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가능성'에 자신감 찾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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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가능성'에 자신감 찾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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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회 남도농업박람회를 마치고

^^^▲ 류인섭 전남농업기술원장
ⓒ 백용인^^^
지난해 시작해 과분한 칭찬까지 받으며 최근 두 번째 치러낸 남도농업박람회의 실무 책임자로서, 작은 소회(所懷)를 밝히는 것으로 감사의 뜻도 함께 아우르고자 한다.

"착한 농심과 어진 소비자의 만남"을 푯대로 내걸었던 이번 남도농업박람회 준비과정에서 우리가 새롭게 발견하고, 집중적으로 "공략" 한 주제는 "도농(都農)간 신뢰와 친교 강화"였다. 이를 위해 직원들이 전국 곳곳에 플래카드를 걸고 다녔고, 독지가의 협찬을 받아 서울 강남 한복판 테헤란로 대형 전광판에도 소비자를 모시겠다는 광고를 띄웠다.

1년 만에 만난 각지의 농업인들은 서로 얼싸안고, 그간의 안부 인사를 나누며 십년지기들처럼 어울렸다. 나누는 얘기도 많았고, 서로의 캠프를 돌며 격려하고 부러워하고 배우고 나누는 모습은 감동적이었다. 왜 진작 이런 모임이 없었느냐고 푸념을 늘어놓는 이도 있었다.

환상적이라는 평가를 받은 농업기술발전관 같은 "새 기술" 캠프는 농업인과 도시 소비자가 몰렸고, 기대 이상의 특수(特需)에 관계자들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고 보니 우리 농업인과 농촌이 횡적(橫的)인 연결이 이제껏 크게 부족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웃 마을과 교류하는 것처럼 먼 지역 작은 공동체들 간의 교류도 긴요한 것이 아닌가. 또 대학은, 기업은 그들에게 별나라였던 것이었다. 기술 교류라고 해봐야 자기지역의 기술자나 작은 규모 상인들이 고작이지 않았던가?

해남에서 온 어떤 40대 여성 농업인은 ‘눈이 환해지는 것 같다.’고 얘기했다. 기술, 친구, 소비자 등이 한곳에 모두 있다는 것이 농업인들에게 참으로 좋았다는 얘기다.

50만 명에 이른 인산인해의 인파가 현장에서 구매한 농산물도 적지 않았다. 눈 좋은 국내외 바이어들도 바빴다. 인터넷도 세상을 바꾸고 있고, 세금 내는 대가로 시켜주는 여러 교육도 있지만 그게 어디 그들 모두에게 쉬운 일인가.

이런 성과는 도정 책임자인 박태영 도지사님의 아이디어와 많은 관심, 지원 덕분이고 ‘소득창출로 잘 사는 전남실현’이라는 정책의 소산일 터이다. 축제분위기에서 지금까지 어렵게 생각했던 일들이 쉽게 풀려가는 것을 보면서 농촌진흥 공직자인 필자도 이제껏 헛 다리만 짚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적어도 이제 침몰 상황의 우리 농업이 당장 겨냥해야 할 표적은 명확해진 것 같다. 농업인이 새로운 과학기술사회의 역동성과 상호작용성(相互作用性)을 이해하도록 소위 ‘마인드’를 바꿔야 하는 것이다. 농업의 활로(活路)중 하나인 ‘관광농업’은 이런 농업 스스로 토대의 변화 위에서 비로소 가능한 것이다.

어느 지역에서도 이루지 못한 ‘농업인의 용기와 자신감 회복’의 증거를 이번에 수도 없이 보았다. “우리가 선량한 마음으로 최선을 다하면 결코 소비자는 우리를 버리지 않는다.”는 확신과 결의가 나주 들녘에 물결쳤다. 농업인들의 자신감은 소비자들에게 듬직함으로 느껴질 것이다. 우리 농업인들은 행사 이후 참여해준 이들에게 깍듯한 감사인사도 잊지 않았다. 예의바르고 당당한 농심이었다. 반성하고 보완할 점도 많지만 우리 농업인들은 스스로를 도와 기어이 해냈다.

농업인과 관련공무원들이 정성과 땀과 열정으로 빚은 작품은 예술품처럼 참으로 아름다웠다. 서울서 온 어떤 바이어는 꼼꼼히 챙겨보니 사흘을 돌아도 부족했다고 말했다. 중국의 농업전문가도 감동적이라고 부러워했다.

우리나라 숲의 공익적 효과는 50조원에 이른다고 하는데 우리 농업인이 지키는 농촌의 공익적 효과는 얼마나 될까? 또 이들 농업인들이 새롭게 가지게 된 당당한 자신감과 시대변화에 적응해야만 살 수 있다는 인식은 얼마로 측정될 수 있을까? 그것이 이끌어 낼 ‘새 농업’의 가치는 또 얼마나 될까 생각하면서 그간 남도농업박람회에 성원과 협조를 해 주신 모든 분들께 우리 농업인들의 마음을 모아 깊은 감사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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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익적효과 2003-11-26 21:57:56
그옛날 새마을운동 시작할때 안동농고 학생들과 선생님 농촌지도소 공무원
벼이삭 포기를 늘리기에 온힘을 기울였지요. 그때가 생각납니다. 우린 어느틈에
명품과 브랜드를 선호하게 되었는지? 농민의 손바닥에 굳은 살은 삶의 정직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인데 태양에 그을렀다고. 명품이 아니라고 전부 그렇게 여기지요. 그러나 농민들의 굳은 손바닥엔 진실이 있습니다. 정직한 노력을 했노라는 정직 말입니다. 백용인 기자 좋은 기사 잘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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