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시대(武人時代)와 우리네 정치 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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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인시대(武人時代)와 우리네 정치 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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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적인 경쟁주의적 정치 문화, 이제는 변혁되어야 한다

요즘 방영되고 있는 KBS 드라마 무인시대(武人時代)는 고려 무신정권(武臣政權)의 역사적인 사건들을 다루고 있는데 참으로 정치판의 비정한 모습을 적나라하게 담아내고 있다고 하겠다.

특히 중요 인물로 등장하는 무신 권력자(武臣 權力者) 이의방, 정중부, 경대승, 이의민 등은 기존의 전임자들 혹은 정적(政敵)들을 무참하게 참살하여 정치적인 실권을 잡았고 경대승은 그의 심복 김자격에 의해 배신을 당하였으며 앞으로 드라마 속에 등장할 최충헌 역시 이의민을 암살한 후 자신의 동생 최충수를 죽이는 골육상쟁의 과정을 통해 절대 권력을 획득하게 되는 그 역사적 사실들이 그려지게 될 것이다.

그들은 하나같이 "강한 자가 정당하다"는 냉혹한 권력 논리를 갖고 있었으며, "산중에 두 마리의 호랑이가 있을 수 없듯이 일인자는 한 명일 수밖에 없다"는 주장을 펴면서 그렇게 경쟁 상대들을 잔인하게 제압해 나갔던 것이다.

그런데 시대가 지난 지금, 우리네 정치판에서도 그렇게 칼만 들지 않았을 뿐, 그러한 이전투구(泥田鬪狗)의 모습이 심각하게 전개되고 있다고 하겠다. 그래서 일까? 사람들은 우리네 정치판을 무협지에 빗대어 묘사하곤 하며 얼마전 인터넷에서는 대선자객(大選刺客)이라는 정치 풍자 만화가 네티즌들로부터 큰 인기를 끌기도 하였던 것이다.

사실 요즘 우리 나라 정치 풍토는 흡사 철학자 홉스가 짐승의 세계와 다를 바 없는 인간의 자연상태를 묘사할 때 사용했던 그 표현인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 상태에 비견될 만하다고 하겠다. 즉 자신이 살아남기 위해 상대편을 물고 뜯는 정글의 법칙만이 통하는 몰인격적(沒人格的)인 양상이 그 풍토 속에 만연되어 있는 것이다.

다행히 외적으로라도 우리 나라 정치 체계가 소위 민주주의의 제도와 그 틀 속에 묶여 있기에 망정이지 만약 그렇지 않았다면 이미 상대편 정적(政敵)들을 무참하게 살상(殺傷)하고도 남을 만한 그런 끔찍한 일들이 오늘날에도 수도 없이 벌어졌을 것이다.

다시말해 이른바 총성 없는 전쟁 혹은 '모 아니면 도' 식의 제로섬(zero-sum) 게임을 펼치는 살기등등(殺氣 等等)한 극단적 경쟁주의가 곧 요즘 우리네 정치 문화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리하여 지금껏 정치권에서는 그 극단적인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어떠한 수단과 방법도 가리지 않는 일들을 자행해 왔던 것이며, 거기에 불법과 탈법이 난무하게 되었고, 그 일례로 지난 대선 때 한나라당이 주도한 '차떼기'와 같은 파행적인 일들이 생기게 되었던 것이다.

그리고 더더욱 안타깝게 우려하는 것은 기존 정치권의 그러한 극단적인 경쟁주의적 문화가 어느덧 전 방위적(全方位的)으로 확산되어 지금은 우리 사회의 모든 영역들 가운데 그 깊은 쓴 뿌리로서 자리 매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결국 그 동안의 현실 정치가 민족 공동체에게 희망을 주기는커녕 민족 공동체의 최대의 장애물 내지 걸림돌이 되어 발전적으로 나아가는 데에 있어서 오히려 그 발목을 잡는 형국을 만들어 왔던 것이다.

그러므로 아무리 정당의 존재 이유가 '정권 획득'이라고 하여도 그 자체가 정치의 본질적인 목적이 될 수 없다는 것을 각 정당들로 하여금 깊이 인식하게 만들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왜곡된 경쟁주의 문화를 척결하며, 나아가 공정한 룰 속에서 정정당당하게 경쟁하는 정치 문화의 변혁이 이루어 질 수 있도록 이제는 우리 국민들의 깨어 있는 의식이 요청된다고 하겠다.

특별히 성탄절을 앞두고 자신의 높아짐을 부인하고 오히려 비천한 삶의 자리(sitz im leben)로 오셔서 인류를 구원하신 그리스도의 낮아짐과 섬김을 되새기면서 우리네 정치가 높은 권력을 점하려고 하는 기존의 그 왜곡된 경쟁주의적인 교만을 포기하고, 그 대신 오히려 고통하며 소외되어 있는 국민들을 향해 낮아지고 섬길 수 있는 그런 그리스도 닮은 태도를 지닐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누군가가 "그러한 바램이 마치 '쓰레기통 속에서 꽃을 찾으려는 행동'과 같은 것이 아니냐?"라고 반문한다 할지라도 그러한 소망을 끝까지 간직하며 최선을 다해 정치 문화의 그 아름다운 변혁을 추구할 때 그 자체로 가치로운 것이며, 부족하지만 역사 앞에서 그 소임을 다한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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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 2003-12-17 12:20:57
무인시대 억수로 잼있데여~

나는 경대승이야~ 쿠쿠

살짝 분석 2003-12-17 12:36:11
경대승 갸, 꼭 놈현 닮았어 허는 짓이... 바로세우려는 정신은 좋은데 어째 하는 짓은 꼬장꼬장 하단 말이요.

그리구 이의민은 거시기 뭐냐하면 뱅렬이 닮았구 허는 짓이. 막무가네로 자기가 무슨 신라 재건이라도 할 듯이 착각 속에 살고 있는 모습이 처량도 하지.

ak 2003-12-17 13:18:54
말도 안되니더.. 노무현 닮았다니.. 하나도 안닮았습니다.

노무현 보다 백배 천배 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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