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은 역시 마음의 양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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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펴자 미래를 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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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간만에 시립 도서관을 갔습니다. 옛날에, 제가 아주 어렸을 적엔 친구랑 매주 토요일에 모자열람실(아이들을 위한 동화책들과 어머니들을 위한 잡지류가 함께 있는 열람실)에 가서 동화책을 읽고 또 고심 끝에 몇 권을 골라 빌렸던 기억이 납니다.

해가 가면서 같이 가는 친구는 바뀌었지만 책의 향기는 변하지 않더군요. 그 때는 정말 책이 제 일상의 8할을 차지했던 것 같습니다. 가끔 우스개 소리로 얘기도 하죠, 제 인생에서 필요한 80%는 동화책에서 배웠다고 말입니다.

아무튼 그때 같이 책을 보러 갔던 친구들은 그 해 크리스마스 카드에 "올 해, 너때문에 책 많이 봤다!"라는 내용을 써주었던 기억도 납니다. 아직도 보는 친구들은 가끔 얘기합니다, 그때가 그립다고요. (저도 그립습니다...)

중학교 입학 이후로 모자열람실에는 발길을 끊게 되었고 아주 가끔 일반 열람실에서나 학교 과제를 위한 책을 빌리기만 했습니다. 그것도 아주 뜸했죠. 그런데 지난 일요일, 갑자기 든 충동으로 친구를 한 명 이끌고 도서관에 갔습니다. 빽빽히 책들이 들어차 있는 책장들을 보며 한참 고민하다가 며칠전 TV의 한 프로그램에서 얼핏 들은 바 있는 '최시한'의 "모두 아름다운 아이들"과 미국에서 처음 원서로 읽어 봤던 만화인 '아트 스피겔만'의 "쥐" 1,2권을 빌렸습니다.

그리고 왠지 부끄럽다는 친구를 데리고 정말 오래간만에.... 모자열람실도 가봤습니다. 문 닫을 시간이 가까워서인지 여남은 아이들과 엄마 몇 분이 계실 뿐 정말 호젓한 분위기더군요. 아무튼 전 그날 처음 깨달았습니다. 모자 열람실의 책장도, 책상과 의자도 저에겐 너무 작아져 버렸다는 사실. 눈높이 아래로 내려온 책장의 높이에서, 그리고 앉기 겁나던 의자에서 제가 이젠 너무 자랐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죠.

그때의 느낌이란--- 약간 슬프면서도 뭔가 뿌듯한, 그런 모호한 기분. 나중에 내 딸, 혹은 아들을 데리고 온다면 그땐 어떤 기분을 느끼게 될까요.. 우리 아이들, 그 아이들의 시대에도 여전히 책은 그들에게 미래를 열어줄까요? 우리에게 그랬던 것처럼...

도서관에 다녀온 이후 요즘은 집에서 시간 있는 대로 책을 읽었습니다. 도서관에서 빌려온 "쥐"도 다시 읽었고, "모두 아름다운 아이들"도 읽었고, 중학교 때 사서 읽었던 '유시민'의 "거꾸로 읽는 시계사"과 장 그르니에의 아름다운 산문집 "섬"도 읽었죠.

'헤세'의 "데미안"도 다시 읽었지만 여전히 전 그 문체에 반했을 뿐 저자가 제시하는 깊은 의미를 파악하기엔 제가 너무 모자라다는 걸 또 다시 느꼈습니다. 참, 얼마 전에 읽었던 뉴욕 출신 작가 '폴 오스터'의 "공중곡예사", "스퀴즈 플레이" 등의 소설들도 여러분께 권하고 싶네요. 꽤 젊은 신예 작가라는데 정말 펜놀리는 솜씨가 대단하더군요.

아무튼 "모두 아름다운 아이들"과 "거꾸로 읽는 세계사"를 읽으면서는 '좌파'라는 존재에 대해 다시 생각을 해봤습니다. 흔히 '좌'는 '우'에 비해서 부정적인 느낌을 안겨주는 것도 사실이고 어쩌면 그래서 그들이 '좌파'라는 이름을 얻게 된 건지도 모르지만... 말입니다. 무지해서, 용기가 없어서, 혹은 주위의 잣대 때문에 아예 신경을 쓰지 않아 버렸던 그 존재들, 좀 다시 생각해보려 합니다.

사실은 아직도 모릅니다. 생각해보면 모르고 사는 것이 너무나 많습니다. 책을 읽는 것으로 모든 걸 알게 될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여유 있는 시간 동안 책을 읽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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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장 2003-12-10 00:4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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