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욕 망 > 디지털 시대의 욕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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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욕 망 > 디지털 시대의 욕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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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욕망하는 것은 무엇일까.

규민을 사랑하는 남자 레오. 규민은 로사의 남편이다. 규민에게서 버림을 받는 남자 레오. 그의 실연은 우수에 찬 그의 눈빛만큼 처연하다. 세상, 그것은 한 사람이 상처받는 그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었음을. 어쩌면, 나는 저 알 수 없는 영화에 매혹되어 버렸는지도 모른다. 그들의 흡입력. 그러나, 그들의 존재는 너무 답답하다. 대체, 그들이 욕망하는 것은 무엇이길래. 남자는 남자를 사랑하고, 남편을 사랑하는 여자는 남자를 질투하고, 질투하는 여자의 남편은 그들 때문에 또 한번 질투하고(?). 대체, 저들의 관계는 윤리적인가, 비윤리적인가. 아~ 사랑. 그것 때문에 괴로워하는 남자와 여자. 그리고, 사회라는 울타리에서 끊임없이 갈등하는 저 놈의 남편. 햇빛이 쨍쨍 내리쬐는 한여름 잔디밭에서 잠을 청하는 것처럼 평온한 <욕망>은 그 평온은 진정한 평온이 아니라는 것을 암시한다. 설사, 그들의 마음이 진정으로 평화스러운 욕망이라 할지라도.

2. 욕망의 확장

레오가 규민에게 버림받았을 때, 규민의 표정은 심각하다. 아울러, 로사가 레오의 존재에 대해 알게 되었을 때, 그들의 사랑방정식도 심상치 않다. 그 이상징후는 급기야 레오가 로사를 통해 ‘대리만족’을 즐기게 되는 지경까지 나아가게 된다.
그러나, 잘못된 관계는 빗나가기 마련. 레오의 여자친구 소연의 존재를 알게되면서, 로사의 질투심은 점점 커져간다. 그것은 <욕망>의 확장이다.
규민은 정상적인 삶에의 복구를 원하지만, 그의 주위는 끊임없이 그를 괴롭히는 레오라는 존재가 있고, 심지어 레오는 로사에게까지 손을 뻗쳐온다. 레오는 자신을 버린 규민에게 자꾸만 매달리지만, 규민은 그에게서 점점 더 멀어질 뿐이다. 로사는 규민과 레오 사이를 오가면서, 비정상적인 자신의 삶을 때로는 한탄하고 때로는 즐기기도 하지만, 그녀에게서는 어떤 목적도 발견할 수 없다. 자신을 파괴하고자 하는 욕망 이외에는.
그러한 행동들은 괴롭지만, 매혹적이기도 하고, 그런 가학적인 즐거움이 심해지면 중독이 되어버리기까지 한다. 그녀가 행복해진다고 해도, 그것은 이미 행복한 삶은 아닌 것이다. 그렇게 그들은 각자의 욕구를 충족시키면서, 저마다의 <욕망>을 위해, 상처를 주고 받는다. 그러니까, <욕망>이란 영화를 좀더 아날로그적으로 이야기하자면, 자기의 욕심을 위해 상대방에 대한 배려라고는 조금도 하지 않는, 철저하게 이기적인 삶에 대한 영화인 것이다.

3. 소통

나는 영화 속의 그들이 웃으면, 울고 싶어진다. 나는 영화 속의 그들이 울 때면 또 웃고 싶어진다. 가식적인 삶이란 또 어떤 것인가. 내 진심은 철저히 숨기고, 상대를 위해 배려하는 척, 위하는 척, 하는 것. 영화 속의 그들은 적어도 가식적인 삶을 살지는 않는다. 모두들, 자신의 <욕망>을 채우기 위해 분주히 뛰어다닐 뿐, 어느 누구도 상대를 위해 주는 척조차 하지 않는다. 그런데, 여기에 ‘소연’이란 존재가 불쑥 튀어나온다. 그녀는 레오와 유일하게 소통한 인물이다. <욕망>에 등장하는 인물이, 모두들 언어의 소통에 대해 문외한인데 비해, 소연은 음악과 언어로 레오와 소통하고 교감한다. 그것이 이른바, 정신의 교감이 아니겠는가. 그러나 그 소통도 삐걱거린다. 처음부터, 교감할 수 없는 정신적 소통은 삐걱거리게 마련이 아니겠는가.

4. 욕망의 의미

내게 너무 벅찬 일이 하나 있다. 영화 속의 그들의 행동을 분석하고, 거기에 대한 의미를 찾아내는 일. 하지만, 꼭 하고 싶은 일이기는 하다. 그러나, 내가 <욕망>에서 분명히 느낄 수 있는 것은, 디지털 시대의 계산적인 <욕망>을 통해 그들이 추구하는 행복은 무엇인가? 라는 의문이다. 대체, 저들은 무엇을 위해 자신의 <욕망>을 추구하고 있단 말인가. 그것이 분명, 행복한 삶은 아닐 텐데. 삐걱거리는 그들의 삶이 어느 날 정상궤도를 찾게 되면서, 분명 저들은 평온해 보이기는 한데, 치열함이 사라진 그들의 생기 없는 얼굴. <욕망>은 허무한 영화다. 인생의 말기쯤엔, 그들이 욕망하던 것이 무엇이었는지 알 수 있을까? 세상은 내게 너무 큰 과제를 주고 있는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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