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이공계 대학원생 병역면제 제도 만들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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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이공계 대학원생 병역면제 제도 만들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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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본적인 이공계 기피 현상 해결위한 특단 대책 필요

^^^▲ 2/4분기 신기술 인정서 수여식오명 과학기술부 장관 참석
ⓒ 과학기술부^^^

이공계 기피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높고 이런 저런 대책은 많이 나왔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별로 '약발'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들려오고 있다. 정부는 병역특례 복무기간 단축 등의 방법을 통해 이공계 기피 현상을 해결해 보려 노력하고 있지만 역부족으로 보인다.

아무래도 이공계 공부를 했을 때 얻을 수 있는 효용이 같은 노력과 시간을 투자했을 때 떨어지는 그것보다 못하다는 여론이 폭넓게 형성되어 있기 때문에 많은 학생들이 이공계 학업을 기피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모 주간지에서는 국내 최고 이공계 대학이라고 일컬어지는 학교의 학생들의 안타까운 모습을 취재해 많은 이들에게 충격을 주었다. 이 나라 경제를 짊어지고 나가야 할 이공계 젊은이들이 어두운 미래가 싫어서 이공계 공부를 포기하고 있다는 사실은 앞으로 이 나라의 장래가 더욱 어두워질 것이란 것을 말해주는 것이나 다름없는 것이었다.

그래서 필자는 이공계 기피 문제를 원천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상당히 파격적이면서도 특단의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이런 획기적인 방법 없이는 근본적으로 이공계 기피 문제를 해결할 수 없기 때문이다.

국내 이공계 대학원생들에게 병역면제 혜택을

필자는 그 방법 가운데 하나로 국내 이공계 대학원생에 대한 완전 병역면제 혜택을 제시하고자 한다. 물론 현재도 국내 이공계 학생들을 대상으로 병역특례 제도가 시행되고 있긴 하지만 그 복무기간이 현재 4년으로 제법 긴 관계로 학생들의 참여 열기가 높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또한 국내 대학원 이공계 석사과정을 마쳐야 병역특례 전문연구요원 자격이 주어지는 것은 빨리 군 복무를 해결하고 자신의 미래를 설계해 나가려는 요즘 젊은이들의 사고방식과 거리가 있다는 지적의 목소리도 높다.

물론 병역특례에는 최소한 고교 졸업 내지는 학부 졸업 학력이면 도전을 할 수 있는 산업기능요원 제도도 있긴 하지만 산업기능요원 모집 인원 수 가 극히 적고 근무직종이 요즘 젊은이들이 선호하는 IT직종보다는 일반 제조업이 많아 이공계 대학생 사회에서 큰 인기가 없는 실정이다.

그래서 병역미필 국내 이공계 대학원생들의 경우 병역특례 전문연구요원의 길을 선택하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그리 높지 않은 급여를 받아가며 병역특례 4년을 채우고 나면 어느 새 30대에 들어서게 된다. 30대에 들어서 새로운 직장을 찾으려 하면 외국에서 학위를 받아 온 학생들에게 밀려 불이익을 받게 되기 때문에 많은 국내 이공계 대학원생들은 적지 않은 미래의 삶에 대한 걱정을 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많은 학생들이 병역특례 제도 선택 대신 해외로 유학을 떠나는 것을 선택하고 있다. 정부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현행 4년인 병역특례 전문연구요원 복무기간을 1년 단축했지만 갑자기 지원열기를 끌어올리기란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근본적으로 국내 대학원의 연구환경이 열악하고 외국에서 학위를 받아와야 국내 취업에 유리하다고 보는 사고방식이 이미 널리 확산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은 국내 대학원의 연구환경을 개선하는 한편으로 산학협동을 통해 대학원생들의 실무경력을 늘려주며 이공계 대학생들에게 국내 이공계 석·박사과정에 진학할 경우 병역면제를 해주는 특단의 방책을 통해 국내 이공계 대학원으로 보다 많은 학생들이 들어 올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할 것이다.

현재 국내 이공계 대학원 석·박사 과정 학생 부족 현상은 상당히 심각한 수준으로 특히 서울 외 지역의 이공계 대학원들의 경우 학생부족 현상이 매우 심각해 외국인 학생을 데려오는 것을 검토하는 등 상당한 애로를 겪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 이공계 대학원 인력 부족 현상은 대학의 연구인력 부족현상을 가져와 국내 이공계 대학원들의 수준을 저하시켜 우수학생이 국내 이공계 대학원을 더욱 기피하는 악순환 구조를 심화시킬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이다.

또한 근본적인 한국 이공계의 문제점은 오히려 이공계 학생들의 양을 늘리는 것보다는 질을 높이는 부분에 역점을 둬야 한다는 것을 생각할 때 많은 이공계 학생들이 해외 유학을 가기 위해 도중에 학업을 그만두고 군에 입대하고 이공계 공부에 몰두할 시간에 대신 해외 유학을 위한 필요 이상의 영어공부와 유학 정보 수집에 시간을 빼앗긴다는 것은 유학을 준비하는 이공계 학생들의 나이가 대개 창의력이 넘칠 20대 중반임을 감안하면 엄청난 국가적 손실일 수 있다.

정부는 이공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공계 학부 학생들에게도 적지 않은 지원책을 약속하고 있는데 이 학생들이 학부에서 지원을 받아 공부하고 해외로 유학을 떠나게 될 경우 학부에서 정부의 지원으로 기른 실력을 정작 해외 대학원에서 공부와 연구를 하며 해외에 바치게 된다는 점을 생각해 볼 때도 정부 투자의 가치 증대를 위해서 국내 이공계 대학원생 지원책이 반드시 필요한 것이다.

이공계 기피 문제해결, 군도 협조해야

여기서 어떤 이는 이공계 기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내 이공계 대학원생들에게 완전 병역면제 혜택을 줄 경우 안보 상 큰 허점이 생기지 않겠느냐고 우려할 지도 모르겠다. 현재 필자가 알기로 한국의 대학원생 숫자는 대략 10만여 명 정도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 가운데 이공계 대학원생 숫자를 추측해 보면 대략 7만여 명에서 8만여 명을 넘지 않을텐데 그 안의 여학생 숫자를 감안해야 하므로 이공계 대학원 남학생들에게 병역면제 혜택을 준다고 해서 군 병력 수급에 큰 문제가 생길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혹자는 그럼 학생들이 병역면제를 위해 너도나도 이공계 대학원 진학에 열을 올리지 않겠는가 하고 반박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래서 여기서는 바로 그런 이공계 대학원 진학 열기를 높여보자는 것이다.

학생들이 너도나도 이공계 공부를 한다고 해서 모든 학생들이 어차피 이공계 대학원에 진학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명백히 이공계 대학원 학생 정원이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오히려 학생들이 너도나도 이공계 공부를 열심히 한다고 하면 이공계 기피 문제가 저절로 해결되므로 좋은 것이 아니겠는가.

한편 국방부 관련 언론보도를 보면 국방부는 인력 중심의 군 구조에서 기술 중심의 군 구조 형태로 세계 군의 형태가 바뀌는 것에 착안해 점진적으로 한국군 병력 숫자를 조정한다는 방침이어서 국내 이공계 석·박사과정 진학 학생에 대해 병역면제 혜택을 주어도 큰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국내 이공계 대학원생의 경우에는 군 복무로 인한 학업 공백이 발생하지 않아 학업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병역특례 준비를 하더라도 그 준비를 위한 시간이 필요했고 병역특례 복무기간이 길어 이공계 학생들이 평소 불만을 가져왔다는 점에서 이공계 대학원생 병역면제 혜택은 국내 이공계 대학원 지원책과 제대로 맞물릴 경우 국내 이공계 대학원 진학 열기를 어느 정도 다시 높여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무엇보다 어려운 경제상황 속에서 병역면제 혜택 부여를 통해 국내로 이공계 대학원생들을 유도할 경우 불필요한 외화낭비와 외국 생활 적응을 위한 과도한 어학공부 시간 및 비용 낭비, 유학 준비를 위한 기간과 비용낭비를 막을 뿐더러 국내 이공계 대학원의 내실 있는 발전을 유도하는 한편으로 산학협동을 필요로 하는 국내 중소·벤처기업들의 경영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그리고 한편으로 한국군을 발전시키기 위해 뛰어난 지식인재가 필요함을 생각해 볼 때 국내 이공계 대학원생들을 병역면제 시키는 대신 군의 연구인력으로 고용해 군 관련 기술 발전을 위해 노력하게 하는 방법도 적절할 수 있다. 군이 군 과학기술 발전을 위해 민간 대학원과 연구기관에 가능한 선에서 연구용역을 주는 것은 연구환경이 열악한 국내 이공계 대학원 발전에 큰 도움이 될 수 있기도 하다.

앞으로 주한미군이 꾸준히 그 병력과 장비를 줄여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그 역할을 한국군이 스스로 맡아야 함을 생각해 볼 때 군의 발전을 위한 이공계 투자는 더욱 늘어나야 할 것이다.

군의 과학화·정보화는 이제 피해갈 수 없는 대세가 되었다. 군의 과학화·정보화라는 뚜렷한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이공계 싱크탱크 조직의 양과 질이 함께 올라가야 한다. 그런 점에서 이공계 석·박사 병역면제 제도와 함께 군 발전을 위해 일종의 군무원 형태로 일할 수 있게 하는 제도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할 것이다.


이공계 기피 문제, 전 국민적 관심 모아져야

과거 2차 대전 때 극심한 물자·인력난에 시달렸던 일본도 공과대학·대학원생들만큼은 전쟁터로 내보내지 않았다고 한다. 그 학생들 없이는 전쟁물자의 생산이 불가능했을 뿐더러 전쟁 이후 일본의 안정적인 경제성장을 위해 그들이 반드시 필요했다고 믿었기 때문일 것이다.

2차 대전의 패전국으로 국토가 잿더미로 변했던 독일의 경우도 '라인강의 기적'을 통해 빠른 경제회생을 할 수 있었던 이면에는 독일 국민들 가운데 이공계 관련 소양이 적지 않은 이들이 많았던 데서 한 이유를 찾을 수 있다고 할 것이다.

한국의 과학기술력 역시 거의 무(無)의 상태에서 시작해 오늘날 상당한 수준에 이르렀다고 평가받고 있지만 최상위권 선진국 수준에는 아직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치열한 지식과 정보 경쟁 시대에 더 이상 이공계 고급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는 방법은 점점 사라지는 만큼 이공계 기술개발 집중을 통한 과학기술자립 노력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공계 살리기' 목소리는 높지만 현장에서, 그리고 사회에서 느끼기에는 이공계 문제 해결의 노력이 피부로 와 닿지 않는다는 목소리가 높음을 생각할 때 이공계기피 문제에 대한 전 국민적 관심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우리는 그동안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식의 잘못된 행동을 많이 해왔다. 지금 전 국민을 가슴 아프게 하고 있는 고(故) 김선일 씨 참변 사건이 대표적인 사례일 것이다. 부디 나라의 장래가 걸린 이공계 기피 문제만큼은 전 국민적 관심과 성원을 통해 참신한 아이디어와 파격적인 결단을 통해 확실히 해결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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