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지망년(至亡年)이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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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지망년(至亡年)이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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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불과 일주일 여 후면 새해를 맞습니다. 우리는 연말을 맞으면 흔히 '다사다난했던 한 해를 보냈다'고 말합니다. 그런데 정말이지 올해처럼 정치, 경제 사회적으로 두루 복잡다단했던 한 해는 없었지 싶습니다.

저 개인적으로도 올 한 해는 그야말로 '운수가 몹시 나빠 아주 결딴이 났다'는 의미의 '지망년'(至亡年)이었습니다. 경제적으로도 몰락했고 그래서 주머니는 올 초부터 일찌감치 비어서 찬바람만 부유하기 일쑤였습니다. 그래서 올해는 여하간의 모임에도 잘 안 나갔습니다.

근데 어제 죽마고우에게서 온 "오는 일요일에 우리 불알친구들끼리 모처럼 대포나 한 잔 하면서 이 해를 보내고자 하니 빼지 말고 꼭 와라!"라는 전화는 차마 거절할 수가 없었습니다. 제 죽마고우들은 영원한 노스탤지어이자 변치 않는 동화와도 같은 살가움이었기에 말입니다.

친구는 "요즘 어찌 사느냐?"고 물었습니다. 그래서 "너도 아다시피 죽지 못 해 겨우 살긴 산다면 나 자신, 마치 행시주육(行尸走肉)과도 같구나..."라고 했지요. 그러자 친구는 "요즘 안 어려운 사람들이 어디 있냐? 하지만 보다 나은 새해를 기약하며 살아야 하는 것이 우리네 민초들의 똑같은 여망 아니겠니..."라고 했습니다.

주지하다시피 올 한해는 참으로 어수선했습니다. 수백만명의 신용불량자와 극빈에서 기인한 자살자의 속출, 그리고 어느새 세계 1위로 올라선 우리나라 이혼율의 현주소는 참으로 부끄러운 자화상입니다. 없는 서민들은 전기료와 연료비마저도 없어 이 추운 계절을 웅크리며 살고 있는 것이 저간의 현실입니다.

하지만 정치인들은 억대의 금품을 받아 챙기는가 하면 국민에 대한 그 어떤 희망의 메시지조차 보여주고 있지 못 합니다. 그래서 최근의 대선 자금의 수사에서 보듯 정치권의 도덕적 해이는 국민의 환멸을 넘어 아예 '응징의 대상'으로까지 전락했습니다. 사람은 누구라도 잠시 배가 고파도 살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희망마저 없다면 그 삶은 그야말로 '행시주육'(行尸走肉)에 다름 아닐 것입니다.

비록 지리멸렬한 삶일지언정 그 끝에 '희망'이라는 끈이 있다면 사람들은 누구라도 현실의 부박함을 애써 이겨나가는 것이지요. 하지만 올해처럼 지망년이 새해에도 지속돼서는 국민들은 이제 겨우 고작 하나뿐인 희망의 촛불마저 꺼지는 형국이기에 매우 우려스럽다 하겠습니다. 그래서 절실하게 소망해 봅니다. 새해엔 부디 정치인은 국리민복을 위해 노심초사해 주길, 극빈자와 이혼자가 아예 사라지길, 그리고 우리 사회에 상식과 정도(正道)가 강처럼 흐르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끝으로 성실하게 생업에 매진하고 있는 거개의 국민들이 성실히 일한 만큼 잘 살 수 있는 나라가 되길 역시도 함께 빌어봅니다. 올해는 비록 지망년(至亡年)이었지만 도래하는 새해는 늘상 희망년(希望年)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 절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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