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대상 남편은 되지말아야 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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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 대상 남편은 되지말아야 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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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술이라고 하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는 위인입니다. 그래서 며칠 전에도 막역한 지인을 만나 소주로의 1차도 모자라 2차인 맥주로의 '입가심'까지 마시고는 술에 곤죽이 되어 어찌어찌 귀가했습니다.

이튿날 아침이 되어 출근을 해야 했지만 숙취로 인해 골은 지끈지끈 아팠고 속은 또 메슥거려서 도무지 아칩밥을 당최 먹을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괜스레 전날 아침에도 먹고 남은 된장찌개를 다시금 상에 올린 아내에게 공연한 지청구를 했습니다.

"남편이 술을 먹고 왔으면 속을 풀어줄 해장국을 상에 올려야지 이게 뭐야?"라고 말입니다. 그러자 어이가 없었는지 아내는 금세 삐쳐서 입을 닫는 것이었습니다.

2004년 3월 12일, 헌정 사상 처음으로 '현직 대통령의 탄핵'이라는 메가톤 급 핵폭탄이 떨어졌습니다. 마주보고 달리는 기관차처럼 사사건건 상충하던 대통령과 야당의 반목은 결국 '탄핵 가결'이라는 실로 낯 뜨거운 귀결로 나타났던 것입니다. 그로 인해 국민 모두가 받은 충격과 당혹감의 강도는 상상을 초월하는 것이었습니다.

이유야 어찌됐든 이같은 사태 발생의 도출은 모두의 잘못이라는 것이 저의 짧은 생각입니다. "탄핵은 야당의 폭거이자 의회 민주주의의 폭거"라는 혹자의 주장도 일리가 있기는 하지만 그동안 대통령이 보여주었던 오기의 견지와 대화와 타협에 최선을 다하지 않은 것도 탄핵 발생의 주된 이유 중 하나라고 보는 것입니다.

이로 인해 가뜩이나 양극화되어 있는 국론대립이 더욱 심화되지는 않을까 하는 우려가 큰 것은 비단 저만의 걱정은 아닐 것입니다. 하지만 국민들 모두가 평상심과 침착성을 유지하고 지금껏 그대로 맡은 바 직분과 생업에 최선을 다 한다면 그리 문제 될 건 없다고 봅니다. 세상살이가 제 아무리 가파르고 무섭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지금껏 이 세상이 존재하는 것은 거개의 사람들이 착하고 정상적인 삶을 살고 있기에 유지되는 것처럼 말입니다.

여하튼 오늘도 술 좋아하는 친구에게서 잠시 전에 "퇴근 후에 목 좀 축이자~"는 전화가 걸려 왔습니다. 그래서 이내 "좋지~"라고 대답을 했습니다. 그런데 다시 생각해 보니 평소 저의 음주습관이 '술에 젖을만치' 흠뻑 마시는 못된 습성이 있는지라 걱정이 되었습니다. 만취하여 귀가하면 아내는 마치 삵괭이처럼 표독스런 표정으로서 절 힐난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허락을 받고자 이내 집으로 전화를 걸었습니다.

"나, 오늘은 아무개를 만나서 술 한 잔 하고 갈 거니까 저녁 먼저 먹어..." 그러자 아내 하는 말이 가히 촌철살인이었습니다.

"탄핵 받기 싫으면 적당히만 마시고 와! 비틀거리면 아예 쫓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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