자면 박테리아를 '먹인' 것이다.). 프로바이오틱 박테리아 혹은 소화세균성 유산균처럼, 병을 유발하지 않는 미생물을 이용하는 방법은 매우 흥미로운 것이다. 우리 신체에서 이 박테리아들을 독성이 있는 것으로 보지 않고 내버려 두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종양 세포 내부에 항암제를 주입할 수 있는 셈이다.

면역 요법

개발 중인 많은 새로운 암 치료법 중에 가장 활기찬 분야는 우리 신체의 면역 시스템을 이용하여 신체 어디든 암 세포를 찾아내고 파괴한다는 아이디어이다.

"면역 요법"(immunotherapy)의 아이디어는 역사가 길다. 1890년대에 시작된 것으로 본다. 뉴욕의 외과의사 윌리엄 콜리(William Coley)가 우연히 발견한 것이다. 그는 경부암(頸部癌) 환자가 지저분한 피부 전염병에 감염되면서 기적적으로 쾌유된 것에 주목했다. 콜리는 이후 수십 년 동안 박테리아 혼합물을 배양하여 환자의 종양 부위에 주입했고 일부는 성공했다.

비록 콜리는 알 수 없었지만, 우리 몸의 면역 체계는 암 세포를 끊임없이 감시한다. 만일 암 덩어리를 발견된다면, 면역 체계에 의한 방어가 실패했기 때문이다. 종종 운이 좋은 암 환자들은 종양이 스스로 움츠러들고 사라지는데, 이는 아마도 면역 체계가 늦게나마 위험에 대처하기 위하여 깨어났기 때문이다.

콜리의 탐구는 20세기 초에 그의 죽음과 함께 끝이 났다. 그러나 우리가 면역 체계를 점차 이해하게 되면서 그 능력을 이용하려는 아이디어 역시 되살아났다. 결국 우리는 주기적으로 전염병 예방 백신을 접종할 때마다 우리 몸의 면역 체계를 조종하게 된다. 그러나 홍역이나 인플루엔자 주사처럼 먼저 가볍게 병에 걸리도록 하는 식의 예방 백신과는 달리, 이미 걸린 병을 치료하기 위한 "치료용 백신"(therapeutic vaccine)인 것이다. 암 세포만을 표적으로 삼아 면역 체계의 특정성과 기억 능력을 주로 이용하려는 것이며 주입 후 오랫동안 효과가 지속되도록 하는 것이다.

백신 흉내 내기

암 백신을 만들기 위한 현대적 시도가 있었다. 아마도 예측컨대, 박테리아나 바이러스에 대항하는 예방 백신을 흉내 내려는 것이다. 환자들은 암 세포의 독특한 단백질이나 혹은 죽은 종양 세포지만 아직 단백질을 함유한 것을 보조약과 함께 주사로 맞는다. 보조약(adjuvant)이란 면역 체계를 일깨우기 위한 경고로 붉은 기를 흔들어주는 역할을 하는 화학 물질이다.

지난 수십 년 동안 이 같은 시도가 인간을 대상으로 수백 번, 그리고 동물을 대상으로는 수없이 있었다. 그리고 모두가 실패였다. 한 가지 문제는 종양이 면역 세포를 일선에서 뒤로 물러나도록 신호를 보낸다는 것이다. 게다가 암 환자의 면역 체계는 화학 요법이나 방사선 치료를 받으면 약화되는 경향이 있다. 그리고도 또 있다. 보다 근본적인 장애물이다. 면역 체계에는 두 가지 중요한 무기가 있는데, 하나는 면역 세포이고, 다른 하나는 항체이다. 그리고 암 세포를 파괴하는 것은 면역 세포이다. 영국 사우샘프턴 대학의 크리스찬 오텐스메이어(Christian Ottensmeier)에 따르면, 우리는 단백질로 백신을 만들 때 항체들은 아주 잘 다루지만, 그러나 면역 세포를 유도하는 일은 그다지 잘 해내지 못하고 있다고 말한다.

따라서 오텐스메이어 그룹은 면역 세포에 경보를 발하는 많은 조사 방법 중의 하나를 선택한다. 가장 보편적인 것은 암 단백질은 아니지만, 그러나 해당 암 단백질 코드를 갖는 유전자를 주입하는 방법이다. 일단 이 DNA 백신이 환자의 팔 근육으로 주입되면, 근육 세포는 이 새로운 유전자의 지시에 순종하여 세포 표면에 도달할 때까지 단백질을 휘젓기 시작한다.

혈액 속을 멋대로 떠다니거나 혹은 죽은 암 세포 위가 아닌, 살아 있는 세포 표면 위로 암 단백질이 나타나면, 그것으로 면역 세포가 행동을 개시하도록 휘젓는데 필요한 만큼은 된다. 이제 인간을 대상으로 한 여러 가지 서로 다른 DNA 백신이 규모는 작지만 초기 단계에 있다.

그러나 암 백신에 성공하기에는 예상보다 오랜 시간이 걸리고 있어, 사람들은 또 다른 시도에 관심을 갖고 있는데, 이를 "입양 면역 요법"(adoptive immunotherapy)라고 부른다. 이것은 면역 세포를 암 환자로부터 제거한 다음, 제거된 면역 세포를 조작하여 다시 환자에게 되돌려 주입시키는 방법이다. 이 접근 방법은 당장 훨씬 흥미로운 것이라고 메릴랜드 주(州) 베세스다(Bethesda) 소재 미 국립 암 연구소의 스티븐 로젠버그(Steven Rosenberg)는 말한다. 로젠버그는 면역 요법 선구자 중의 한 명이다.

이 치료법의 첫 예는 2010년에 미국에서 임상 적용되었다. 상표명 프로벤지(Provenge)라는 것으로 말기 전립선 암 치료에 사용되는데, 환자의 수명을 평균 4 개월 정도 연장시킨다. 각 환자의 치료 과정은 실험실에서 맞춤(tailor-made)으로 진행되는데, 덕분에 비용이 10만 달러나 된다.

그러나 이 면역 요법이 더욱 인상적인 결과를 낼 지도 모른다. 프로벤지는 환자의 혈액으로부터 채취한 면역 세포가 암 세포를 직접 죽이는 형태가 아니라는 점에서 색다르다. 대신 암 단백질을 채취하여 T-세포라 불리는 백혈구 비슷한 세포에 선을 보이면, T-세포가 '형'을 집행한다.

T-세포를 직접 배양함으로써 더 나은 결과를 달성했다. 한 가지 방법은 외과적으로 제거된 종양 부위에서 발견된 T-세포를 배양하여 다시 주입하는 것이다. 종양 내에 T-세포가 존재하게 되면 T-세포는 종양 부위를 이질적인 것으로 인식하게 된다. 이를 면역 억제 세포를 제거하기 위한 약이나 방사선 치료와 함께 쓰면 말기 흑색종(melanoma)의 경우 최고 40%까지 치료율을 보인다. 흑색종은 치료하지 않으면 예외 없이 거의가 치명적이다. 그렇다면 이것은 과연 이제까지 치료가 불가능했던 암에 필요한 돌파구가 될 것인가? 오텐스메이어는 아직 면역 체계의 잠재력을 이용하지 못했다고 말한다. 이 잠재력을 촉발시킬 수 있다면, 아주 극적인 효과를 보게 될 것이라고 그는 말한다.

암 치료 희망이 보인다.

복잡도 수준을 한 등급 더 올리면 한층 더 나은 결과를 얻어낼 지도 모른다. 자연에 되는대로 맡기는 대신, 유전 공학적으로 암 환자의 T-세포를 가공하여 자신의 암 세포를 공격하도록 만들 수 있다. 이는 알려진 암 단백질을 인식하는 수용체 유전자를 T-세포 표면에 도입하면 가능해질 수 있다. 로젠버그는 우리가 전적으로 새로운 세포 타입을 만들 수 있다고 말한다.

이런 방식으로 입양 면역 요법을 유전자 요법을 혼합하는 것은 최첨단 연구 분야로 아직은 그 결과를 논하기엔 너무 이르다. 아직까지는 명백한 말기 암 환자 수십 명 정도만을 대상으로 대학과 연계된 의료 센터에서 몇 번 밖에 시도되지 않았다. 그러나 일부 결과는 유전 공학 처리된 T-세포가 상당한 치유 잠재력을 제시한다. 지난해 발표된 이 분야의 한 연구 결과를 예로 들자면 백혈병 환자 3명 중 2명이 완연한 차도를 보였다. 로젠버그는 아직은 작은 실험적 시도지만 대단히 흥미롭다고 말한다.

사실 여러 해 동안 회의적이었지만, 영국의 글락소스미스클라인(GlaxoSmithKline)이나 미국의 파이저(Pfizer)와 머크(Merck)를 포함한 많은 거대 제약회사들이 다양한 면역 요법제를 개발 중이다. 오텐스메이어는 개인적인 관점이지만, 과거 항체를 발명했던 시기와 비슷하게 이제는 암 치료제가 나올지 모르는 시기에 와 있다고 생각한다. 새로운 항체란 곧 면역 요법이 될 것이라고 그는 말한다.

바이로테라피(Virotherapy)

인간 세포를 파괴하는 것은 바이러스 균에게는 자연스러운 일이다. 바이러스의 생애는 보통 다음과 같다. 세포를 감염시키고, 해당 세포가 죽을 때까지 더 많은 바이러스를 생성하도록 혹사시킨다. 다음으로는 더 많은 세포를 감염시키도록 새로운 바이러스를 마구 쏟아낸다.

이 파괴력을 암 세포 죽이는데 이용하자는 아이디어는 1950년대에 처음 제기되었다. 다양한 종류의 바이러스가 인간 종양에 주입되었고, 때로는 감염이 확산되어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하기도 하였다.

오늘날 관심의 초점은 유전적으로 변형되어 종양 세포만 감염시키거나 혹은 더욱 치명적인 바이러스를 만들어 사용하는 쪽으로 기울어 있다. 아일랜드 코크(Cork) 암 연구 센터의 마크 탱니(Mark Tangney)에 따르면, 세포 내에서 '미쳐' 날뛰면서 기본적으로 종양을 먹어 치우는 바이러스를 복제할 것이라고 한다.

적어도 10가지 서로 다른 바이러스 군이 다양한 유전적 변형을 거쳐 잠재적인 바이로테라피 형태로 조사되고 있다. 아직까지 가장 좋은 결과는 헤르페스(herpes) 바이러스를 사용한 것으로 GM-CDF라 불리는 강력한 면역 화학 물질을 암 세포가 전이된 상태의 흑색종 환자에게 적용한 경우였다. 이 요법을 통해서 50명의 환자 중에서 8명은 종양이 사라졌다. 그리고 바이로테라피는 아직 자신의 잠재력을 충분히 보여주지 않았을 지도 모른다. 바이러스를 강화하는 여러 가지 방법이 아직은 동물 연구 단계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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