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기상관측이 시작된 이래 하루에 가장 많은 비가 내린 곳은 어디일까. 정답은 지난해 여름 태풍 『루사』의 영향으로 1년 강수량의 3분의 2 이상이 한꺼번에 쏟아진 강원도 강릉이다. 강릉에는 당시 870.5mm라는 엄청난 비가 내렸다.
2위 역시 대관령으로 같은 날 712.5mm의 집중호우가 퍼부었다. 공교롭게도 이들 지역에는 올해도 태풍 『매미』가 통과하면서 다른 지역에 비해 배 이상 많은 비를 뿌렸다. 또, 겨울로 접어드는 11월에도 거의 3∼4일 간격으로 비가 내리고 있다.
그렇다면 강원도 영동지방에 이처럼 강수현상이 집중되는 이유는 뭘까.
첫째는 태풍의 앞쪽에 위치한 영동지방이 다른 지역과 달리 태풍이 북상하면서 고수온 해역에서 발달한 고온다습한 수증기 에너지를 지속적으로 공급받아 비구름을 크게 발달시키기 때문.
이에 따라 대관령과 강릉을 중심으로 한 영동지방에 강한 수렴대(收斂帶)가 형성되면서 비구름대가 크게 발달하게 되는 것이다.
둘째는 지형적 요인과 기압패턴의 영향 때문이다. 이 지역은 평균 해발고도가 900m의 태백산맥을 경계로 산맥 분수령에서 해안 쪽으로 급경사를 이루고 있다. 우리나라 주변 기압계가 북고남저형(남쪽으로 저기압의 중심이 지나가고, 만주 쪽에 고기압의 중심이 형성)의 패턴을 이루면 영동지방은 북동풍이 지속적으로 불게 된다.
이처럼 바다에서 불어오는 다습한 북동기류가 육지에 도달하자마자 산맥에 부딪혀 강수현상이 자주 발생한다.
요새 방송이나 신문에서 "강원영동지방은 북동기류의 영향으로 흐리고 비가 내리겠다"는 말을 자주 듣게 되는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겨울철 강원영동지방에 눈이 집중되는 것도 같은 원리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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