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르쇠'로 일관하고 '남 탓'으로 돌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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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쇠'로 일관하고 '남 탓'으로 돌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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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바로 세우자'면 자신의 과거사부터 솔직하게 밝혀야

 
   
  ^^^▲ 일제치하에서의 대전 인동 만세사건 재현 모습^^^  
 

요즈음 일부 열린우리당 의원들의 행동을 보면 고개를 갸우뚱하게 하는 일이 많다. 하나같이 실세에 해당하는 이들은 자신이 가장 잘 알고 있을만한 사실들, 이를테면 가족사 등에 대해 이상하게도 모두 철저한 '문외한'들이다. 오히려 네티즌과 언론이 나서 하나씩 일러주는 판이다.

그러나 네티즌들이 이런저런 의혹을 제기하는 때도 이들은 처음에는 무조건 '모르쇠'로 일관한다. 그러다가 언론에서 들추면 그때서야 비로소 '아픈 가족사'라면서 마지못해 드러난 꼭 그 정도 선에서만 하나씩 인정하고 있는 식이다.

대통령과 정부, 그리고 방송과 시민단체의 전폭적인 지원 속에 열린우리당이 야심 차게 추진하고 있는 과거사 진상규명 작업이 국민들로부터 크게 설득력을 얻지 못한 채, 오히려 "말로는 과거사 진상규명이고 역사 바로 세우기지만 실제로는 특정 정치인을 겨냥한 정적 죽이기에 지나지 않는다."는 네티즌과 야당 일부의 주장에 밀리는 인상을 보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최근 문제가 불거진 일부 열린우리당 의원들의 행동을 보면 '의당 알고 있을 법한 자신의 가족사 하나도 제대로 밝히지 못하면서 무슨 과거사를 밝혀 진상규명을 하겠다는 것인지 모르겠다.'는 볼멘소리가 나올 수밖에 없다.

'모르쇠'로 일관하고 '남 탓'으로 돌리고

'개혁의 선두주자'임을 자처하는 유시민 의원의 경우 '부친 유태우가 해방 전 만주에 있는 무자촌 국민의급학교의 훈도였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가슴 아픈 가족사'를 새로 연구했다"면서 "(부친 유태우가) 어느 소학교에서 일을 하셨다"고 하는 말은 들었으나 "교사였는지, 보조원이었는지, 또는 행정사무를 보았는지는 알 수 없고, 교사 자격이 있었는지 여부도 모르겠다."는 모호한 해명을 한 바 있다.

그러나 유의원이 '모르겠다.'고 하는 교사였는지의 여부는 경북도 교육위원회 등에 확인하는 것만으로도 쉽게 확인할 수 있는 일이다. 설사 당시는 그것을 몰랐다 할지라도 그 이후에라도 모르겠다고 말한 부분에 대한 사실을 확인하여 즉시 그 사실 여부를 밝히는 것이 도리다. 그러나 유의원은 거기에 대해서 여전히 말이 없다.

국회 문광위원장직을 맡고 있는 열린우리당의 이미경 의원은 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를 지낸 시민운동가 출신이고 정신대 문제에 앞장서고 있던 3선의 중진이다. 이 의원 역시 자신의 부친이 일제 치하에서 '일본 헌병'을 했다는 의혹이 일자 "어머니와 고향 어른들로부터 부친 이봉권 전 관세사회 회장이 일제시대 헌병에 차출돼 잠시 복무했다는 말을 들었다"는 선에서 그친 채 부친의 일제치하 행적에 대하여는 입을 다물고 있다.

이는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일제 치하 '금융조합 서기'를 5년 동안 했다고는 하나 그 부친의 행적에 대해서는 여전히 밝히지 않고 있다.

열린우리당의 정무위원장직을 맡고 있는 김희선 의원은 자신이 독립운동가의 자손임을 늘 자처해왔다. 이런 김의원에게 최근 '환부역조(부정한 방법으로 자기의 조상을 바꾸는 일)' 의혹이 제기된 데 이어 "김희선 의원 부친은 만주경찰이었다"는 보도까지 나왔다. 그리고 오늘은 '김희선 의원의 아버지 김일련(金一鍊)이 독립군이 아니라 일제하 만주경찰이었다는 증언이 김학규 장군의 친딸로부터 다시 나왔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사실과 다른 기사를 마치 사실인 것처럼 써대는 월간조선에게 그들 스스로의 부끄러운 과거사를 반성하라고 경고한다."면서 자신이 독립운동가의 후손임을 강하게 주장하는 한편 엉뚱하게도 "제 도덕성을 폄하시킨다고 친일역사 청산의 국민적 염원은 수그러들지 않을 것"이라면서 자신의 문제를 다른 방향으로 돌리고 있다. 자신의 부친 행적을 보도하는 것이 마치 친일역사 청산의 국민적 염원을 막고자 하는 것인 양 억지를 부리고 있는 것이다.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식이어서는 안 된다

 

 
   
  ^^^▲ 일제치하에서의 대전 인동 만세사건 재현 모습^^^  
 

친일이던 부일이던 열린우리당 일부의원의 과거사가 밝혀지기 전까지, 열린우리당 의원들과 당원들, 노사모 등의 지지자들은 하나같이 벌 떼처럼 일어나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를 '독재자의 딸'이니 '일본군 장교의 딸'이니 하며 야단법석을 떨었다. "김용균 전 한나라당의원의 부친이 일제치하에서 면장을 하였다"는 사실을 퍼 나르면서 성토해마지 않았다.

그런데 열린우리당 의원들의 과거사에 대한 의혹이 하나씩 불거지자 지금은 그 화살을 전혀 다른 방향으로 몰아가고 있다. 의혹을 제기하는 '언론'에 대한 성토가 그것이다. 19일 열린우리당 김현미 대변인의 성명이 그 단적인 예다.

김 대변인은 성명에서 "최근 일부 언론들이 친일반민족행위를 비롯한 과거사 진상규명에 앞장서고 있는 우리당 의원들의 가족사를 집중 조사해 숱한 의혹을 양산해 내는 것은 그 의도가 대단히 불순하다고 할 수밖에 없다"면서

"이런 마녀 사냥식 족보 캐기에 가장 열을 올리고 있는 조선일보와 동아일보는 자칭, ‘민족지’를 표방하면서도 과거사 친일반민족행위 진상규명을 극렬 반대하고 있는 신문이다. 이는 자신들이 일제하 저질렀던 상상을 초월하는 친일행위가 만천하에 고스란히 드러나는 것을 두려워함이며, 최근 급물살을 타고 있는 과거사 진상규명 작업의 대의를 훼손시키기 위함이 분명하다"고 주장한다.

최근 과거사와 관련한 증빙으로 거짓말을 하였음이 확연히 드러나고 있는데도 김희선의원을 '민족정기를 바로 세우기 위한 애국인사'로 치켜 올리면서 언론의 보도 태도를 강력히 문제 삼고 있다. 그러나 김 대변인의 이 같은 접근 방식에는 문제가 없지 않다. 언론에도 문제가 있을 수도 있겠지만, 그러나 정작 지금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열린우리당 의원들의 석연치 않은 대응 태도이다.

그런 점에서 "하늘이 무섭지 않은가. 더 이상 애국과 매국을 뒤섞지 말라"는 김 대변인의 경고는 열린우리당과 김 대변인이 먼저 새겨들어야 할 내용이다. '모르쇠'와 '남탓' 하기 전에 의혹이 있다면 열린우리당과 김 대변인이 먼저 나서 스스로 사실을 밝힘으로써 이번 기회에 국민들로 하여금 정말로 애국과 매국에 대해 확실히 공부할 수 있도록 해주길 바란다.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식의 지겨운 정치적 다툼을 넘어, 친일이든 과거사 진상규명이든 제대로 법을 만들어 "역사바로세우기"가 제대로 될 수 있기를 바란다.

* 이 기사는 '대전뉴스타운'에서 송고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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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바로 2004-09-21 01:12:20
열린우리당 의원들이 자기 가족사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한다. 송기자의 말이 맞다고 칩시다.

그러면 한라당 의원들의 조상들은 대~한민국의 떳떳한 선조들로만 구성돼 있는가?

일방적 매도는 글쓰는이의 자신을 부정하는 행위요.

지금까지 대한민국의 정통성은 어디에 있는가? 한나라당 의원들의 조상들만이 우리 나라의 정통성을 구성하고 있는가?

당신 말대로 역사를 바로 세우자면 송기자 자신의 글쓰기부터 되돌아보아야 한다.

말은 기록되지 않지만 글은 기록으로 남는다. 요새는 말도 녹음 등을 통해 기록되지만 통상 말과 글은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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