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보는 역사] 84년 가출청소년 28명 감금 혹사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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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보는 역사] 84년 가출청소년 28명 감금 혹사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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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신 밀매조직 통해 넘겨받은 공장주인 구속

1984년 5월 12일

1984년 5월12일 서울지검 북부지청은 서울 남대문시장을 근거지로 한 인신매매 업자들로부터 가출청소년 28명을 넘겨받은 뒤 공장 지하실에 가두고 폭행하며 일을 시켜왔던 액세서리공장 주인 조성수씨(당시 28세 서울 강동구 암사동)를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위반 및 근로기준법 위반혐의로 구속했다.

조씨는 83년 5월부터 1년 여 동안 가출청소년 1인 당 1~2만원씩 주고 데려와 감금한 뒤 하루 13시간씩 일을 시켜왔으며 같은 밀매조직을 통해 데려왔던 이 모군 과 김 모군 으로 하여금 감시토록 했으며 폭행을 일삼아 왔던 것으로 밝혀졌다.

74년 자기집 지하실 10여평에 목걸이 팔찌 등의 액세서리 공장을 차린 조씨는 값싼 노동력을 얻기 위해 인신매매 조직을 통해 가출청소년들을 넘겨 받았다.

조씨의 검거로 풀려난 권모군(17.경북 경산)과 안모군(14. 충남 연기군 전의면)등 5명의 가출소년은 “아침 9시부터 밤 12시까지 식사시간 두시간을 빼고 13시간씩 일했고 조금만 게으름을 부리면 각목으로 온몸을 두들겨 맞거나 산소 용접기로 달군 핀센트로 팔뚝 등을 찔렀다”고 말했다.

84년 3월 할아버지의 꾸중을 듣고 집을 뛰쳐나와 서울로 왔었다는 안군은 “남대문 시장 근처에서 어떤 아저씨가 좋은 일자리를 주겠다고 해 따라 갔었다” 말했다.

공장주인 조씨는 남대문시장 안의 모 다방에서 ‘개다리파’로 알려졌던 인신 매매조직 과 접촉, 필요한 만큼의 청소년들을 넘겨받아 고용해 온 것으로 밝혀졌다. 조씨는 검찰에서 “새벽 6시쯤 이 다방에 앉아 있으면 사람을 파는 사람들이 오고 이들에게 1~2만원씩 주면 아이들을 쉽게 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남대문시장과 서울역 부근 등지에서 가출청소년만 골라 악덕 업주들에게 팔아 넘기는 인신매매 조직이 많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수사에 전력해 왔었다.

“같은 하늘아래 살면서 생사조차 모르는 자식들 때문에 우리네 부모의 마음은 찢어질 것만 같습니다. 가출소년 소녀를 고용한 업소는 제발 그들을 가정으로 돌려 보내 주십시오”

84년 5월11일 오전 11시 서울 동대문구 답십리동 장미예식장에서 열렸던 ‘가출자녀 찾기운동 궐기대회’에 참석했던 3백여명의 부모들은 슬픔과 안타까움에 연신 손수건을 적시며 자녀를 찾게 해달라고 애타게 호소해 주변 사람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대회장에는 손자 손녀의 얼글이 어른겨려 고개를 숙인채 눈물짓는 백발의 할머니, 금방이라고 책가방을 흔들며 뛰어 들것 같은 아들을 그리는 중년 어머니, 귀여운 딸이 하루빨리 집에 돌아오도록 두손을 앞에 모은 아버지 등 집떠난 자녀들의 무사귀가를 기원하는 어버이의 간절한 소망이 가득했었다.

이날 대회는 한국청소년보호선도회가 5월 ‘청소년의 달’을 맞아 가출 청소년들을 찾아내 부모곁으로 보내는 운동을 펴기 위해 마련했었다.

당시 가출청소년들은 무허가 직업소개소나 인신매매조직에 걸려들어 사창가 술집 변두리 지역 무허가 제조공장 등으로 팔려가고 있었으며 청소년들은 가정환경이나 부모의 과잉보호로 인한 가출이 많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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