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도산이란 인물은 과거 일본 열도를 뒤흔들었던 프로 레슬링계의 '천황'이었습니다. 그는 그의 트레이드 마크인 '가라테 촙'으로 일세를 풍미했지요. 하지만 영웅은 하늘도 시기하여 일찍 저승으로 데려가는 걸까요... 역도산은 지난 1963년 일본 야쿠자의 칼에 찔려 그만 불귀의 객이 되고 맙니다. 그 역도산의 수제자가 우리도 익히 잘 아는 김일 선수입니다.
요즘의 젊은 사람들과 청소년들을 잘 모르겠지만 저와 같은 40대 '구세대들'은 김일 선수의 그 날렵했고 현란하기 짝이 없는 박치기와 당수 실력을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합니다.
너,나 할 것 없이 삶의 질은 비루했고 그 어디에서건 사는 낙을 찾기 어려웠던 시절에 그는 진정 국민의 희망이요, 보는 재미를 '흠뻑' 느끼게 해 준 시대의 풍운아였습니다. 하지만 김일 선생도 이젠 나이가 들고 병마까지 찾아와 투병중이랍니다. 김일 선생의 수제자가 요즘 모 위성방송의 모델로 나오고 있는 프로 레슬러 이왕표 씨입니다.
주지하다시피 작금 국민들은 뭣 하나 재미있는 일이 없습니다. 연일 날개를 달고 고공비행을 하고 있는 제반 물가와 장강처럼 넓어지고 있는 빈부격차의 심화는 우울하기 짝이 없습니다. 또한 끝이 안 보이는 암울한 경제불황의 어두운 터널과 가정붕괴와 노숙자, 그리고 극빈에서 기인한 자살자의 빈발 등은 이 시대의 아픈 상처의 현주소라 하겠습니다. 정치는 국민의 눈물을 닦아주어야 하는데 하지만 우리의 현실정치는 지금도 무변하게 국민적 조소와 냉소의 대상이 되고 있을 뿐입니다. 그러하기에 저는 다시금 역도산 선생과 김일 선생과 같은 분이 그리운 것입니다.
비록 찍찍거리는 구닥다리 흑백 TV였을지언정 그걸 켰을 땐 김일 선수가 어김없이 등장하여 '쪽바리' 일본선수들과 내노라하는 세계적 프로 레슬러들도 모조리(!) 때려 눕혔습니다.
그같이 호쾌한 장면을 보면서 우리 국민들은 열광했으며 일상의 어려움과 스트레스까지도 죄 잊을 수 있었던 것입니다. 하지만 이젠 아닙니다. 이제 TV를 켜면 짜증부터 납니다.
여전히 정쟁으로 날을 지새우고 있는 여당과 야당의 의원들과 이런저런 흉악무도한 사회적 범죄의 기승 따위들을 보자면 분통이 터지는 것입니다. 역도산과 김일 선생처럼 국민들에게 시원스런 카타르시스를 제공하는 인물을 다시 보게 될 날은 정녕 언제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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