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과 '그렇게 믿고 싶은것'의 경계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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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과 '그렇게 믿고 싶은것'의 경계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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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날조된 역사 - 콜럼버스와 현대 역사가들'

^^^▲ '날조된 역사 - 콜럼버스와 현대 역사가들' 표지
ⓒ 도서출판 모티브^^^
영화 <실미도>가 1,000만 관객이라는 믿기지 않을 숫자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강우석 감독, 안성기, 설경구, 허준호 라는 배우의 명성과 ‘논픽션’으로서 ‘역사’ 그 자체를 다루었기에 충분히 흥행이 예상된 것이지만 이렇게나 많은 사람들이 극장을 찾는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그것은 ‘몰랐던 역사에 대한 반성’이 아닐까 한다. 필자는 <실미도>의 진상을 지금까지의 오래된 정규교육 과정에서가 아닌 그저 좋아하는 배우 ‘설경구’의 차기작이라는 이유로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영화가 나타내고자 하는 ‘32년간의 감추어졌던 진실’은 참으로 놀라운 사실이 아닐 수 없었다. 그것은 "우리나라에도 그런 간첩(?)을 육성하는 부대가 있었느냐?"하는 것에 대한 놀람이 아닌 우리가 어찌 이렇게도 <실미도>를 제대로 알지 못했는가에 대한 슬픈 반성의 놀라움이었다.

필자와 같은 생각이 이 영화에 많은 사람들의 발길을 계속 재촉하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무장공비’, ‘부대원들의 난동’ 등 부정적 이미지로 조작된 국가 이데올로기에 그저 사로잡힌 채 그렇게 사라져간 영혼의 슬픔을, 그 참혹한 실상을 알려고 하지 않았던 자신에 대한 질책이 우리의 정곡을 찌르고 있는 것이 아닐까?

『날조된 역사 - 콜럼버스와 현대 역사가들 (Inventing the Flat Earth - Columbus and Modern Historians) : 도서출판 모티브, 2003』는 현대인들이 불변의 진리인양 믿고 있는 ‘중세 암흑기의 사람들은 지구가 평평하다고 생각하고 있었고 콜럼버스는 지구가 둥글다는 것을 입증하였다’ 라는 것을 이른반 ‘플랫 에러(Flat Error : 현대인들이 중세 사람들은 지구가 평평하다고 믿었다고 생각하는 오류)’로 규정하는 ‘제프리 버튼 러셀(Jeffery Button Russel, 캘리포니아 주립대학 산타 바바라 분교 역사학 석좌 교수)’의 ‘역사 바로잡기’ 시도이다.

물론 이 자체가 상당히 충격적일 수 있고 (특히 하나의 진리만을 믿어야 하는 입시생들에게는 더욱 그러하겠지만) 논란의 대상이 될 수도 있지만 그저 새로운 시도라고 하기에는 이 책의 논리적 전개와 엄청난 각주와 풍부한 자료, 그 과정에서 배어나는 저자의 역사학, 지리학에 대한 통찰력이 너무나 완벽하다. 저자는 이러한 ‘설득력’을 바탕으로 단순한 ‘플랫 애러’의 설명이 아닌 왜 우리는 이렇게 ‘오류에 익숙해 있는가’를 강하게 말하고 있다.

그것은 바로 ‘절대적인 과학의 진보적 욕심’이 낳은 현대인들의 편협하고 이기적인 목적이다. ‘현재의 우월성’을 위해 ‘과거를 경멸’하는 진보의 욕구는 우리가 본질적 진리가 아닌 ‘익숙하게 그렇게 믿고 싶은 것’을 진리인양 규정하는 결과를 낳았다. 저자에 따르면 중세의 암흑시대도, 중세사람들이 바보처럼 지구 끝자락의 낭떠러지를 겁내하던 모습 모두가 다 날조된 역사이다. 왜? 단순히 그때보다 낳음을 증명하려는 현대인들의 잘못된 욕구가 반영되었기 때문이다.

이 책이 현재 '완전검증'이라고는 말할수 없다. 왜냐하면 이 책은 우리가 지금까지 믿고 있는 ‘익숙한 것’을 전면 부정하는 것이기에 그것의 완전검증이 이루어지기 전까지는 아직 이 사회가 그런 ‘날카로운 부분’에 덜컥 다가서지는 않을 것이라는 확신이 있기 때문이다.

<실미도>의 진실이 32년간 감추어졌던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검증되지 않았다고 이 무서운 설득력을 지닌 명제가 무조건 거짓일리는 없다. 지금 이 상황에서 우리는 이 자체만이라도 부정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이렇게 한 학자의 뛰어난 통찰력을 바탕으로 한 ‘논리정연한 이슈’가 있다고... 언제 검증될지는 모르지만 분명 우리가 믿고 있는 것을 바꾸어 버릴 수도 있다고....

다시 한번 <실미도>의 32년을 되새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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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발 2004-02-22 21:54:55
> 단순히 그때보다 낳음을 증명하려는

"낳음"이 아니라 "나음" 이 아닌지요?
(낫다, 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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