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 조망] 변화의 축 '젊은 세대'
'노사모' 한해 회고와 새해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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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 조망] 변화의 축 '젊은 세대'
'노사모' 한해 회고와 새해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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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 조망>변화의 축 '젊은 세대'

(서울=연합뉴스) 장영은기자 = 올 한해 '젊은 세대'는 우리 사회와 문화의 주류로 등장, 새로운 변화의 축으로 자리잡았다.

이제 새로운 힘 '영 파워'를 어떻게 국가적 경쟁력으로 키우고 세계를 향해 이끌 것인 지를 모색하는 등 변화한 새 시대 새 세대에 거는 기대가 남다르다.

젊은 세대들을 사회적 주류로 이끈 결정적 단초를 제공한 것은 2002년 지구촌 잔치인 월드컵 때 전국을 감동의 도가니로 몰아 넣었던 길거리 응원의 주인공 '붉은 악마'로부터 시작됐다.

이어 5개월여 뒤 미군 장갑차에 숨진 여중생 사건으로 전국을 추모의 촛불로 밝혔던 여중생 추모시위, 그리고 정치개혁의 지각변동을 일군 인터넷 정치동호회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모임)의 대선혁명도 올해의 화두였음은 두말 할 나위 없다.

이처럼 기성세대가 지탱하고 누려왔던 가치관 속에서 자신들의 주장을 담은 목소리를 거리낌 없이 낼 수 있게 되고 기존 사회의 틀을 깰 수 있었던 것은, 역시 신세대의 대표적인 문화로 대변되고 있는 '인터넷 시대의 도래'가 그 동기가 됐다.

결국 시대적 흐름속에서 권위적이고 보편화된 가치관과 질서를 거부한 젊은 세대는 이같은 사이버 시대 정보화 사회의 주역으로 활약하면서 기성의 문화를 흡수하고, 자신들의 것으로 만들어내면서 사회의 전면에 등장해 세대의 변화와 개혁을 이끌어낸 것이다.

서울대 심리학과 최인철 교수는 "여기에는 젊은이들이 자신들의 개성과 감정을 드러낼 수 있는 문화적 코드가 담긴 '이벤트'들이 있었다는 사회 구조적 측면을 지적하고 싶다"고 말했다.

우리는 '사회변화의 새로운 핵'인 젊은 세대를 개성과 자유를 중시하는 'X 세대'나 인터넷과 네트워크 세대인 'N 세대', 월드컵 때 광장의 함성을 만끽한 'W 세대', 군사독재와 민주화를 거친 '386 세대', 그리고 이들을 모두 아우르며 대선에서 세대교체와 개혁을 희구하면서 한국의 정치혁명을 일군 '2030 세대'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부르고 있다.

젊은 세대들은 전국을 후끈 달군 6월 월드컵 축제서 꿈틀거리는 에너지를 폭발시키며 등장했다.

누구도 예상치 못했지만 젊은이들의 가능성을 보았다. 자신들만의 공간에만 안주할 것 같았던 젊은이들과 네티즌들이 인터넷과 TV 영상 을 통해 붉은 악마를 접하고, 함께 변신해 '탁 트인' 사회의 광장에서 자발적으로 뭉쳤던 것이다.

'대∼한민국','오 필승코리아'를 외치고 온 겨레를 하나로 모은 젊은 세대가 주축이 된 붉은 악마와의 만남은 그야말로 감동과 환희의 순간이었다.

지난 11월 여중생 사망사건 무죄평결로 촉발된 촛불시위도 인터넷 영상을 통한 자발적인 참여로 짧은 시간에 수십만 인파가 전국을 붉은 촛불로 밝히는 등 젊은 세대의 응집력은 또한번 세계를 놀라게 했다.

같은 시기 대선에서도 낡은 정치를 바꾸자는 젊은 세대의 주도층이 인터넷 정치 동호회로 스스로 모인 '노사모'의 꿈도 결국 '꿈은 이루어진다'는 월드컵 메시지를 실현, 기성사회를 바꾸는 충격을 모두에게 전파했다.

고려대 사회학과 조대엽 교수는 "젊은이들이 인터넷을 기반으로 동호회 같은 '비조직적 조직'의 유연함을 통해 자신들의 문화코드로 정치적 문제까지 녹여버린 이른바 '정치의 문화화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고 규정했다.

월드컵의 스포츠, 여중생 사건의 외교, 노사모의 정치문제 까지 다양한 사회 이슈가 나올 때마다 기존 방식으로는 꿈쩍하지 않던 사회제도를 뒤흔든 이같은 흐름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또 젊은 세대가 주도하는 사회 분위기가 단순한 세대 갈등이 아닌, 진보와 보수, 지역갈등 까지 점철된 만큼 기존 제도와 지나친 갈등을 빚지 않도록 해야하고 이 흐름이 세대간 단절이 아닌 연속적 변화로 이어가도록 해야한다는 기대도 나온다.

최인철 교수는 "앞으로 젊은 세대가 사회 문제에 참여하는 장은 넓어질 것"이라며 "사회의 억압적 요소로 작용하는, 즉 기성세대가 책임을 지고 젊은 세대는 무책임한 행동을 하는 암묵적 규범에서 이제 나이와 계층에 상관없이 개인의 가치와 의견을 중시하는 개인주의적 사회로 변해갈 수 있다"고 진단했다. (끝) 2002/12/30 07:00

<'노사모' 한해 회고와 새해바람>
"참여민주주의 원년..개혁 주춧돌 될터"

(서울=연합뉴스) 이 율기자 = 국민경선과 대선현장에서 뛰던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내에서 고유ID '일몽(一蒙)'으로 통하는 노사모의 대표적 논객 김명근(45.한의사)씨는 2002년 한해를 '참여민주주의의 원년'으로 꼽는다.

"평범한 사람들이 행동하기 시작하면서 진정한 참여민주주의가 시작됐다"는 김씨는 "'노사모'는 이들이 생업을 유지하면서도 인터넷을 통해 만남을 갖고 행동으로 나아갈 수 있게끔 도와준 발판"이라고 평가했다.

스스로 '평범한 이'라는 그도 여러 직업을 전전하며 숨가쁘게 살아오다 생활의 기반이 잡히자 사회의 민주화와 발전에 무임승차했다는 자책감에 작년 6월 '노사모'에 가입하게 됐다.

그를 비롯해 평범한 소시민으로 살아온 40대, '광주항쟁'과 '87년 양김분열' 이후 무력감을 느껴온 386세대, '바보 노무현'을 안타깝게 여긴 20대들은 '노사모'라는 온라인 공동체에서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진 정치주체로 성장했다.

김씨는 '노사모' 안에서 정치논쟁에 참여하면서 정치현안에 대한 분석과 입장을 정리하고, 노무현 지지자들에게 든든한 논리적 배경을 제공했으며, 국민경선, 지방선거, 8.8 보선현장을 누비며 한해를 보냈다.

"현장에서 활동하는 '노사모'들이 타인을 설득하거나 반박할 때 답답해하는 부분에 대한 논리를 개발하려 애썼다"는 그는 "설득력있는 논리개발을 위해 최대한 냉정한 관찰자의 시점을 견지해야 했지만 시간이 갈수록 열정이 북받쳐 오르면서 어려울 때가 많았다"고 토로했다.

그는 "노무현 후보의 대통령 당선을 통해 우리가 얻은 것은 '광주항쟁', '87년 민주화투쟁' 등 패배의 역사를 넘어 이제는 우리의 뜻을 외치고, 우리들이 힘을 모으면 승리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라고 강조했다.

"'일몽'이라는 이름과 함께 무엇보다 평범한 이들이 원하는 세상을 위해 노력한 한해였지만 그 과정에서 생업을 위한 성실성이 허락하는 한도를 넘어섰고 보상심리로 명예욕, 과시욕이 생길까 두려웠다"는 김씨는 "'노사모'의 순수성을 증명해 보이고 싶다"고 말했다.

김씨는 "평범한 사람들이 노무현을 지지했던 가장 큰 이유는 그가 여론을 중시하고 국민의 소리를 들을 줄 안다는 점이었던 만큼 그가 대통령이 된 이상 국민들이 자기 목소리를 내어 개혁을 견인하고 반개혁세력을 견제해야 하는 일은 이제부터 시작"이라며 새 정부의 개혁 밑거름이 될 것을 다짐했다. (끝) 2002/12/29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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