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학 대회 낡은 틀에서 벗어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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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학 대회 낡은 틀에서 벗어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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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학 대회 참관기 (글: 학술마을지기 순천님)

지난 5월 28일과 29일 서울대에서는 우리나라 역사학 관련 단체가 모두 모이는 역사학계 최대의 축제인 역사학 대회가 열렸다.

세계화시대의 역사분쟁이라는 공통주제를 가지고 열린 이번 대회는 특히 최근 일어나고 있는 중국 동북공정의 고구려사 왜곡이라는 핫 이슈가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서 열린 대회로서 여러가지로 많은 시사점을 제공했던 대회라는 점에 그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

또한 역사분쟁이라는 현실적인 사실들을 통하여 역사에 대한 관심이 왜 중요한 가를 일깨워 준 또 다른 의미가 가미된 자리이기도 했다. 그런 점에서 이번 역사학 대회는 어느 대회때 보다도 긍정적인 면이 많았다.

역사를 공부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항상 갈 수 없어 안타까워했던 필자는 작년 대회 첫 참관 이후 두번째로 참관하였다. 그러나 지나치게 일방적인 논문 읽어나가기 위주의 발표는 지난해에 이어 계속되었다.

물론 논문을 작성하는 수고를 모르는 것은 아니나,기왕에 발표를 하게 되면 그냥 읽는 것 보다 그 주제에 관련된 내용과 첨부한 자료를 토대로 (예를 들면 슬라이드 및 프로젝트) 발표가 되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다음으로 비슷한 전공의 발표회는 통합하거나 축소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작년 대회 참가때에도 느꼈던 것이지만 엇비슷한 분야를 전공하는 학회의 발표는 통합 내지는 축소해서 운용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이번 대회를 통해 더더욱 뼈저리게 느끼게 되었다.

실제로 역사학회라는 큰 테두리내에는 한국사와 관계된 학회만 3개가 있는데, 한국사학회, 한국사연구회, 한국역사연구회가 그것이다. 그런데 이들은 제각각 한국사 분야에서 각기 비슷한 내용을 연구하고 있다. 물론 필자의 주된 관심은 한국사이지만, 어느 곳을 가야 할지 몰라 실제로 이번 대회때에도 그러한 고민을 되풀이해야만 했다.

서양사나 동양사, 고고학이나 역사교육, 사학사, 경제사등 다른 분야는 모두 하나로 통합하여 운용하고 있는데 비해 한국사만 유독 세 군데에서 제각각의 발표를 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사를 아끼고 관심갖는 사람으로서 이들 학회에서 한국사에 대한 폭넓은 이해의 폭을 넓힌다는 운용취지를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지나치게 방만하게 운용하는 점도 보기에 썩 좋지만은 않다.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도 있다.

물론 기존의 관행에 따라 계속해서 이어져 왔다고 강변할 것이다. 그러나 기존의 관행대로 행사를 진행하고 변화된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면 1-2 년이 아니라 10년, 20년이 지나더라도 산만하게 돌아갈 것임은 너무도 분명한 일이기에 이들 세 단체가 적절하게 협의해서 공통으로 진행하는 방법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헌데, 이들 단체는 자신들의 연구 성과 올리기에만 급급하여 대회 운용에 따른 융통성은 살리지 못했다. 한국사 관련 학회의 바로 이런 융통성의 부족이 필자는 아쉽게만 느껴지는 것이다.

또 대회장 주변으로 역사서 관련 출판사 관계자들이 들어서 있는 모습을 접할 수 있다. 필자는 그동안 학술대회를 다니면서 이런 사람들을 수시로 목격할 수 있었다. 역사학에 필요한 책들을 홍보하는 점에서 좋은 점이 될 수 있으나, 학술 발표를 목적으로 하는 대회가 자칫 책장사 속에 파묻힐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되지 않을 수 없는 부분이다.

만일 역사학 서적에 홍보를 하고 싶다면 별도의 한 곳에 모여 역사학 관련 도서전이라는 제목으로 모임을 갖는 것도 괜찮은 방법일 것이라 생각해 본다.

역사학대회는 역사학이라는 공통된 주제를 가지고 역사 관련 여러 학회에서 모여 갖는 역사학의 큰 축제임을 부인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유사한 분야의 발표가 세 곳이나 되고, 따분한 분위기를 이끄는 읽어내려가기 식의 발표, 그리고 방만한 분위기와 책장사로 오인받을 수 있는 도서 홍보등은 앞으로 역사학 대회 주관측에서 해결해야할 숙제가 하닌가 생각된다.

역사학계의 큰 축제인 만큼 단순히 발표하고 토론만 하는 자리가 아니라 운용에 있어서 매끄럽게 변화되어야 더 많은 관심이 집중된다는 사실을 주최측은 알아야 할 것이다.언제까지 그 낡은 틀에서 안주하고 있을 것인가?

내년의 역사학 대회에서는 부디 변화된 모습을 보여주게 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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