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관주의는 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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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관주의는 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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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미디어의 대선관련 보도행태와 MBC 미디어비평

 
   
  ^^^▲ MBC '미디어비평' 로고^^^  
 

얼마 전 국제구제금융(IMF)을 겪으면서 어려운 경제에 시달리던 국민들이 "차라리 그 때(군사독재정권시절)가 좋았다" 라고 말했던 것이 기억난다. 얼마나 경제적으로 어려웠으면 그런 말을 다했을까? 실직의 아픔을 겪을 바에야 아무 것도 모르고 일만 하며 살수 있었던 그 때를 동경하는 것이 아닌가. 배부른 투정일 수도 있었겠지만 그 말의 의미를 부정하고 싶지 않음은 사실이었다.

지금의 미디어 현실을 보면서 차라리 한결같이 침묵하던 그 때가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겁 없는 생각을 해본다. 무엇보다도 현실 판단의 기준이 되어야 할 미디어가 진보와 보수 양대로 나뉘어 싸우는 꼴(비록 그것이 제2의 민주화운동이라 할지라도)은 과거 군사정권시대에 하나같이 총칼이 두려워 억울한 침묵으로 일관하던 때보다 국민에게 더 큰 혼란을 주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에서이다. 무엇이 객관주의인가? 6하 원칙에 입각하여 서로를 비방하는 것이 객관주의인가?

이 번 16대 대선후보 경선과 관련한 각 미디어의 보도 행태는 큰 실망이 아닐 수 없었다. 이번 경선은 우리 나라의 민주주의의 발전에 기여하는 바가 눈물날 만큼 크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각 언론은 그러한 성스런 의의를 해하고 있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든다. 이번 민주당 국민 경선과 관련해 MBC는 보수적 언론에 대항해 적극적인 노무현 가드에 나섰다.

중립적 시각과 권위적 성격을 자랑하는 MBC언론이 어떻게 적극적인 노무현 가드를 할 수 있겠는가? 아무리 뉴스 보도 프로에서 교묘한 편집과 구성 논조를 통해 가딩을 한다 할지라도 직접적으로 현란하게 공격하는 보수언론의 방식에 맞설 수가 있는가? 또 그러한 감각에 둔한 시청자들에게 과연 기대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겠는가?

향 후 이러한 정국을 예지한 것일까 MBC는 '미디어 비평'이란 프로그램을 만들고 스스로에게 타 매체 적극비평의 권한을 부여하였다. 그리고 지금은 물 만난 고기처럼 중심 잃은 언론을 현란하게 비판하고 있다. 이는 너무도 바람직한 현상이 아닐 수 없건만 씁쓸함이 생기는 건 왜일까?

미디어는 신문(조. 중. 동)이다

지난 3월15일 방송 "특정후보 편들기 안된다"에서부터 4월19일 "풍자와 왜곡의 차이"까지 미디어 비평은 단 한 주만을 제외하곤 각 신문사의 노무현 비방에 대한 입장 옹호를 대변하고 있다.

이러한 지적에 대해 한겨레신문의 미디어 비평은 이렇게 얘기한다.

"일부 논자들은 왜 주제넘게 신문의 논조를 문제 삼느냐 또는 왜 특정 신문만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느냐 하는 점을 들어 불공정하다고 주장한다. 왜곡과 조작을 업으로 삼고 있는 일부 신문의 논조를 문제삼는 것은 당연하다. 언론권력화를 선도하는 '주범'을 두고 '종범'을 표적으로 삼을 수도 없는 일이다."

이게 무슨 해괴한 발언인가 언론 왜곡과 편파보도에 주범 종범이 어디 있단 말인가? 아니면 다른 신문이나 매체는 비평할 소지가 없는 것인가?

"떴다떴다 노무현, 노무현은 대통령!" 3월 28일자 한겨레 21 표지기사

"노무현 뜨니 민주당 활짝, 시민들 개혁 기대감 속에 영남표 급속 이동"
"금강산 관광정부보조금 지급을 반대하는 이인제 한나라 당과 똑같다"

이상은 3월 22일자 한겨레 신문

"이사모의 회원 이회창 이인제 응원" 3월 25일자 한겨레 만평

이 정도로는 조,중,동에 비해 비평할 가치가 없다는 얘기인데 그렇다면 '오 마이 뉴스'는 어떤가?

그 동안 '미디어 비평'은 '오 마이 뉴스'를 대안적 언론으로서 주장해 왔다. 그러다 2월 22일분 방송에서 '오 마이 뉴스'와 노무현 후보의 토론회를 가로막은 선.관.위의 행위를 지적하고 '오 마이 뉴스'를 정식 언론으로 인정할 것을 주장했다. 더불어 결국엔 성사된 토론회의 사적인 대화장면을 보여주는 것도 잊지 않았다.

'오 마이 뉴스'가 어떠한 단체인가 최소한 대선과 관련해 특정 후보를 공식 지지하는 인터넷 언론(?)사 아닌가? 동맹 관계임을 가만할 때 비판은 바라지도 않더라도 그들의 기사를 인용 보도함에 있어서는 다소 자제를 해야 할 것 아닌가? MBC가 매체 비평에 있어 2중 잣대를 사용한다는 시청자들의 의견을 결코 묵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강력한 방어는 최선의 공격이다

한국언론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87년 대선 당시 유권자들이 후보자에 관한 정보입수의 수단으로 TV가 44.7%, 신문이 33.1% 이던 것이 92년 대선에는 TV가 41.3%, 신문 잡지가 19.3% 기타(가족 등 주위사람, 홍보물, 유세 등)24.2%로 변화하였고, 97년 대선후보 3자 토론회의 경우 50%이상의 높은 시청률을 보였다고 한다.

 

 
   
  ^^^▲ MBC 미디어비평 홈페이지와 성경환 진행자
ⓒ 뉴스타운^^^
 
 

이처럼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방송 매체가 상대적으로 열악한 인쇄 매체에 대해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는 것은 대선과 관련해 "잘못된 언론보도의 비평을 가장한 특정후보의 지지"로 비춰 질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대선과 관련한 전파매체의 영향력이 갈수록 급증하는 가운데 MBC는 특정정치인의 입장 옹호와 관련 일부언론과 물고 뜯고 싸우기에 (그것도 족벌 언론이라는 이념적 용어까지 써가며) 제한되고도 소중한 전파의 힘을 낭비하는 것은 어떠한 이유에서건 인정될 수가 없다는 것이다.

자기머리부터 잘 깎아야지

언젠가 '미디어 오늘'에서 현 MBC의 사장인 김중배씨가 '민교협의 언론개혁운동'과 관련해 올바른 비판자의 관을 제시했던 게 생각난다.

"교과서란 역시 교과서일 뿐인가. 남에겐 가혹하면서도 자신에겐 준열하지 못한 이 땅의 언론은 민교협의 언론개혁운동이라는 새로운 물결을 불러들이게 됐다. 명색 '언론인'이라는 이름으로 글을 쓰는 있는 사람으로서 그것이 슬프고 그것이 씁쓸하다. 이 땅의 언론은 얼마나 더 많은 운동을 기다려서만 제머리 깎기의 자정에 나설 것인가. 마침내는 그 끝머리에 엉뚱하게 불거 나올지도 모를 또 다른 '타율' 의 회오리가 없다고만 장담항 수 있을 것인가", "감시자거나 비판자란 오히려 남에 대해서 보다 자신에게 더욱 준열한 비판정신의 소유자여야 함을 못박아두고 싶다."

비평의 사전적 정의를 살펴보면 "비평가란 사물의 좋고 나쁨, 옳고 그름 따위를 평가하는 사람이라 나와있다. 이는 비판자 또는 언론이 국민이 세상을 판단하는데 있어 기준이 되며 절대적인 존재가 되는 것이다. MBC가 비판자의 역할을 자청하고 나선 점에 있어선 더 이상의 딴지를 걸고 싶은 마음은 없다.

보도가 진정으로 올바른 언론으로서 자리잡기 위해서는 단순히 깨끗한 보도가 필요하다는 선언만으로는 부족하다. MBC가 언론의 선구자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자신의 입지 굳히기보다는 이전의 입장에 확고 부동한 이들을 설득하고 포용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자성의 목소리가 앞서야 한다는 것은 두 말할 나위 없는 것이다. 대안 없는 비방은 시청자로 하여금 합리적인 대안을 선택하기 어렵게 한다. 즉 사태의 본질을 이해하기 어럽게 하는 약점(?)이 있다.

진정한 객관주의라는 것은 다양한 관점을 제시하고(하나 잡아서 까는 것이 아니라), 그 관점들의 주장하는 바를 논리적으로 설명하여, 시청자로 하여금 스스로 자신의 의견을 정립할 수 있도록 돕는 포괄적 의미의 객관주의이다.

이번 대선 보도의 성실한 노력과 성과로 한국의 대표언론이 되는 MBC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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