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실의 시대^^^ | ||
"어떤 사람이 사과 10개를 가지고 있었단다. 그 사람은 사과 10개 중에서 가장 못생긴 사과부터 먹기 시작했어.. 제일 예쁘고 맛있어 보이는 사과는 나중까지 아껴두려고 말이지. 그 사람은 제일 못생긴 사과, 두번째로 못생긴 사과, 세번째로 못생긴 사과.. 이렇게 못생긴 것을 골라서 먹었지. 결국 그 사람은 10개의 사과 모두 못생긴 것만 먹은 셈이 되어 버렸어.
또 다른 사람도 사과 10개가 있었단다. 그 사람은 앞의 사람과는 반대로 10개 중에서 가장 크고 아름답고 맛있어 보이는 사과를 골라서 그것부터 먹기 시작했어. 제일 예쁜, 두번째로 예쁜, 세번째로...
그 사람은 어땠을까?
나도... 두번째 사람이 되고 싶었다. 내게 주어진 사과, 가장 아름답고 커다란 사과만 먹고 싶었다.
- 박명희의《바람 속을 달리는 아이》중에서.
인생이란 비스킷통이라고 생각하면 돼요. 거기엔 좋아하는 것과 그렇게 좋아하지 않는 것이 있잖아요? 그래서 먼저 좋아하는 것을 자꾸 먹어버리면 그 다음엔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것만 남게 되죠.
난 괴로운 일이 생기면 언제나 그렇게 생각해요. 지금 이걸 겪어두면 나중에 편해진다고, 인생은 비스킷통과 같다고.
- 무라카미 하루키의 《상실의 시대》중에서.
첫번째는 내가 초등학교 때 읽었던 동화책에 나오는 잊혀지지 않는 구절이고(물론 이 책이 지금 내 수중에 없는 관계로 내 기억에 남아 있는 글줄을 따라 내 언어로 적어본 것이라 원문과 크나큰 차이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두번째는 최근에 읽은 "상실의 시대(노르웨이의 숲)"의 구절이다. 두 구절은 언뜻 보기에는 서로 모순되지만 모두 삶의 감추어진 진실을 얘기하고 있다. 그러므로 두가지 모두 그 입장에서 바라보면 진실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둘 중 하나를 굳이 고르라면 난 첫번째를 선택하고 이를 따르려고 노력할 것이다. 되도록이면 아름답게, 예쁘게, 멋지게... 이렇게 내게 주어진 삶을 살고 싶다. 물론 하루키의 말을 따라.. 때론 뜻하지 않게 못난 사과를 먹어야 할지라도 절망하거나 낙담하지 않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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