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만성 신부전증 환자의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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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만성 신부전증 환자의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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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복막투석^^^
Y씨(50.남)는 아침 기상하면서부터 혈압 때문에 머리가 많이 아프지만 매일 겪는 고통이므로 대수롭지않게 여긴다.

기상과 동시에 아파트 둘레를 한바퀴 돈다. 현재 살고있는 이 아파트는 11평짜리 영구임대아파트 이지만 Y씨에겐 이 아파트도 감지덕지이다. 경제력이 없는 Y씨에게 정부에서 마련해준 것이기 때문이다.

Y씨는 현재 17년째 투석생활을 하고 있다. 17년째 놀고 있으니 재산이란게 있을리 없다. Y씨는 아침운동을 간단히 한후, 나물 몇가지에 소금기가 전혀 없는 반찬으로 아침을 대충 해결한 후, 병원으로 향한다. 이틀에 한번씩 해야만 하는 혈액투석 하는 날이기 때문이다.

병상에 누워 1.5mm 주사바늘에 생명을 의지하며 5시간을 견딜 것을 생각하며 지루함에 눈을 감는다. 지난 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간다.

결혼하고 5년만에 자식 둘을 낳고 한창 가족의 행복함을 느낄 시점에 난치희귀성 질병(만성 신부전증)에 걸렸으니 그때부터 가족의 비애가 시작된다.

그 당시만 하더라도 혈액투석이 보편화되지 않아 복막투석을 많이하였다. 그러다보니 투석후 5년내 유명을 달리 한 사람이 많았다. 즉 투석수명이 5년을 넘지 않았던 것이다.

물론 돈이 있는 사람은 수명을 조금 더 연장할 수 있었다. Y씨도 5년이라는 시한부 삶을 살았으니 그 가족의 참담함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었다.

당연히 가장은 집에서 병치레를 하고 있고 부인이 생활 전선에 뛰어드니 가정생활이 엉망인건 뻔한 이치이고 게다가 부인이 돈 몇푼 벌어와 봐야 병원비로 다 들어가니 하루 끼니 걱정 하면서 살아야하는 형편이었다.(당시 한달 병원비 100만원 정도) 물론 신장이식을 생각 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돈이 문제였다.

^^^▲ 심부전증관상동맥이 모두 막히거나 좁아져 심장근육 곳곳이 죽어버린다.^^^
당시에도 영세민 제도라는게 있었지만 부인이 경제능력이 있는 관계로 해택을 받지 못했다. 그러니 먹고 살려면 일가친척이나 친구를 찾아가 구걸하는 수 밖에 없다. 그것도 하루 이틀이지 달이 가고 해가 가니 친척이고 친구고 멀어질수 밖에 없는 일이었다.

그러나 그 뒤 하루가 다르게 의술이 발달하고 복막투석은 혈액투석으로 교체가 되어 환자들의 수명이 연장이 되었고 때 맞추어 정부에서도 난치희귀성 질병자에게 의료비 혜택을 주어 다소나마 병원비를 덜게 되었다. 그리고 2000년 1월부터는 만성신부전증 환자도 2급장애인으로 인정, 각종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여전히 Y씨에겐 병원비를 감당하기가 역부족이었고 끝내는 위장이혼을 결심하게 되었다. 즉, 이혼을 통하여 나홀로 가족이되면 영세민으로 지정되어 약간의 생계보조비 지원과 의료보호 혜택을 보장받을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그 위장이혼이 사실 이혼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가족들과 떨어져 살다보니 정이 없어져 영영 이별 아닌 이별이 되고 만 것이다.

지금은 가족이 어디에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 아니 찾을려고 노력도 하지도 않는다. 괜히 찾아봤자 가족에게 짐만 되므로......Y씨는 그렇게 혼자 12년을 살아 왔고 이제는 홀로 사는데 이력이 났다.

투석 중간 중간에 간호사들이 수시로 혈압을 체크한다. 인공신장기에 의지해 혈액 속의 노폐물과 수분을 제거하는 관계(만성신부전증 환자들은 소변이 배출 안됨)로 혈압이 수시로 떨어져 생명에 지장을 받기 때문에 항시 체크하여 적절한 조치를 취해 줘야 한다.

Y씨도 투석이 끝날 무렵 혈압이 다소 떨어져 몸에서 식은 땀이 줄줄 흐른다. 담당의사는 영양분있는 음식을 많이 섭취하라고 하지만 돈이 없으니 마음대로 사먹지도 못한다. Y씨는 한달에 20여 만원(정부 생계보조비)으로 생계를 꾸려 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오늘도 Y씨는 투석을 끝낸고 겨우 몸을 추스려 집으로 향한다. 희망도 미래도 없이 내일의 삶을 걱정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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