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축구 대표팀, 아직은 2% '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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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축구 대표팀, 아직은 2% '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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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 아시아 20세이하 청소년 선수권 총결산

^^^ⓒ 대한축구협회^^^

한국 청소년(U-20)축구대표팀이 우여곡절 끝에 아시아 정상에 올랐다. 한국대표팀은 9일 밤(한국시간) 말레이시아 콸라룸푸르 체라스스타디움에서 열린 2004 아시아청소년(U-20)선수권 대회 결승에서 간판 박주영이 연속골을 뽑아내며 난적 중국을 2-0으로 격파하고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통산 11번째 우승이자 대회 2연패. 동시에 내년 네덜란드에서 열리는 세계대회 출전권까지 얻었다.

우승의 길은 참으로 험난했다. 개막전에서 중동의 강호 이라크에 0-3으로 완파당하는 불안한 출발로 대회를 시작한 한국은 3차례 힘겨운 수중전을 치렀고 준준결승과 준결승에서는 120분 간의 연장전을 소화하기도 했다. 이를 감안하면 결승전 결과는 다소 싱거울 정도.

우승을 차지하기는 했지만 경기장 사정과 기후조건 등 외적인 요인은 물론 전술과 체력, 개인기술 등 상당 부분에서 많은 문제점을 노출했다. 내년 6월 열릴 세계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기 위해서는 다방면에서 보강이 절실하다는 것이 많은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한국 축구 고질병은 '여전히'

매번 괴롭혀 오던 첫 경기 징크스와 경기 운영력 미숙은 이번 대회에도 어김없이 나타났다. 대체로 큰 경기 경험이 풍부하지 못한 어린 선수들인 까닭에 운영력 미숙이야 어쩔 수 없다치더라도 유난이 타격이 컸던 첫 경기 징크스는 단순히 징크스로 치부하기에는 분명 문제가 있다.

많은 이들은 계속되는 첫 경기 징크스에 관해 선수들의 자세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고 한다. 약체팀과 평가전을 치르면서 다소 느슨한 자세로 대회에 임하기 때문이라는 것. 특히 아시아 대회에 출전하는 선수들 중에는 예선전을 치르기도 전에 마음이 벌써 결승에 가있다는 선수도 있다.

공격에서도 지나치게 스트라이커 두 명과 측면 공격에 의존해 중앙 미드필더들의 공격 가담이 적었다. 또 위기에는 다소 서두르는 듯한 인상을 남기며 경기를 침착하게 풀어나가지 못했다. 조별 예선에서 한 차례 퇴장을 당한 김진규 역시 매 대회마다 여러 차례 지적된 파울 관리에 소홀했기 때문이다.

측면 수비수들의 불균형 기용 또한 문제로 지적된다. 막판 안태은을 오른쪽으로 돌리고 박희철을 왼쪽에 투입해 안정을 가져왔지만 대회 초반 이요한-안태은을 측면에 배치하면서 좌우 불균형을 초래했다.

이요한의 공격가담력이 괜찮다고 하더라도 측면에 놓기에는 다소 무리한 카드. 실제 불필요한 공격 가담과 수비 전환이 늦는 바람에 측면에서 많은 문제를 노출하기도 했다.

사전에 환경에 충분한 준비를 하지 못했던 점 또한 아쉽다. 대회가 열린 말레이시아하면 열대성 기후로 무덥고 비가 많이 오는 곳으로 유명한 곳. 이른바 떡 잔디(잔디 잎이 긴 것)에 대한 적응까지는 불가능하더라도 연습경기시 잔디를 홍건히 적셔 이미 예견된 수중전에 대비해 적응 훈련 정도는 했어야 했다.

패싱 게임과 2선 침투 '성공적'

대회 직전까지 선수 차출 논란에 휩쌓인 청소년대표팀인 까닭에 참가 직전까지만 하더라도 조직력은 의문이었다. 지난달 26일 이라크와의 조별예선 1차전에서 0-3으로 참패를 당하면서 '역시' 함께 훈련한 시간이 부족했다는데 모두 고개를 끄덕였던게 사실.

하지만 이는 2차전인 예맨 전에서 서서히 깨지더니 우즈베키스탄과 맞붙은 8강전부터는 반전에 성공했다. 3경기 가량 치르면서 현지 잔디에도 익숙해졌고 정교한 원터치 패스와 조완광-백승민으로 이어지는 측면 침투가 살아나며 제대로 공격하기 시작했다.

박주영-김승용으로 이어지는 투톱 라인 발굴은 이번 대회 대표팀이 올린 최고의 성과로 평가된다. 이미 영웅으로 자리 매김한 박주영을 공격 한 자리에 일찌감치 낙점한 가운데 한동원, 신영록 등 선수들 사이에서 완전한 주전을 확정짓지 못하고 현지로 떠난 김승용을 기용해 자신의 기량을 150퍼센트 이상 발휘하게 한 것.

김승용은 전형적인 스트라이커인데도 프리킥, 스피드, 개인기 모든 부분에서 발군의 기량을 선보였고 8강 우즈베키스탄 전에서 부상을 당해 위기를 맞았지만 준결승과 결승에 무리없이 출장하는 투혼을 펼치기도 했다. 김승용이 좌우로 크게 움직여 주면서 자연스레 백승민과 조원광의 침투 공간이 넓어져 공격이 살아날 수 있었다.

조직력 안정화 '시급' 과제

월드컵 4강국에 빛나는 자존심을 위해서라도 아시아권 최정상에 만족할 수만은 없는 일. 아시아 무대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인 세계 대회까지는 1년도 채 남지 않았다.

우선 가장 시급한 것이 조직력. 이미 아시아 대회 이전부터 여러 차례 도마 위에 올랐듯이 해외파와 프로 소속 선수들의 안정된 차출과 소집, 충분한 훈련 시간 확보 등이 과제다. 이번 대회 초반 선수들의 손발이 잘 맞지 않은 점과 세트플레이 공격이 지나치게 단조롭게 진행되었다는 점은 이와 연관되어 시사하는 바가 크다.

박성화 감독의 색깔인 4백 수비 전술에 대해서는 일찌감치 선수를 확보해 더욱 안정적인 움직임을 유도해야 한다. 일자 선상에서 적절한 움직임은 물론이거니와 좌우 측면에서의 대칭, 세트플레이시 중앙 수비수 김진규, 이강진의 공격 가담과 이에 따른 커버 플레이 등이 더욱 더 정교해져야 한다.

체력 보강도 간과할 수 없다. 많은 시간이 남지 않았지만 개개인의 체력이 충분히 보강되어야 세계적 수준의 팀들을 상대로 유기적인 작전을 펼칠 수 있다. 특히, 아시아 선수가 상대를 경기 내내 충분히 압박하기 위해서는 체력이 더욱 필요하다. 박성화 감독과 코칭스태프 역시 선수들의 체력을 충분히 측정해야 선수 기용에 더 확실한 잣대를 가질 수 있다. 정신력 강화 또한 체력과 더불어 필수 항목.

새 얼굴 발굴도 중요

12월께 재소집해 내년 세계 대회 준비에 돌입할 예정인 대표팀에 새로운 선수 테스트 역시 필요하다. 이미 박성화 감독이 여러차례 언급했던 부분. 기존 선수들과의 경쟁력 유도는 물론 취약 포지션에 대한 새 얼굴 발굴이 필요하다.

가장 먼저 백승민과 조원광이 나서는 측면과 오장은, 백지훈의 중앙 미드필더 라인 역시 더욱 확실하게 경기를 풀어갈 선수가 더 필요하다. 박종진, 김영신이 이들을 받치지만 차이가 다소 있는 편. 발빠르고 정확한 측면 크로싱을 가진 이상협(동북고)과 이용래(유성생명과학고)를 비롯해 신영철(풍생고), 윤찬구(전북현대), 황규환(동북고), 안상현(서울), 김정훈(감바 오사카)이 유력한 인물들.

최전방 공격수 역시 박주영과 김승용, 신영록, 한동원 이외에 많은 선수들을 추가로 테스트 해 볼 필요가 있다. 부영태(부산), 어경준(메츠), 이훈(수도전공) 등이 대상.

또, 발목 골절로 이번 대회에 참가하지 못한 양동현(스페인 바야돌리드 2군) 또한 하루 빨리 불러들여 선수들과 호흡을 맞추게 해야한다. 양동현이 공격라인에 가세한다면 박주영을 원래 자신의 포지션이던 공격형 미드필더로 돌릴 수 있어 전술적으로도 다양한 변화가 가능해짐은 물론 화력 또한 더욱 막강해진다.

반면, 골키퍼 차기석이나 김진규, 이강진, 안태은 등이 호흡을 맞춘 수비라인은 새로운 전력 보강보다는 기존 선수들로 더욱 완벽한 조합력을 높이는 것이 더 중요하다. 큰 문제가 없던 탓도 있지만 자칫 선수 테스트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다 보면 조직력이 더 떨어질 가능성 이 있기 때문이다. 역시 소폭의 대체 요원 정도에만 국한될 전망.

20세 약관의 젊은 선수들에게 이번 대회는 흔히 말하는 '돈 주고도 못 사는' 좋은 경험. 위기 관리 능력과 차분히 경기를 풀어나가는 방법을 실전을 통해 터득할 수 있는 좋은 기회로 작용했다. 8개월 가량 남은 시간을 잘 활용해 더욱 팀으로서의 완성도를 높인다면 지난 대회 16강 탈락의 설움 극복은 물론 83년 멕시코에서 기록했던 '4강 신화'가 꿈만은 아닐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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