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넘게 영국사람으로 살고있는 내 친구 얘기
30년 넘게 영국사람으로 살고있는 내 친구 얘기
  • 배이제
  • 승인 2012.02.11 09: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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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코미디를 보고 웃지 못한다

몇주전 우리 골프클럽의 년례 주요 시합중의 하나인 캪틴상(Captain's Prize,tournament competition) 시합에서 18홀을 다돌아서, 핸디캪 12인 베리 세이버리를 막상막하 접전끝에 1홀 차이로 따돌리고 이겼을때, 베리가 불쑥 조금은 볼멘소리로 "You can't do this to me"라고 말했다.

 

얼른 듣고는 기분이 별로 개운치 않았다. 우리말로 직역하면"너,나한테 이럴수 없잖아!" 아니면"너 이러면 않돼."로 생각이 되어서 말이다.

 

안 그래도 외국땅에 오래 살면서 어지간하면 넘어 가주고,양보하면서 어떤때는 손해와 득실이 걸려 있어도 져 주면서 사는것이 내나름대로 얻은 미덕이고,그래서 마음이 편하다.그런것 때문에 시간을 낭비 하느니 내 비지네스에 더 열중해 온것도 사실이다.

 

영국 현지인 직원들이 10년이상씩들 오래 일해 주는것이 고마워 일반 영국회사 보다도 더 많은 보너스를 주고, 참 그많은 세금, 소득세 40%-50%, 법인세 21%-27.5%, 사회보장세9%, 등등을 내면서도 좋은제도,환경,교육,의료,평등 등의 수혜를 받는 것으로 고마워하면서 산다.

 

그러나 조그마한 자존심이 건드려 질때면 참을수가 없다. 클럽하우스에 가서 런던프라이드 쓴맥주(London Pride Bitter)한 파인트(1 Pint=0.57 litre) 마시면서 우선은 이긴 기쁨에 환한 얼굴로 아는 영국친구들과 인사를 하고,기후 얘기,영국수상의 유럽 공동체 정상회담에서 격돌한 것이 영국에 어떤 이익을 가져다 주느냐 하고 떠들다가 집으로 돌아 오는데 여전히 베리의 마지막 말이 마음에 걸렸다.

 

마침 스콧틀란드에서 내려온 큰딸 내외와 한살짜리 손녀 알바(Alba)가 반가워 인사 하고는 잠간 언니 온다고 들른 막so 캐시(Casi,막내 딸 세영이의 별명)를 향해 아침에 한 시합 얘기를 얼른 얼른 하고나서,"야,베리가 나한테 'You can't do this to me'라고 했는데 이게 정확히 무슨 뜻이냐?나는 '너 이럴수 있니,나한테'로 받아져서 뽈이 좀 나있다"고 씩씩 거리며 얘길 했더니,두 딸이 모두 깔깔대고 웃었다.

 

"아빠,그건"I lost the game against you' just lost라는 거야.그냥 '내가 졌어' 라는 뜻이야"라고 했다.

 

영국에서 30년을 더 살았어도 아직도 이사람들의 바닥에 깔린 정서도 이해 못하고,일상생활언어의묘미한 차이를 감득 못하고 공연히 속으로 성질만 내고 있었으니 한심스럽기까지 했다.

 

몇년전 막내 캐시가 우리회사에 일하고 있을때 한번은 같이 버밍험에 있는 자동차회사와 큰 상담회의를하고 나오는데 "아빠,아빠가 영어 그렇게 잘 하는줄 몰랐어."하고 여기에서 태어난 놈이 얘기 했다. "야임마,비지네스영어는 아빠가 아주 잘 하는거야."

 

어려운 무역전문 용어도 쓰고 상담을 우리쪽으로 잘 이끌어 가면서 대화의 순서와 치밀함 그리고 준비해간 정확한 계수와 앞으로의 계획등을 펼쳤으니,사회생활 2년 짜리가 감동한 것이려니.더더욱 영어로 막힘없이했으니 말이다.

 

그런데 이게뭐야!아직도 영국 코메디는 반이나 이해할까? 그래서 남이 웃을때 가만히 있지 않느냐! 문화적,역사적,정서적,그리고 희화적 센스가 따라주지 못하니,우리가 쉐익스피어를 원문으로 읽었다 손 쳐도 얼마나 깊이있는 이해를 했으며,엘리오트의 번역된 시를 아무리 읽어도 그 속뜻을 얼마만큼 마음으로 느꼈겠는가!

 

내가 영문학 전공도 아니니 더할수 밖에라고 핑계댈 수도 있지만,대학 다닐때 경제원론 원서로 강의 듣고 학점도 따내지 않았느냐? 아마도 시험답안은 우리말로 쓴것같다. 그래도 30년넘어를 영국 영어본토에서 살았는데,마음 한구석에 자꾸만 내가 바보같이,다는 아니지만 조금은 그런 느낌이 든다.그래도 비지네스 영어는 제법 한다고 뻣대 보면서 말이다.

 

아무튼 남의나라말은 완전히 이해하고 구사하기는 어려운 일인것같다. 젊은 유학생들도 드물게 출중히 뛰어나지 않으면,학위를 마쳐도 이곳에서 취직하기가 어렵다고한다. 그나라의 모든것,정말로 '모든것'이 오랜시간동안 몸에 베이고 자기것이 되지 않으면 남의나라말 진짜로 잘하기는 수월치 않은것 같다. 그냥 멀리떨어져 있으며 친구들 그리운 마음으로 내 주위 일상 생활속의 일들을 담아 보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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