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나를 안고 흘리시던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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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나를 안고 흘리시던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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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첫 월급 받던 날의 기억..여행 한번 보내드리지 못한 불효를...

지난 연말, 나는 20년만에 10만원이상의 거액을 만져보았다. '이것이 내가 번 돈이라니...' 이런 생각을 하며 닭똥같은 눈물을 펑펑 쏟았다.

비록 20만원밖에 되지 않은 허접한 액수였지만 어머니께서는 '정녕 33년 키운 것이 헛되지 않았구나' 하시며 눈가에는 눈물이 잔뜩 고이셨다. 그간 생계를 위해 고생하시던 어머니의 얼굴은 무척이나 늙어보였다.

20만원중 10만원은 어머니께 드리고 5만원은 동생 카드빚을 메꾸는데 충당하라며 보태주었다. 치매 초기증상이신 어머님은 내 월급으로 현재 물리치료를 받고 계시지만 운명은 어쩔 수 없는 것같다. 그래서 나는 매일 아침 일어날 때와 잠들기 전에 꼬박 꼬박 기도를 드린다.

'하느님! 제가 호강시켜드리기 전까지 어머님을 데려가시지 마세요...'

그렇지만 이 나이가 되도록 집도 절도 없고 친구도 없고 애인도 없고 아무것도 이루어 놓은 것도 없이 뭘 믿고 부모님 호강을 시켜드리겠는가 하는 생각이 들어 신세를 한탄한 적도 많았다 . 내 목표는 이건희 회장보다 더 부자가 되는 것이지만 20만원으로 어느 세월에 이건희를 능가하겠냐고 자책도 했다.

그래서 나는 인형극을 그만두고 인터넷 쇼핑몰 창업을 하기 위해 '무자본 창업' 사이트를 서핑한 끝에 어머니의 과거 레스토랑 경력을 거울삼아 창업에 손을 대기도 했으나 어머니께서는 결사반대를 하셨다. 그때와 지금은 판이하게 다르다며 무작정 창업한다고 성공한다는 보장이 없다는 것이었다.

나는 지금 <뉴스타운>이라는 인터넷신문에서 부업으로 기사를 송고하고 있으며 인형극에 복단하여 꾸준히 활동하고 있다. 그렇지만 요즘도 어머니의 머릿속은 근심걱정이 가득하게만 보인다.

부모님께 해외여행 한번 시켜드리지 못한 이 불효를..

어머니의 연세는 60이 넘으셨고 아버님은 낼모레면 칠순이 되신다. 성공과 목표를 위해 앞만 보고살아오던 나는 현실이라는 벽에 부닥치면서 불효자가 되고 말았다. 학교를 중퇴하고 10년이 넘도록 그 뜻을 이루지 못한 것에 대해 부모님께 송구스럽기만 하다. 그래서 아버지 칠순 잔치에 맟춰 효도관광(해외여행)을 시켜드리는 것이 내 임무다.

어린시절에는 부유하게 성장했지만 워낙 검소한 가정이어서 해외 여행 가보고 싶다고 느긋하게 말씀드린 적이 있었으나 부모님은 고개를 절래절래 저으셨던 걸로 기억한다. 당시 해외여행이 자유화되기 전이었고 있는 만큼 함부로 낭비하면 안 된다는 할아버지의 말씀을 들었다고 어머니께서는 말씀하셨다.

그렇지만 이제는 해외여행은 고사하고 제주도라도 한 번 가보았으면... 하는 말씀을 연례행사처럼 하시곤 한다. 그래서 나는 어머니의 손을 꼭 붙잡고 넌지시 말했다.

'어머니! 제가 조만간 제주도 뿐 아니라 미주, 구라파, 호주, 동남아, 극동, 중동여행 다 시켜드릴테니 그날까지 건강하게 사셔야 합니다...' 라고.

어머니 손잡고 나들이 가던 어렸을 때 이후 나이 30이 훨씬 넘어 어머니의 손을 만졌는데 고사리처럼 고왔던 느낌은 어디로 가고 이제는 잔뜩 주름진 손을 어루만지며 눈시울을 적시기도 했다. 그래서 나는 생각했다. 인형극 활동으로 받은 공연료와 <뉴스타운> 기사 투고로 받은 원고료를 모아 부모님을 모시고 비행기 한 번 탑승시켜드리겠다는 각오는 변하지 않을 것이다.

오늘도 나는 그날을 위해 열심히 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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