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의원의 대표 수락연설을 시청했습니다. "나는 아버지도 어머니도 없고, 대한민국과 여러분 밖에 없다"는 대목은 눈물을 머금게 할 수도 있건만 시종일관 침착한 패기로 연설하는 모습을 보면서 희미하게나마 박 대표의 애국적인 비전과 열정, 수양과 자기훈련을 느꼈습니다. 그렇지만, 그 정도의 긍정적인 인상만으로 시원하게 신뢰하기로 결정할 수는 없기에 계속 주시하고 있습니다.
TV 정강정책 연설에서 박 대표는 눈물을 흘렸습니다. "아버지가 지방순시를 다녀온 저녁, 시골의 한 아이의 머리에 기계충 자국이 있고 얼굴에 버짐이 피었는데 아이의 어머니도 제대로 먹지 못해 손이 부어있었다. 그날 아버지는 식사를 못했으며, 가족들도 모두 저녁을 먹을 수 없었다…"고 하며 박 대표는 뺨으로 흘러내리는 눈물을 닦았습니다.
열우당 지도부는 그 눈물이 감성정치를 하는 것이다, 박정희의 독재에 대해 먼저 사과해야 한다고 공격했습니다만, 저는 지난 대선 당시 노무현 후보의 눈물을 광고에 써먹으며 노무현 후보의 인간미를 부각시키려 했던 열우당 지도부와 생각이 달랐습니다. 열우당은 한나라당이 노 대통령이나 열우당의 부조리를 비판할 때면 "너희들이 그럴 자격 있나!"하며 비판을 원천적으로 봉쇄하는 수법을 쓰는데, 노무현 후보의 눈물을 선전하여 재미를 봤던 열우당이 박근혜의 눈물은 감성정치를 하는 것이라고 비방할 자격이 있습니까? (그 당시 노무현 후보는 어떤 상황에서 눈물을 흘렸습니까?)
저는 '박근혜 대표가 어떤 대목에서 눈물을 흘렸냐'를 보았습니다. 만일 박근혜 대표가 단순히 아버지를 추억하며 눈물을 흘렸다면 '개인적으로 아픈 가족사에 얽힌, 인간적인 연약함이 있구나'하고 판단했을 것입니다만, 밥을 제대로 먹지 못하는 국민과 그 국민을 반드시 굶주림에서 건져내고야 말겠다는 아버지의 비전을 떠올리며 흘린 눈물이기에, 저는 박근혜 대표의 애국심이 진지하다고 느꼈습니다. 박근혜 대표는 수십 만 명의 국민들에게 처참한 피해를 입힐 것이 예상되는 태풍이 올라올 때 뮤지컬 같은 것을 관람하면서 희희낙락하지는 못할 것 같습니다.
열우당 지도부와 노사모 부류가 합심단결하여 '박근혜는 친일.독재자의 딸이라'고 소리치면서 '청결, 도덕성, 개혁성, 민주'의 정신을 말살하며 저급한 비방을 쏟아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박근혜 대표는 그들과 똑같은 수준으로 맞대응하지 않았습니다. 정동영 의장이 60-70대를 무시했던 망언은 한나라당 입장에서 선거전에 유리하게 써먹을 수 있는 호재일 텐데, 박 대표는 문제 삼지 말고 자제하라는 지침을 내렸습니다. 멋있는 선택입니다. 멋있는 선택은 '청결, 도덕성, 개혁성, 민주'의 지성이 알차게 성숙한 자만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열우당 지도부는 '청결, 도덕성, 개혁성, 민주'의 깃발을 흔들고 있으되 그 깃발을 너덜너덜하게 만드는 실천을 하면서 입고 다니는 잠바의 누리끼리한 색깔처럼 싹수가 노랗다는 것을 드러내고 있으며, 박근혜 대표는 그처럼 휘황찬란한 깃발은 흔들지는 않되 바로 그 깃발과 매우 잘 어울리는 실천을 하면서 입고 다니는 잠바의 파란 색깔처럼 하늘이 높고 푸르게 보이도록 하는 희망을 창조하고 있다고 할 수 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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