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 국제전망>①미국은 이라크를 공격할것인가
(워싱턴=연합뉴스) 김대영 특파원 = 미국의 이라크 공격 가능성은 시간이 지날 수록 높아지고 있다.
지난 2001년 9.11테러 이후 대테러전쟁을 선언한 미국은 동맹국들을 이끌고 아프가니스탄을 공격해 집권 탈레반 세력과 알 카에다를 몰아낸 데 이어 이라크의 대량파괴무기 프로그램 보유를 이유로 이라크를 공격할 움직임을 보였다.
그러나 이에대해 영국을 제외한 다른 동맹국들의 지지를 받지 못한 미국은 이후 동맹국들을 설득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라는 형태로 이라크 대량파괴무기 해체의 정당성을 확보하고 유엔의 이라크 무기사찰을 지켜봤다.
이라크가 유엔에 제출한 대량파괴무기 보유실태 보고서가 유엔의 무기사찰 결과와 미국 등이 갖고 있는 정보 등과 현저히 다를 경우 이것은 군사공격의 전조를 의미하는 외교 용어인 '유엔결의에 대한 중대한 위반(material breach)'에 해당한다.
이 경우 미국과 동맹국들은 이라크를 공격할 명분을 확보하게 된다.
이라크는 12월7일 유엔에 1만2천200쪽 분량의 대량파괴무기 보유실태 보고서를 제출했다. 유엔무기사찰단은 이 보고서에 대한 초기 평가에서 이라크의 생물무기 보유실태 부분과 1988년부터 1991년 사이 탄저균 생산 및 파괴에 대한 부분이 불일치와 모순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스 블릭스 무기사찰단장은 또 이라크가 파괴했다고 주장한 50개의 재래식 탄두를 비롯해 1991년 걸프전 이후 잃어버렸다고 주장한 550개의 겨자가스탄, VX 신경물질 생산, 생물전 물질파괴 등에 대한 정보들이 충분하지 않다고 밝혔다.
또 모하마드 엘바라데이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도 핵물질 부분은 과거에 요청했던 무기 디자인과 개발에 관한 해명이 없으며 이라크 핵활동은 방사능 물질의 합법적인 사용에 국한돼 있다는 주장의 정확성도 문제가 된다고 말했다.
이 보고서를 별도로 검토한 미국은 12월19일 이 보고서가 완전한 대량파괴무기 보유 실태를 전면적으로 밝힐 것을 요구한 유엔결의에 대한 '중대한 위반'이라고 선언했으나 당장 군사행동에 들어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은 ▲ 이 보고서가 생물무기와 관련 5천700 파운드의 박테리아 생성물질을 설명하지 않았고 ▲ 이동 생물무기 시설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았으며 ▲ 니제르로부터 우라늄을 구입하려는 노력에 관한 정보를 빠뜨렸고 ▲ VX가스 생산에 대한 믿을 만한 정보를 제공하지않았다는 점등을 '중대한 위반'의 근거로 제시했다.
미국은 이와함께 이라크 주변 페르시아만(灣)에 주둔하고 있는 미국 지상군 병력을 5만5천명으로 두배 증강하는 방안에 대한 본격 검토에 들어갔다.
그러나 미국 관리들은 미국이 아직 이라크 공격을 주저하고 있는 동맹국들을 만족시킬만한 상황 증거를 제시할 수 있을 지는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현재 안보리 15개 이사국들중 미국의 이라크 공격을 지지하는 국가는 영국 뿐이다.
외교 분석가들은 미국이 이라크 공격 여부를 결정할 시기는 2003년 1월27일께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입을 모은다. 블릭스 무기사찰단장과 엘바라데이 IAEA 사무총장은 이날 유엔안보리에 이라크의 유엔무기사찰 협조에 대한 판단을 보고하게 된다.
미국은 그 직후 이라크가 유엔결의를 이행하지 않았다고 선언하면서 바그다드에 대한 군사행동을 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조지 W. 부시 행정부는 연말연시 휴일을 맞아 안보리 이사국들을 상대로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이 대량파괴무기를 해체할 뜻이 없으며 이라크가 유엔결의를 중대하게 위반했다는 것을 적극적으로 홍보하기 시작했다.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은 12월20일 기자회견에서 "만일 이라크의 속임수가 앞으로 계속된다면 우리는 이 문제에 대한 평화적인 해결책을 발견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미국이 대량파괴무기 비밀 저장소나 비밀 무기생산시설 등 이라크가 유엔결의를 위반했다는 명백하고 극적인 증거를 국제사회에 제시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프랑스나 러시아, 중국 등 다른 안보리 상임이사국들은 확실한 증거없이 미국이 이라크를 공격하는 데 반대할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끝) 2002/12/23 08:00
뉴스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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