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부격차 해소는 과연 연목구어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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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부격차 해소는 과연 연목구어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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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수첩 '타워팰리스 옆 판자촌, 23년의 보고서'를 보고

엊그제 PD 수첩에서 '타워팰리스 옆 판자촌, 23년의 보고서'를 보면서 우리 사회 빈부격차의 현주소와 빈곤의 세습이 결코 '강 건너 불'이 아닌, 바로 내가 겪고있는 현실이라는 생각에 가슴에 납덩이가 들어찬 듯 그렇게 너무도 무거웠습니다.

우리나라 최고의 부자들만 산다고 소문 난 곳이 바로 '타워팰리스'임은 삼척동자도 다 아는 사실입니다. 하지만 바로 그 옆에서는 빈곤이 대물림되고 있으며 당장에 먹고 살 길이 막연하여 병이 든 노인까지도 막노동을 한다든가 종이 등을 주어야만 겨우 입에 풀칠을 할 수 있다고 하니 참으로 걱정이 되는 것이었습니다.

또한 그처럼 가난한 집에 살다보니 학원에 가서 사교육을 받는다는 건 꿈에서나 가능한 일이라는 학생들의 토로는 학부모인 저의 가슴에도 커다란 못을 치는 아픔으로 다가왔습니다.

"날 이렇게 가난한 환경에서 자라게 하고 그래서 친구(급우)들에게까지도 무시를 당하게 한 부모가 원망스럽다!"고 말한 어떤 학생의 인터뷰 역시도 저를 금세 비탄의 강에 빠지게 하는 단초였습니다.

'서울대학교에는 누가 들어오는가?'라는 자료에서도 나타났듯 이제 빈곤층의 자제가 서울대학교에 진학한다는 것은 그야말로 낙타가 바늘구멍을 통과하는 것 이상으로 어려운 것이 엄연한 현실이 된지 오래입니다.

제가 어렸을 당시엔 가난한 집안의 자제들도 학교수업과 예습, 복습만 열심히 하면 누구라도 속칭 일류대학에 갈 수 있었으며 그래서 신분상승의 꿈도 이룰 수 있었기에 그러한 경우를 일컬어 '개천에서 용 났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그러한 속설도 이젠 전설이 된지 오래입니다. 단순무식하게(?) 학원을 다닌다든가 과외를 받는 따위의 사교육을 받지 않으면 이제 일류대학에 갈 수 없다는 것은 누구라도 다 알고있는 상식이니까 말입니다.

상황이 이렇게 악화되다보니 학부모들은 자신의 자녀를 틈만 나면 외국으로 유학을 보낸다든가 아예 이민까지도 고려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빈부격차 심화의 현주소는 결국 '자녀 출산율 세계 최저'라는 어두운 그늘로 여실히 나타났습니다.

우리나라 주부들의 이러한 출산 기피의 이유는 "가뜩이나 먹고살기에도 버거운 터에 자녀를 하나 더 낳으면 살인적인 공, 사교육비의 과중한 부담으로 인해 그야말로 기둥이 뿌리 채 뽑힌다"는 국민들의 의식이 시나브로 고착된 때문일 것입니다. 상황이 이러함에도 부자들의 씀씀이는 저와 같은 빈곤층의 상식을 일거에 깨뜨리고 있습니다.

기르는 강아지에게까지 사람들도 마시기 힘들다는 값비싼 수입산 생수를 먹이는가 하면 술은 18년 이상 된 외국산 양주만 마신다지요? 2월 14일 밸런타인데이 때 특수를 겨냥한 모 백화점의 매장에는 자그마치 한 점에 600만원이 넘는다는 도자기 인형이 전시되고, 80만원짜리 프랑스 명품 초콜릿 세트와 100만원이 넘는 커플링 세트까지도 전시를 했다는데 문제는 이런 것들이 저와 같은 서민들의 생각과는 달리 불티나게 팔려나간다는 것입니다.

며칠 전 최근의 조류독감 파동으로 인해 장사가 안 되어 나날이 빚만 늘어나고 더불어 극심한 생활고에 시달리던 치킨점 주인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일이 있었는데서 보듯 최근 우리사회 서민들과 빈곤층의 상실감은 분화구처럼 넓기만 하고 세상살이에 대한 의욕 역시도 예전처럼 강하지 않은 것이 현실이라고 생각합니다.

상황이 이처럼 심각한데도 정치권과 일부의 고위 공무원들은 국민들에게 그 어떤 희망의 메시지를 보여주기는커녕 잊을만 하면 '부정한 정치자금 수수'와 '이권에 개입하여 거액 편취' 따위의 부도덕 행위들만 보여주고 있으니 참으로 개탄할 노릇이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아무리 '빈민구제는 나랏님도 못 한다'고는 했다지만 이대로는 정말 안됩니다.

이제 더 이상 빈곤이 원인이 되어 가뜩이나 인구가 줄고있는 우리나라의 국민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은 없어야 하겠습니다. 부자가 빈자를 생각하고 기부문화가 착근되는 나라, 정치인과 공직자들이 진정 멸사봉공의 자세로서 우리사회의 그늘지고 소외된 곳을 더듬고 보살피는 자세의 정립이 절실히, 그리고 시급히 필요합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십시일반'이라는 고사성어가 있습니다. 즉, 열 숟가락이면 밥 한 그릇이라는 얘기죠. 베푸는 삶처럼 아름다운 게 또 있을까요. 부자나 가난한 사람이나 하루 세끼 먹는 건 매한가지이며 죽을 때 빈손으로 가는 것 역시도 똑같습니다.

"이 땅의 이른바 배부르고 등 따뜻한 부자님들이여~ "

재물은 쌓아두면 썩은 냄새만 나지만 베풀면 좋은 향기가 난다고 했습니다.

또한 재물(돈)은 약과 같아서 많이 먹으면 탈이 난다고 했습니다. 이러한 평범한 진리를 당신들은 정녕 모른단 말입니까? 사람은 누구라도 잠시 굶으면서도 살 수 있습니다.

하지만 희망마저 없으면 살 수 없음은 부동의 진리일 것입니다. 정치인과 나라를 다스리는 위치에 있는 분들이시여, 이젠 그만 사리사욕을 버리시고 오늘도 변함없이 열심히 생업에 매진하고 있는 국민들이 희망의 불씨를 지니고 골고루 진정 잘 사는 나라가 되게끔 해 주십시오. 그리고 고량진미에 오늘도 배가 터지면서도 하지만 가난한 이웃은 아예 쳐다보지도 않는 부자들의 대오각성을 바라는 마음 절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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