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은 조지 윌 : 1941년생인 조지 윌은 트리니티 대학을 나왔고, 옥스포드에서 석사, 프린스턴에서 박사를 했다. 내셔널 리뷰지에도 일 했고, 워싱턴 포스트의 보수견해를 대변하는 칼럼니스트이다. 야구를 좋아한다. 사진도 2006년 야구장에서의 모습이다. ⓒ 뉴스타운 | ||
2008년 11월 미국 선거에서 공화당은 참패했다. 대통령 선거에선 불과 2년 전만해도 이름도 알려지지 않았던 민주당의 오바마에게 공화당의 거물 존 매케인이 맥없이 졌다.
상원과 하원도 민주당이 다수당이 되어서 하원의장직도 민주당에게 넘겨주어야 했다. 당시 11월 선거를 앞두고 부시 행정부에서 국무장관을 지낸 콜린 파월과 존스 홉킨스 대학의 프랜시스 후쿠야마 교수가 오바마를 지지해서 공화당을 곤란하게 만들었다. 당시 공화당의 분위기는 거의 공황상태였다.
선거가 끝나고 나서 워싱턴 포스트에는 조지 윌(George Will)의 칼럼이 실렸는데, 참으로 인상적이었다. 워싱턴 포스트의 보수성향 칼럼니스트 조지 윌은 공화당에게 패배의식에 빠질 필요가 없다면서, 정치란 원래 그런 것이라고 했다. 조지 윌은 1976년 선거 후 공화당이 큰 좌절에 빠졌지만 곧 회복해서 1980년에는 백악관을 도로 찾았음을 상기시켰다.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닉슨이 사임하고 난 후 치러진 1974년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은 참패했다. 1976년 선거에선 포드 대통령은 2년 전만 해도 별로 알려지지 않았던 지미 카터에게 패배했고, 공화당은 상원과 하원에서 의석을 또 잃었다. 그러나 1978년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은 의석을 만회했고, 1980년 선거에서 로널드 레이건은 지미 카터를 누르고 대통령에 당선되어 1980년대 보수 전성기를 열었다. 이런 역사를 상기시키면서 조지 윌은 공화당에게 쇄신을 하면 회복할 수 있다고 조언한 것이다.
그리고 2년 후, 2010년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은 상하원 의석을 회복했고, 특히 하원에서 다수당이 되어 하원의장직을 다시 차지하는 데 성공했다. 조지 윌의 혜안이 놀랍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지난 2010년 초, 민주당의 어느 의원이 아는 사람을 통해서 저녁을 같이 하면 좋겠다고 해서 만난 적이 있었다. MB 때문에 만날 일이 없던 사람들이 만나게 됐다는 등 주로 덕담을 하는 자리였는데, 그 자리에서 내가 들은 이야기 중 기억에 남는 것이 있었다. 2007년 대선과 2008년 총선에서 너무 혼이 난 나머지 이러다간 민주당의 뿌리가 흔들리는 것이 아닌가 하고 걱정했는데, MB가 너무 오만하게 독주를 하는 덕분에 민주당이 정신을 차려서 지방선거에 임하게 됐다는 것이다.
그해 6-2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등 야권은 대승을 거두었지만, 서울시와 경기도를 지킨 청와대와 한나라당은 패배를 인정하지 않고 독주를 계속했고, 결국 한나라당은 재보선에 연패해서 오늘에 이르렀다. 돌이켜 보면, 그 민주당 의원과 만난 후 2년도 지나지 않았는데 상황이 완전히 반전된 것이다.
2008년 공화당 참패 후에 나온 조지 윌의 칼럼은 그런 점에서 반추해 볼 만하다. 닉슨의 실패 후에 레이건이 등장해서 공화당을 구했을 뿐 아니라 그 후 12년간에 걸친 보수 전성기를 만들어 냈으니, 실패는 성공의 아버지이고 위기는 기회라는 말이 실감이 난다. 이런 역사를 교훈 삼아 박근혜 전 대표가 이끌게 될 비대위가 좋은 결과를 가져 오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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