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대통령의 절묘한 총선 책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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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대통령의 절묘한 총선 책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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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복무기간 단축 발언 파장을 지켜보며

 
   
  ^^^▲ 노무현 대통령
ⓒ 청와대^^^
 
 

노 대통령은 소수파 대통령이다. 뿐만 아니라 정치적 여당을 자임하는 열린우리당 역시 한나라당에 비하면 매우 작은 크기의 소수정당이다. 또한 노 대통령을 지지하는 주요 지지층 역시 30대 화이트 칼러들이 많고, 현실 사회에서는 그다지 강력한 힘을 갖고 있다고 보기 힘든 계층들인 경우가 많다.

그러나 그들은 사실상 이 나라 정국을 주도해 나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한나라당 지지자로서의 입장에서 그들을 바라볼 때도 그들의 탁월한 전술과 치밀한 움직임에 감탄할 때가 많다. 결정적으로 시대를 먼저 바라보는 날카로운 혜안에도 찬탄을 금할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

이번 노 대통령의 군 복무기간 단축 및 병역특례 산업기능요원 폐지 유보 방침에 대해 이런 저런 말들이 많다. 노 대통령의 군 복무기간 단축 및 병역특례 산업기능요원 폐지 유보 방침이 고작 총선용 발언이었을 따름이라고 평가 절하하는 이들의 목소리가 높지만 설령 그 발언이 총선용 발언이라고 생각해도 그 발언의 가치는 실로 대단한 것이었다.

오히려 발언의 무게로 본다고 한다면 최병렬 대표의 총선 후 개헌론의 무게가 더욱 크다고 하겠지만 온라인 상에서 최병렬 대표의 총선 후 개헌론에 대한 이야기는 나오지도 않고 있다. 네티즌들이 반복되는 최병렬 대표의 개헌 주장에 별 관심을 두고 있지 않다는 반증이다.

필자가 가장 우려하는 것은 한나라당을 비롯해 한나라당을 지지하는 지지계층들이 더 이상 노 대통령을 지지하는 젊은 유권자들의 관심을 받지 못하는 것이다. 이런 상황은 차라리 수구 기득권 세력이라고 날선 비판을 받는 것보다 더 못한 상황이라고 볼 수 있다. 어떤 형태로든 관심을 받고 시대적 이슈의 가운데 있어야 정치에서 대중성을 확보하고 선거 승리라고 하는 정치의 핵심을 탈취할 수 있기 때문이다.

노 대통령의 군 복무 기간 단축 발언이 나온 직후 이른바 보수 내지는 중도 네티즌임을 자처하는 이들의 반박이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그들의 발언은 무의미해 보인다. 이미 대중적지지의 요충지를 노 대통령이 선점해 버렸기 때문이다. 자신들의 군 복무경력을 내세우며 대통령의 군 문제 총선 이용을 비판하는 그들의 두뇌에는 정작 전쟁에서 요충지 확보의 중요성과 같은 부분은 기억도 나지 않는 것이다.

노 대통령의 발언을 비판하는 그들의 논리는 대개 이런 식이다.

1. 군에서 오래 있어야 숙련도가 올라간다. 따라서 2년 간 복무한 한국군은 북한군 일병 수준 밖에 안 된다.

2. 군은 전쟁 억제력이다. 북한군이 100만 이상의 병력을 유지하고 있으므로 우리 군의 56만 병력은 적정하다.

3. 군을 과학화, 합리화한 다음 병력구조를 재편해도 늦지 않다

4. 어려운 경제시기에 돈이 더 많이 드는 군 구조 개편이란 어림도 없는 발상이다

5. 최근 이라크 전쟁과 한반도 전쟁의 전장조건이 다르므로 한국군 대병력 보유는 당연

6. 병력 숫자 줄여봐야 남는 돈이 얼마 안되므로 신무기 사들일 수 없다

7. 서울을 지키려면 막대한 전력을 배치하는 것이 너무나 당연하다

8. 군대의 질 못지 않게 양도 중요하므로 지금의 군 구조를 지켜야 한다.

그들의 주장을 반박하면 다음과 같다. 군에 오래 있어야 숙련도가 올라간다는 발상은 큰 의미가 없는 발상일 따름이다. 2년 간 복무한 한국군이 북한군 일병 수준에 지나지 않는다고 한다면 북한의 경우 성인 남자들은 이른바 노농 적위대라는 형태로 사실상 평생 복무하는 것이나 다름이 없다.

그렇게 치면 우리는 유사시에 군인으로 변모할 북한 주민들을 막기 위해 우리 예비군 훈련 기간을 대폭 연장해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전쟁 억제력 운운하는 주장도 그렇다. 만일 위 주장이 옳다고 한다면 사실상 전 국민이 군인이나 다름없는 북한을 막기 위해서는 예비군 훈련기간도 늘리고 오히려 군 숫자를 늘리며 주한미군의 증강을 요구해야 할 것이다.

또한 군을 과학화, 합리화한 다음 병력구조를 재편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이는 서로 권총을 손에 겨누고 협상 테이블에 앉자는 것이나 다름없는 발상이다. 서구인들이 악수를 하는 습관의 원천은 서로의 오른손에 권총이 쥐어져 있지 않다는 것을 확인하는데서 비롯된 것이다.

군의 과학화와 합리화 후 병력구조를 재편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병력구조를 재편한 후 과학화와 합리화가 앞당겨 질 수 있는 것이다. 현실적으로 군의 병력구조가 재편된다고 하면 군의 보직 및 이권이 줄어든다. 당연히 이해당사자인 국방부는 반대할 수 밖 에 없다.

한국 국민들이 이해해야 할 몇 가지 팩트

1. 북한군은 상당수 각종 경제 작업에 투입되고 있으며 군 규모를 70만으로 줄이는 계획을 갖고 추진중이다.

2. 개성공단의 건립으로 사실상 휴전선이 북상되고 있다(신동아 기사 참조)

3. 한국 국민들은 군 감축으로 생기는 비용은 생각하지 않고 군 감축으로 발생하는 장비 추가 비용만 생각한다. 한국군인들이 감축되어 사회로 나왔을 때 생산해 낼 수 있는 부가가치나 병력 숫자의 감축으로 발생하는 훈련비용 등의 각종 유지비 및 군이 차지하고 있는 토지와 같은 자원을 합리적으로 이용할 수 있으므로서 발생하는 각종 이득은 생각하지 않는 것이다.

4. 또한 한국 국민들이 생각하지 않는 것은 우리 군의 절반 가까운 숫자가 전투와는 거리가 먼 비전투 병과에 종사하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비전투 병과라고 해서 중요하지 않다는 것도 아니지만 이것은 우리 군이 그만큼 비대한 몸집을 갖고 있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다.

5. 군도 구조조정이 필요하다. 행정병과 같은 경우 정규군인 대신 공무원이 들어가 해도 상관이 없다. 전반적으로 공무원 숫자를 줄이는데 있어 찬성하는 보수적인 네티즌들이 어째서 군 복무기간 단축 및 군 구조조정, 모병제 실현이란 자본주의적인 판단에 대해서는 왜 비판적인지 이해할 수 없다.

이런 팩트를 고려했을 때 어려운 시기에 왜 돈 드는 병력재편인가 하고 따지는 것도 무의미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만일 지금의 군 구조를 유지한다면 새로운 무기를 도입하지 않을 것인가? 어차피 국방부는 지금의 군 구조 유지와 관계없이 새로운 무기를 계속 도입할 것이 너무나 분명하다.

또한 한국군 감축론 및 국방개혁을 반대하는 이들의 주장 가운데 중요한 것이 이라크 전쟁의 경우 사막전이었고 이 나라 전장은 산악전과 평야전이 복합된 전장 구조를 갖고 있으므로 병력 감축은 힘들다는 주장이다. 이런 주장은 한국군에 비 전투 병력이 과도히 많고(군사평론가 지만원 박사) 개성공단의 건립으로 북한군 배치가 변하고 있는 점, 북한군이 대량살상무기의 보유, 경제적 난관으로 사실상 대병력 보유가 어려워져 군 구조 개편을 하고 있는 점 등을 볼 때 적절치 못한 주장이라고 할 것이다.

역시 서울을 지키려면 상당수의 병력을 배치하는 것이 당연할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오히려 군 구조를 개편함으로서 더욱 확고한 서울 사수를 결행할 수 있다. 지금처럼 거품 낀 한국군, 군에 가기 싫어 마지못해 모인 청년들로 구성된 한국군은 오히려 개혁으로 거품 뺀 한국군보다 전투력이 더 떨어질 수도 있다.

군의 질 못지 않게 양도 중요하다. 그 주장은 설득력이 있다. 그러나 그 양도 시대 상황에 맞춰 바라봐야 하며 한국군의 상황에 맞게 개혁해야 할 필요가 있다. 한국군은 1개 군단 및에 수많은 사령부를 갖고 있어 그 통제속도가 매우 느려 구조조정이 필요하며 근본적으로 비전투 병력 및 군무원, 군 관련 공무원의 숫자도 매우 많다.

구조조정의 필요성, 슬림한 정부 조직의 필요성을 매일 설파하는 보수 네티즌들이 군 감축 문제에 대해서는 왜 그리 좌파적인 입장을 견지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 끝으로 이제 한국군은 모병제 시대를 준비해야 할 때가 오고 있다.

모병제를 도입하면 막대한 비용이 들어 안된다고 하는 이들은 우리 군이 지금 지불하고 있는 막대한 비용을 생각해 보라. 수많은 군인을 유지하면서 들어가는 막대한 비용과 그들이 사회에 나가 활동하지 못해 발생하지 못하고 있는 엄청난 액수의 부가가치를 생각해 보라는 것이다.

그리고 분명히 말하건대 이제는 군인에 대한 처우도 현실적으로 바뀌어야 한다. 이등병 한 달 월급이 5만원도 안 되는 이상한 현실은 하루 빨리 개혁되어야 한다. 봉급을 10만원으로 올린다고 해결될 사안이 아니다. 군인도 사람이며 정당한 처우를 받아야 한다.

이런 현실을 종합해 볼 때 조만간 모병제가 도입되어야 할 것으로 보이며 그 계획은 노 대통령의 시대에 입안되어야 할 것이다. 적어도 올해에는 모병제 로드맵이 잡혀야 하며 본격적인 모병제의 시행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은 것이고 그것은 엄청난 국민 혈세를 낭비하고 수많은 청년들을 헐값에 부려 온 부정적인 행위를 청산하는 국방 개혁의 출발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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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짱 2004-01-25 22:39:28
곽호성 기자님.. 정말 오랜만이네요! ^ ^
어디갔다 오셨어욤?~

2004-01-26 10:57:05
이제 서서히 활동을 재개할 계획입니다. 그럼..

공학도 2004-01-26 19:47:53
모병제는 반드시 도입해야 합니다.
저는 "모병제추진국민연대"라는 시민단체에서 활동중인 사람입니다.
곽호성 기자님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www.anticonscript.org 로 오시면 됩니다.

앞으로 좋은기사 많이 올려주세요. 곽기자님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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