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순형 민주당 대표 부인 김금지님을 칭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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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순형 민주당 대표 부인 김금지님을 칭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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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간 아들이 백일 즈음의 일이었으니 21년 전의 일입니다. 하루는 저의 월급날이었는데 그날 오후에 아내로부터 "아들이 많이 아파서 소아과에 가 봐야겠다"는 전화가 걸려 왔습니다. 그래서 마침 제 사무실 앞에 소아과 의원이 있었기에 그리로 오라고 이르곤 월급을 수령하여 그 의원으로 갔습니다.

당시 혹한이 몰아치던 때였기에 그 의원은 울고 불며 보채는 아이들을 업고 온 엄마들로 인해 마치 저잣거리를 방불케 했습니다. 하지만 그 의원은 난방이 잘 돼 있던 관계로 훈훈하였기에 입고 갔던 코트를 벗어 앉아있던 의자에 벗어 두었지요.

간호사에게 제 아들의 진료접수를 하고 기다리는데 잠시 후에 뇨기(尿氣)가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여전히 아프다며 울며 보채는 아들을 업고 다독이던 아내에게 "나, 소변 좀 보고 올 테니 이 지갑 좀 가지고 있어~"라며 뒷주머니에서 지갑을 빼서 주려고 했습니다. 그러자 아내는 "내가 보고 있을 테니까 벗어놓은 당신 코트의 안주머니에 두고 갔다 와요"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화장실을 다녀오니 곧바로 간호사가 제 아들놈의 이름을 부르더군요. 그러자 아내는 들쳐업은 아들과 함께 의사가 있는 진료실로 들어갔고 저도 곧장 따라 들어갔습니다. 진료를 마치고 처방전을 받아 간호사에게 갔더니 아들의 감기약을 지어주기에 계산을 하려고 코트의 안주머니를 뒤적였지요. 그런데, 아뿔사~!

제 지갑이 어느새 감쪽같이 사라진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화들짝 놀란 저는 아내에게 "당신이 내 지갑 가져갔어?" 물었지요. 하지만 아내는 고개를 좌우로 크게 흔들었습니다. 다만 아내는 제가 화장실에 간 사이에 환기가 잘 안 되는 의원의 훈훈한 난방으로 인해 아들이 땀을 뻘뻘 흘리며 울며 보채자 잠시 잠깐 의원 밖으로 바람을 쐬러 나갔다 금방 들어왔다고 했습니다.

그러니까 그 사이에 누군가가 제 지갑을 몰래 강탈해 갔던 것이었습니다. 제가 한 달간 고생하여 수령한 적지 않은 월급이 그처럼 순식간에 연기처럼 사라지고 보니 여간 분기탱천한 게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분을 못 참아 마구 씩씩거렸지요.

하지만 아내는 침착했습니다. "여보, 내가 불찰로 인해 잃어버린 것이니 그만 잊어버려요..." 사무실(회사)로 다시 가서 돈을 꾸어 아들의 병원비를 지불했습니다만 제 월급의 도난은 아내의 말처럼 도무지 쉬 잊을 수는 없는 중차대한 사안이었습니다.

그래서 집으로 돌아와서도 제가 연신 씩씩대자 아내는 제 손을 넌지시 잡으며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당신이 술 한 잔 거하게 마셨다 치고 이젠 그만 잊어요. 당신이 자꾸 그러시면 나는 더 괴로워요!" 그러한 아내의 일종의 '격려'에 저는 그만 비로소 옹졸했던 제 마음의 빗장을 풀었습니다.^

지난 달 말에 민주당의 조순형 대표가 경선에서 승리하자 그 분을 40년 가까이 내조했던 <극단 김금지>의 대표이신 연극배우 김금지님의 기사가 신문에 실렸기에 유심히 읽은 적이 있습니다.

'미스터 쓴 소리'와 '미스터 바른 말'로도 불리우는 강직한 성품의 조순형 대표님이 그처럼 청렴하고 매사에 바른 말씀만을 하시는 근저에는 바로 부인이신 김금지님이 역할이 지대했다고 했습니다. 지난 13대 총선 때 조 대표님이 낙선을 하셨을 때도 김금지님은 "당선이 있으면 낙선도 있는 법"이라며 당차게 위로하셨답니다.

'세계를 움직이는 것은 남자다, 하지만 그 남자를 움직이는 것은 바로 여자(부인)다'라는 명언이 있습니다. 또한 '현명한 아내를 맞는 것은 평생의 보물이다'는 말도 있지요. 맞는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남편이 어렵고 힘들 때 '인생의 평생동지'인 아내의 격려는 그야말로 천군만마에 다름 아닐 것입니다.

저도 연전 사업에서의 실패로 인해 지금 역시도 그야말로 적수공권(赤手空拳)입니다. 하지만 아내는 무변하게 저는 물론이요, 자녀에게도 애정을 쏟아붓고 있으니 그저 고마울 따름입니다. 그러하기에 어서 오늘날의 빈한을 떨쳐내고 더 잘 사는 미래의 창출을 위해 오늘도 힘을 내어 생업에 전력질주하고 있는 것입니다.

내일은 아내가 김장을 하는 날입니다. 고생 할 아내를 위해 내일은 오전만 근무하고 귀가하여 아내의 바쁜 손길을 덜어줄 요량입니다. 김장김치의 버무림을 도와주고 김장을 마친 후에 아내가 만들 맛난 겉절이에 방금 지은 밥을 얹어 함께 나눠먹노라면 임금님의 수라상이 부럽지 않을 것 같습니다. 아내에게서 제가 늘상 격려를 받았기에 내일은 그래서 제가 아내를 격려 겸 칭찬도 함께 해 주려고 합니다.

"여보~ 김장하느라 고생 많았어, 근데 당신이 담근 김치는 역시(!) 맛있어~!"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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