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의 삶은 아름다우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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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의 삶은 아름다우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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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물어봅니다

나는 물어봅니다. 삶은 아름다운 것입니까?
그대에게 삶은 아름답습니까?
그렇습니다. 삶은 아름답습니다. 눈물겹게 아름다운 것이 삶을 살아가는 것입니다.
당신이 고개를 가로 젖는 그 순간에도 삶은 아름답게 피어나고 있습니다. 당신의 피곤한 어께 뒤에서 삶은 아름다운 모습으로 죽어가고 있습니다.

삶은 고단합니다. 삶의 당신의 삶의 고단함을 이해 할 수 있습니다. 나도 또한 삶을 살고 있기 때문입니다. 주가가 떨어지는 것을 고민하는 거액투자자의 허탈한 웃음과 고된 노동에 손끝이 갈라지는 사람의 허한 웃음 사이에 본질적으로 다른 것이 무엇이 있습니까. 정상에 서서 추락하는 것이 무서워 두려워하는 자에게도, 어떻게 하여서든 좀더 높은 언덕에 기어 올라가려는 자에게도 삶은 같은 무게로 다가옵니다. 누구에게도 삶은 한번뿐입니다.

단 한번뿐이라는 사실.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삶의 일회성의 진실이 삶을 가치 있게 만듭니다. 영원히 다시 되풀이 할 수 없다는 무서운 진실이 삶을 평등하게 만듭니다. 한번 지나간 날은 결코 다시는 올 수 없습니다. 아무리 오랜 시간이 지나도--. 단 한번뿐이라는 것이 삶을 무엇보다도 가치 있게 만드는 힘입니다. 다시는 되풀이 될 수 없고, 지나고 난 뒤 아무리 후회해 보아도 다시는 되돌릴 수 없는 매 순간의 일회성이 삶을 경건하게 만듭니다. 한번 나고 한번 죽는 누구에게나 평등한 기회로 인해서 삶은 본질적으로 아름답습니다.

한번 태어나면 한번 죽습니다. 높은 곳에 올라 사람들이 사는 모습을 내려다보세요. 공원 벤치에 않아 사람들이 지나가는 것을 지켜보세요. 잎이 늙어가는 모습을 바라보고, 바람이 지나가는 것을 바라보세요. 그리고 시간이 천천히 흘러왔다 흘러가는 것을 바라보세요. 언제 보아도 아름다운 모습입니다. 이 모든 낡아가는 것들이란 얼마나 아름다운 모습입니까. 지나가는 것들은 모두 아름답습니다. 모든 늙어가는 것들은 아름답습니다.

모든 것이 쉬지 않고 변하여 갑니다. 그대의 삶이 고단하십니까? 삶의 정지된 모습을 보려고 하지 마십시오. 삶은 흘러가고 지나가고 변하여 가고 낡아 가는 것입니다. 현재의 생생한 삶의 모습이 잠시 후면 빛바랜 벽지로 변하여가고. 낡은 일기장 속의 희미한 기억으로 변하여 갑니다. 오래된 사진첩의 누렇게 뜬 사진의 모습으로, 오래된 대한뉴스의 우스광스런 추억처럼 변하여 갈 것입니다. 입가에 희미한 기억으로 떠올리는 초등학교의 추억이 될 것입니다.

옛날의 장난감 같은 물건들을 모아놓은 가게를 보신 적이 있으십니까? 저도 가본적은 없지만 그곳을 소개하는 사진을 본적이 있습니다. 그리움이 새록이 살아 올랐었습니다. 추억이 떠오르십니까. 추억은 지금 우리의 곁에서 살아 숨쉬고 있습니다. 이렇게 생생히 살아있는 추억은 천천히 죽어가고 오래지 않아 빛바랜 그리움으로 남을 것입니다. 그리움이 떠나기 전에, 그리움이 아직 우리 곁에 머물러 있을 때, 아직은 내 품에 남아있는 따뜻한 그리움을 사랑하세요. 그리고 조용히 하나하나를 떠나보내세요. 떠나가는 것들을 아쉬워하지 마세요.

나는 지금 여기 있습니다. 내 눈앞을 우연히 스쳐가는 당신과 얼굴을 마주하고 있습니다. 잡스런 이야기들로 시간을 죽이고 있는 이 시간에도 내 시계는 결코 멈추지 않고 있습니다. 어딘가에 정해져 있을 마지막 순간을 향하여 끊임없이 달려가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 모든 것들을 한없이 소중합니다. 삶은 그래서 신성함으로 가득하고 거룩함으로 넘쳐납니다. 소란하고 분주하고, 한없이 통속적이던 이 삶이 세련되고 정제되고 귀중한 것으로 느껴집니다. 삶은 아름답습니다. 당신이 서러움에 눈물 짖는 이 순간은 참으로 아름답습니다.

연극공연을 보러갈 때 배우들의 동작이 마치 스틸 사진처럼 아름답게 느껴지는 순간이 있습니다. 무용공연에서 남자배우들의 무대 높은 곳으로 도약하는 그 짧은 순간이 마치 영원처럼 길게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집에 돌아와서도 그 짧은 순간의 감동은 잊혀지지 않습니다. 무언극의 공연을 보러 가면 우스광스런 표정으로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서있는 배우를 봅니다. 마치 스틸사진이 찍어낸 모습처럼 삶은 정지하여 있고 동시에 지속되고 있습니다.

거리를 걸어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봅니다. 그들의 한걸음마다에서 정지된 모습을 읽어봅니다. 수많은 스틸사진들의 연속입니다. 무심히 옷자락이 휘날리는 모습에서, 거리에 이는 바람이 책갈피를 넘기는 모습에서, 아가씨가 긴 머리채를 쓸어 올리는 모습에서, 버스를 기다리는 중년신사의 초조한 모습에서 삶은 정지하며 또 움직이고 있고 또 아름다움으로 충만하여 있습니다.

그리고 그 모든 아름다우며 동시에 슬픈 순간들이 끊임없이 연결되며 삶은 잠시도 쉬지 않고 낡아갑니다. 아름다움으로 충만한 채로 삶은 오늘도 그렇게 사라져갑니다. 아름다운 영화 같은 삶을 만나기 위해 나는 오늘도 거리에 나갑니다. 내가 거리를 걷는 모습도 그러하겠지요. 어떤 작가가 몰래 찍은 사진에 나는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까요? 그래요. 내 삶의 모습은 과연 어떤 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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