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교동계 사실상 해체(종합)
역사속에 묻히는 동교동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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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교동계 사실상 해체(종합)
역사속에 묻히는 동교동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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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통령 퇴임후 '정치불개입' 동교동계 소멸과 파장

<역사속에 묻히는 동교동계>
민주화투쟁 3김정치 산실

(서울=연합뉴스) 맹찬형기자 = 지난 40여년간 김대중(金大中.DJ) 대통령과 영욕을 함께 해왔던 동교동계가 마침내 역사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동교동계'는 김 대통령이 1961년 강원도 인제에서 제5대 민의원에 당선됐다가 5.16 군사쿠데타로 의원직을 상실한 이듬해 3월 서울 마포구 동교동 178의 1에 위치한 건평 30평 규모의 1층 단독주택으로 이사하면서 그 명칭의 뿌리를 두게된다.

그러나 동교동계라는 이름이 정치권과 언론에 본격 등장한 것은 지난 73년 김 대통령이 일본 도쿄(東京)에서 납치사건을 겪고 생환한 뒤 가택연금 조치를 당하고, 당시 언론이 박정희(朴正熙) 정권의 압력으로 '김대중'이라는 이름 대신 '동교동계 재야인사'라는 익명으로 기사를 쓰면서 부터다.

김 대통령은 이 집에서 71년말 사제폭탄 투척사건과 80년대 가택연금 등을 겪으면서 고통과 침묵의 세월을 측근들과 함께 보냈다.

경찰이 79년 김 대통령의 동교동 사저 부근에 감시용으로 구입한 주택 3채가 김영삼(金泳三.YS) 대통령 집권후인 94년 3월에야 당시 최형우(崔炯佑) 내무장관의 지시로 매각될 정도로 동교동은 오랜 세월 정권의 집중적인 감시 대상이었다.

이 과정에서 가신과 비서 그룹이 형성됐고, 이들은 군부정권하에서 고문과 투옥을 겪으면서도 김 대통령 주변을 떠나지 않으며 충실한 보좌를 해왔다.

넓게 보면 동교동계는 민주당 의원의 대다수라고도 할 수 있지만 엄밀하게는 김 대통령의 가신과 비서출신 측근들을 지칭한다.

동교동계 1세대는 권노갑 한화갑 김옥두 이용희 남궁진 이윤수 등 60년대부터 함께 해온 인사들을, 2세대는 최재승 윤철상 설 훈 배기선 정동채 등 80년대 초반 합류한 인사들을, 3세대는 전갑길 배기운 이 협 등 87년 이후 합류한 인사들을 각각 가리키고, 범동교동계로는 한광옥 조재환 박양수 이훈평 의원 등이 있다.

이렇게 형성된 동교동계는 김영삼 전 대통령의 상도동계와 함께 군사독재 시절 제도 정치권내 민주화 세력의 양대 축으로서 역할을 해왔고, 김 대통령이 95년 12월 경기 일산으로 자택을 옮긴 뒤에도 '동교동계'라는 이름은 사라지지 않았다.

권노갑 한화갑 김옥두 최재승 설 훈 윤철상 남궁진 등 7인은 97년 15대 대선 직전 임명직에 나서지 않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그러나 김 대통령이 당선되면서 동교동계는 직위와 무관하게 자연스럽게 권력의 핵심으로 떠올랐고, 당정을 아우르는 막강한 파워그룹으로 인식되면서 김 대통령의 임기 5년 동안 줄곧 비난과 공격의 초점이 됐다.

국회에선 'K.K.K'라는 이름으로 동교동계 실세의 이름들이 각종 비리의혹과 함께 거명됐고, 권노갑-한화갑 두 사람의 양갑(兩甲) 갈등속에서 구파, 신파 등으로 불리며 분열의 모습을 보이다가 지난해 김 대통령의 두 아들 홍업(弘業) 홍걸(弘傑)씨가 비리혐의로 구속되면서 급속하게 쇠퇴의 길을 걸었다.

이후 민주당이 쇄신과정을 거치면서 소수의 가신그룹만 명맥을 유지해왔고, 16대 대선 과정에선 당내 발언권과 세력이 극도로 약화됐다.

민주당이 대선에선 승리했지만 동교동계 시대는 '3김식 계보정치'의 종식과 함께 막을 내리고 있다.

당내의 거센 세대교체 요구에 따라 한화갑 대표가 차기 당권불출마를 선언했고, 권노갑 전 최고위원은 '진승현 게이트' 사건 재판이 끝나는 대로 정계를 완전히 떠날 예정이다.

동교동 옛 사저는 2000년 8월 철거된 뒤 최근 새 건물의 신축이 완료됐다. 김 대통령은 퇴임후 이 사저에서 거주하며 남북관계에 대한 연구를 계속할 예정이지만, 현실 정치에 개입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동교동계 정치인들은 이제 김 대통령의 우산에서 벗어나 2004 총선에선 순수하게 자력으로 국민의 평가를 받아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상도동계= 동교동계와 함께 한국 현대정치의 양대산맥을 형성했던 상도동계도 문민정부를 탄생시켰지만, 98년 김 전 대통령의 퇴임을 전후해 내부 알력으로 사분오열되면서 사실상 해체의 길을 걸었다.

상도동계 수장이었던 최형우 고문과 2인자였던 서석재(徐錫宰) 의원은 민주산악회와 나사본 등 조직 장악을 둘러싼 치열한 다툼을 벌여왔고, 다른 한편에선 대통령 차남 현철(賢哲)씨와 김덕룡(金德龍) 의원이 세대결을 벌였다.

이런 상황에서 대선과정을 거치며 상도동계는 이회창(李會昌) 이인제(李仁濟) 후보에 대한 지지여부에 따라 한나라당 잔류파와 국민신당파로 분열됐고, 한나라당 잔류파도 신주류와 비주류로 분류되면서 구심점을 잃었다.

김대중 정부 5년을 거치면서 YS는 반 DJ 노선을 천명하며 민주산악회 재건을 통한 세규합을 시도했지만 민주계 대부분이 가담을 회피하면서 실패했다.

3김 시대가 막을 내리는 현 시점에서 상도동계는 한나라당 서청원 대표, 박관용 국회의장, 한나라당 비주류 중진인 김덕룡 강삼재 의원 등 각자의 정치적 입장에 따라 각개 약진중이다. (끝) 2003/01/02 16:22

동교동계 사실상 해체(종합)
김대통령 퇴임후 '정치불개입'

(서울=연합뉴스) 정재용기자 =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퇴임후 국내정치에 초연하겠다는 입장을 천명하고 '동교동계'라는 말의 사용이나 모임 등을 자제해 달라는 뜻을 밝힘에 따라 김 대통령과 40년 가량 정치적 고락을 같이해온 '동교동계'가 사실상 해체됐다.

김 대통령은 동교동계라는 말을 사용하거나 모임을 갖거나 정치에 이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뜻을 박지원(朴智元) 청와대 비서실장을 통해 민주당 주요 인사에게 전달했다고 박 실장이 2일 밝혔다.

박 실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김 대통령은 퇴임후 평범한 국민으로서, 전직 대통령으로서 현직 대통령이 성공할 수 있도록 하고 대한민국이 발전하고 세계평화가 유지되도록 협력하는 일에 전념할 것이며, 국내 정치에 개입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박 실장은 "물론 김 대통령은 과거 동지들에 대해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으며 그 분들이 잘 되기를 바라고 있다"면서 "그러나 동교동계라는 말을 사용하거나, 그러한 모임도 갖지 말아줬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다"고 말하고 "민주당 일부 인사에게 그런 뜻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정치개혁특위를 구성하면서 당권경쟁이 있을텐데 동교동계라는 말이 나와선 안되며 모임도 있어선 안된다는 뜻"이라고 말해 이같은 언급이 노무현(盧武鉉) 대통령 당선자가 주도하고 있는 민주당 개혁작업과 관련이 있음을 시사했다.

이처럼 김 대통령이 퇴임후 정치불개입을 명확히 하면서 동교동계가 사실상 소멸됐음을 선언함에 따라 그동안 김 대통령과 오랫동안 정치적 이념과 진로를 같이 해온 동교동계는 역사적 퇴장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민주당 조순형(趙舜衡) 상임고문은 "김 대통령이 대선에서 나타난 국민의 개혁열망을 제대로 보고 내린 조치"라고 환영했고, 신기남(辛基南) 전 최고위원도 "당연한 말씀이지만 대통령이 직접 한 것은 놀랍다"고 긍정 평가했다.

김옥두(金玉斗) 의원도 "김 대통령 퇴임후 모임을 갖지 않을 것"이라고 순응하면서도 "우리는 계보를 형성하지 않아 해체하고 말 것도 없고 오직 민주화를 위해 열심히 싸웠다"고 말했다.

동교동계는 김 대통령이 지난 71년 대선에 출마한 이후 군사정권 시절 각종 박해와 탄압을 받을 당시 김 대통령을 따르는 측근과 정치권 인사들을 중심으로 형성돼 김 대통령의 자택 소재지인 동교동의 명칭을 따 그동안 '동교동계'로 불려왔다.

이와 비슷하게 과거 민주화 시절 김영삼(金泳三) 전 대통령을 추종하던 정치권 인사들은 '상도동계'로 불려왔으며 이번 '소멸선언'을 계기로 정치권내 계파정치의 향배와 민주당내 역학 구도에도 적지않은 영향이 초래될 전망이다. (끝) 2003/01/02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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