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병장'은 가랑잎 하나에도 주의 했어야
스크롤 이동 상태바
'정동영 병장'은 가랑잎 하나에도 주의 했어야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십여 년 전, 입대한 동생이 고참으로부터 구타를 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그 구타로 인해 동생이 고막이 터져서 군인병원에 입원했다는 소식에 분기탱천한 나는 급히 차를 몰아 강원도 인제까지 달려갔다.

나를 만난 고참 병장은 백배사죄하며 손이 발이 되도록 빌었는데 그처럼 비는 군인을 어찌할 수 없어 당초의 작심과는 달리 내가 너그러이 용서하는 방향으로 선회하고 말았다. 헌데 당시 그 병장이 내게 사죄하면서 했던 말이 지금도 귓가에 쟁쟁하다. "말년병장은 가랑잎 떨어지는 것에도 조심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 하여 죄송하다"는.

최근 정동영 열린 우리당 의장의 '노인 폄훼 발언'에 대한 논란이 총선 정국을 달구고 있다. 이에 대하여 전국의 노인들은 분기탱천하여 그의 정계퇴진에 더하여 심지어는 "평생동안 속죄하는 마음으로 노인봉양을 제대로 배우기 바란다"라는 요구까지 하고 있는 형국이다.

주지하다시피 총선은 그야말로 여야 각당 모두가 사활을 걸고 싸우는 '제로섬 게임'이다. 이 선거판에 있는 것은 오로지 전득완승(全得完勝), 아니면 전실완패(全失完敗)라는 비정한 약육강식의 논리만이 적용되는 것이다. 여야 각당은 모두가 '살기 좋은 나라의 건설'과 '국리민복'을 약속하고 나서서 사자후를 뿜고 있다.

하지만 언제나 그들 정치인들은 양두구육적 일구이언의 교언영색만을 여실히 보여 주었기에 나는 그들의 그러한 공약(空約)에 귀를 열지 않는다. 여하튼 정동영 의장을 이 글의 타이틀 그대로 '병장'에 비유한 것은 그는 이 중차대한 17대 총성의 선거판을 앞두고 언행에 보다 신중을 기했어야했다는 것이다.

즉, 과거 내 동생을 구타했던 고참 병장의 토로처럼 떨어지는 가랑일 하나에도 몸을 사리는 신중함을 보였어야 하지 않았냐는 거다. 역대 이래로 선거판은 언제 어디서 어떠한 돌발변수가 튀어나올지 그 누구도 가늠할 수 없는, 그야말로 '지뢰밭' 투성이다.

그래서 말 한 마디로 인해 수 백만표를 일거에 잃을 수도 있는 것이다. 우리네 속담에 "입이 방정이다"는 것이 있으며 불가에서는 또 우리네 입을 일컬어 '구시화문'이라 하였다. 톨스토이는 그의 작품 '전쟁과 평화'에서 "내 혀가 바로 내 적이다"라며 입조심을 강조하였던 것이다.

정 의장은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고 즉시 사과하였으나 후폭풍이 만만치 않은지라 유권자들의 향후 향배가 예의주시 되고 있는 즈음이다. 선관위의 홍보 현수막에 '(불법선거금품 따위를)되로 받고 말로 주시겠습니까?'라는 경구(警句)가 새삼스러워지는 때이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메인페이지가 로드 됐습니다.
가장많이본 기사
뉴타TV 포토뉴스
연재코너  
오피니언  
지역뉴스
공지사항
동영상뉴스
손상윤의 나사랑과 정의를···
  • 서울특별시 노원구 동일로174길 7, 101호(서울시 노원구 공릉동 617-18 천호빌딩 101호)
  • 대표전화 : 02-978-4001
  • 팩스 : 02-978-8307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종민
  • 법인명 : 주식회사 뉴스타운
  • 제호 : 뉴스타운
  • 정기간행물 · 등록번호 : 서울 아 00010 호
  • 등록일 : 2005-08-08(창간일:2000-01-10)
  • 발행일 : 2000-01-10
  • 발행인/편집인 : 손윤희
  • 뉴스타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뉴스타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newstowncop@gmail.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