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촛불 집회현장에서 만난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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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 촛불 집회현장에서 만난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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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을 높이 들어야 한다. 그 선두에 우리 노동자가 앞장설 것이다"

 
   
  ^^^▲ 광화문 교보문고 앞에 다시 타오른 촛불사진은 지난 해 11월 교보문고 앞에서 있었던 여중생 추모 촛불시위 모습
ⓒ 뉴스타운 자료사진^^^
 
 

지난 9일 노무현 정부의 노동정책에 분노한 노동자들이 던진 화염병으로 불바다를 이뤘던 광화문 네거리가 이번엔 같은 노동자들이 피워 올린 촛불로 활활 타올랐다.

오전의 쌀쌀했던 냉기가 서서히 몸 속으로 스며들기 시작한 17일 오후 7시 30분, 서울 광화문 교보빌딩 옆은 '손배·가압류가 없는 세상', '노동탄압이 없는 세상', '비정규직 차별이 없는 세상'을 염원하는 150여 명의 마음들이 촛불로 변해 어두운 도심을 수놓고 있었다.

이들은 미군 장갑차에 의해 아까운 목숨을 잃은 여중생들을 추모하기 위해 지난해 말부터 이 곳에서 계속되고 있는 촛불집회에 참석한 사람들이었다. 특히 이날부터 민주노총이 퇴근하는 노동자들에게 집회 참석을 지시함에 따라 평소와 달리 노동자들의 모습이 간간이 눈에 띄었다.

"억울하게 죽어간 노동자들의 넋을 위로하고, 노동탄압 중단을 촉구하는 촛불을 높이 들어야 합니다. 그 선두에 우리 노동자가 앞장설 것입니다."

최근 노동탄압에 항거해 목숨을 끊은 노동자들의 원혼을 위로하는 해원굿을 묵묵히 바라보던 이용숙 씨(여. 28)는 자신도 비정규직 노동자라고 했다. 인근 안국동의 한 사무실에서 시간제로 일하고 있다는 이 씨는 "비록 민주노총에 소속된 조합원은 아니지만 계약직 노동자가 인간다운 삶을 찾을 그날까지 각종 집회에 적극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 뉴스타운 자료사진^^^  
 

지난 5월부터 하루도 빠짐없이 촛불집회에 참여하고 있다는 시민 김기석 씨(25. 서울 용산구 후암동)도 "취임 초기 노동자들을 위한 정책을 펼쳐나가겠다던 노무현 대통령의 약속은 불과 9개월 여만에 거짓으로 드러났다"며 "이제 촛불시위를 반미만이 아닌 반 노무현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흥분했다.

내년 대학을 졸업한다는 김 씨는 "요새같이 극심한 취업난에 일하고 싶은 의욕마저 떨어진다"며 "정부는 노동정책은 물론, 청년 실업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날 집회에는 삼성생명의 부당한 정리해고에 맞서 서울역에서 천막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는 삼성생명 해복투 소속의 노동자 10여 명도 참석, 눈길을 끌었다.

"오늘 또 한 명의 동지를 저 세상으로 보냈습니다. 얼마나 많은 노동자들이 더 죽어나가야 합니까."

지난 98년 해고됐다는 오 모씨(여)는 "현재 노숙농성 중인 80여 명 가운데 위원장 등 일부가 단식을 계속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노동형제, 이 땅의 민중들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달려가겠다"고 결연한 의지를 나타냈다.

이날 참석자들은 앞으로도 촛불집회를 꾸준히 계속하기로 하고 경찰과 별다른 충돌없이 1시간 여만에 평화적으로 집회를 마쳤다.

"비록 오늘 집회에 노동자들의 조직적인 참여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내일(18일)부터는 촛불 집회에 노동자들의 본격적인 참여가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왜냐하면 손배·가압류와 노동탄압, 비정규직 문제 등 노동자들을 죽음으로 내몬 가혹한 현실이 전혀 바뀌지 않았으니까요."

집회를 마치고, 또다시 천막농성을 위해 서울역으로 향하는 오 씨의 말에는 이날 집회에 많은 동료 노동자들의 모습이 보이지 않은 아쉬움이 배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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