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 안철수를 원하는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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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은 안철수를 원하는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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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상윤의 나 사랑과 정의를 노래하리이다]

 
   
  ▲ 박근혜 전대표와 안철수 교수
ⓒ 뉴스타운
 
 

안철수 돌풍의 5일간 드라마가 끝난 이후에도 여전히 안철수 신드롬은 식지 않는다. 계획된 언론보도와 여론조사가 춤을 추고 있는 한 이 드라마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 분명하다.

국민이 바라고 있는 핵심 키워드는 안철수도, 박원순도, 오세훈도, 그 누구도 아니다. 즉 인물이 아니라 기성 정치에서 벗어난 새로운 지도자상일 뿐이다. 그런 희망에 언론이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안철수라는 인물을 접목시켰고 예상대로 그 바람은 태풍으로 돌변했다.

정치가 격랑의 산맥을 넘지 못해 비틀거리면 항상 거물이 등장하기 마련이다. 더욱이 가장 원초적이라 할 수 있는 먹고 사는 것이 힘들어 지면 국민들은 한 결 같이 이 문제를 해결해줄 적임자를 찾게 된다.

그 적임자는 자신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거물이 되어 나타났다. 순풍을 맞은 거물은 국가 통치자의 열쇠를, 그렇지 못한 거물은 한순간에 나락으로 떨어지는 일이 지속적으로 반복하는 것이 정치생리다.

3김 시대가 막을 내린 이후 새로운 인물을 갈구하던 정치판에 이회창, 이인제, 노무현, 정몽준이라는 인물이 안철수처럼 나타났었다. 그러나 노무현을 제외하고는 모두 국민들로부터 인정받지 못하고 살얼음판 같은 정치현실에서 고배를 마실 수밖에 없었다.

대쪽 이회창, 리틀 YS 이인제, 월드컵 수훈자 정몽준이 안철수라는 인물 보다 똑똑하지 못해서도 아니다. 이들도 한때는 여론조사 상 안철수 돌풍에 버금가는 국민적 지지를 받았던 인물들이다.

이들은 자신의 이미지를 정치력과 결합시키지 못한 큰 결함을 갖고 있었던 반면, 노무현은 철저하게 정치와 결합시키는데 성공한 케이스다. 이것만 놓고 본다면 안철수 교수 역시 자신의 이미지를 정치력과 결합시키지 못하면 이들과 별반 다르지 않는 결과에 봉착할 수밖에 없다.

“아무리 똑똑한 사람도 정치판에만 들어가면 벙어리가 된다” 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똑똑하기로 치면 둘째가라면 슬퍼할 인재들이 여야 정치권에 수두룩하다. 그들이 머리만 맞대면 대한민국은 진짜 살맛나는 나라가 될 수 있다. 그런데 어떤가. 흔히 말하는 우스갯소리가 현실이다.

안철수라는 인물도 정치권에 들어가면 별반 다를 바 없다는 것이 중론이다. 정치 속성상 입바른 소리, 혼자만의 주장, 옳은 것만 찾아 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 때로는 다수의 중론을 따라야 하고, 혼자만의 주장을 접어야 하는가 하면, 싫은 일도 마다않고 해야 하는 것이 정치생리다.

안철수 교수 혼자서 고군분투한다고 될 일도 아니다. 오히려 정치력 없는 지도자는 결국 스스로 정치권에서 나와야 하는 결단을 내려야 한다. 현재의 정치 환경이 180도 바뀌지 않는다면 안 교수도 결국 정치에서 발을 떼야 하는 절차를 밟을 수밖에 없다고 본다. 비약적인 해석 같지만 안 교수가 정치적 기반 없이 시장이 되거나 대통령이 되어도 문제다. 현실정치와 끝까지 충돌을 일으켜야 하고 그렇다 보면 오세훈 전 시장과 같은 전철을 밟을 확률이 상당히 높다.

쉽게 말해 안 교수는 제3의 정치 세력으로 부상만 했지 지금의 여론조사만을 믿고 서울시장 보궐선거나 대선에 나간다면 그 결과는 불을 보듯 뻔하다. 그 고베는 문국현 전 창조한국당 대표가 뼈저리게 경험한 대표적인 사례다.

정확히 말한다면 안철수 신드롬은 안 교수가 훌륭하고, 깨끗하고, 정직하고, 순수하다는 것과 서울시장으로서 얼마나 적합 하느냐는 것과는 별개다. 현 정치권에 대한 환멸의 분출이며, 현 정치에서 벗어난 새로운 지도자상을 간절히 바라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다.

지지율 50%도 변수가 가장 많은 층이다. 정당정치가 있는 한 50%대의 정당 고정표는 항상 존재한다. 이는 30%대의 한나라당 고정표나, 20%대의 민주당 고정표를 빼고 보면 상당한 유동성을 가진 지지층이다.

2008년 제18대 총선투표율은 60.6%, 2007년 실시한 제17대 대통령 선거 국민 투표율은 63.1%대다. 이러한 투표율에서 안 교수가 얼마나 많은 표를 받을 지는 미지수다.

“여론은 1등인데 뚜껑을 열어보니 꽝 이더라”는 말이 있다. 안 교수 역시 정당정치 아래서는 여야 고정지지층이 50% 이상 변심해서 밀어주지 않는 한 여론과는 전혀 다른 결과가 나타날 수 있다.

앞에서도 말했듯이 안 교수의 여론상 지지도는 정치세력화 하지 못하면 물거품이 될 수 있다. 적어도 총선이나 대선 투표율이 80% 이상 올라가지 않는다면 지금의 깨끗한 이미지를 그대로 간직하는 것이 개인을 위해 바람직한 선택일 수도 있다.

안 교수의 지지율 50%는 국민들이 현 정치권을 향해 환골탈태 하라는 경고의 마지막 카드를 빼든 사회적 인식이 빚어낸 결과다. 이중 25%는 이 문제가 희석되면 본래대로 회귀할 것이며, 또 다른 인물이 나타나면 수평이동 할 개연성이 높다. 또 이중 절반가량은 민심은 따라가지만 실제 선거에 얼마나 참여할 지 가늠하기 어려운 층이다.

솔직히 안 교수를 박근혜 전대표와 비교하는 것도 무리다. 안 교수가 현 정치권에 들어와 박 전 대표만큼 큰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지, 정직, 신뢰, 약속, 준법성, 도덕성을 언제까지 지킬 수 있는지 전혀 검증되지 않았다.

혹자는 욕할지 모르지만 한나라당의 변함없는 30%대의 지지율은 박근혜의 공덕이다. 그가 이명박 후보와의 경선에서 깨끗하게 승복하고, 정권재창출 후 이율배반적인 대접을 받고 있으면서도 정직, 신뢰, 약속을 지키고 있는 그 모습에 국민들이 지지를 보내주고 있는 것이다.

웃기는 예기일지 모르나 국민들의 한나라당에 대한 감정이 극에 달했다고 친다면 박 전대표가 한나라당을 나와 신당을 차린다면 안철수 신드롬은 한순간에 수그러들 수 있다. 수많은 국민들이 박 전대표가 손가락질 받는 한나라당에 있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 그러나 그는 당원들과의 신뢰와 약속을 지키기 위해 오로지 올곧은 길로만 가고 있다.

필자는 현재의 정치권에 몇 가지 주문을 하고자 한다. 그것은 현 정부가 가장 낮은 점수를 받을 수 있는 ‘소통부재’를 하루속히 뒤 집어 엎어 ‘소통원활’로 바꿔야 한다.

소통은 눈부신 과학의 발달과 함께 동반성장하고 있는 IT기술과 함께 빠른 속도로 변해가고 있는데, 정치는 여전히 아날로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필자도 인공지능이라는 공학을 전공한 사람으로서 IT기술의 진척성이 얼마나 빠른지 잘 알고 있다. 스마트 폰 1000만명 시대와 SNS문화는 안철수 신드롬보다 더 강력한 신드롬도 순식간에 생산할 수 있는 폭발력을 갖고 있다.

솔직히 말해보자, 스마트 시대의 최종 위너는 권력의 생각대로가 아니라 대중의 생각대로 움직인다는 것이 확실히 입증됐다. 단 몇 초 만에 전 세계인이 함께 공감하고 행동 할 수 할 수 있는 여론을 언제든지 조성 가능한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때문에 철저하게 정치가 토론을 바탕으로 선진화되어야만 한다. 지금의 국민들은 편 가르기 이념적 논쟁에는 관심이 없다. 이번 안철수 신드롬이 이를 잘 증명해 주었으며, 여야를 가리지 않고 새로운 인물을 갈구하고 있다는 것을 본다면 하루속히 우리 정치가 편 가르기 논쟁에서 빠져나와야 한다.

당의 정체성과 표를 얻기 위해 내세웠던 편 가르기 이념논쟁이 국민들을 즐겁고 행복하게 해주지 않는다는 사실을 국민들은 알았다. 그나마 20-30대는 이런 문제에 더 관심이 없다.

IT문화의 중심에 선 20-30대 유권자들은 과학적이며 창의적이고 생산적인 토론으로 이제는 우리 정치문화도 진정한 국민 중심의 성숙된 자유민주주의의 모습으로 발전하기를 원하고 있다. 여기에 철저하게 국민과의 소통을 접목해 줄 것을 바라고 있는 것이다.

필자도 수없이 지적했지만 국민들은 배고파 죽겠다고 야단인데, 이 정부는 누구도 돌보지 않았다. ‘잘사는 나라 배고픈 국민’이 너무 많은데 정치권과 정부는 나 몰라라 했다. 결국 그 환부는 ‘현 정치 환멸’ 이라는 결과로 나타났다. “올 것이 왔다”고 한 이 대통령의 말도 우습기는 마찬가지다. 이런 문제가 올 줄 알았다면 알았을 때 극약처방이라도 했어야 한다. 그랬다면 이런 처참한 결과는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우리는 얼마간 안철수 신드롬이라는 감기를 앓으며 서울시장 보권선거를 치르게 된다. 그리고 내년이면 총선과 대선을 치르게 된다. 우리는 오세훈 파동을 통해 안철수 신드롬을 알게 됐고, 안철수를 통해 또 다른 인물을 찾고 있다.

오세훈에게는 있지만 안철수에게는 없는 것이 있고, 안철수에게는 있지만 오세훈에게는 없는 것이 있다. 진짜 앞으로의 선거에서는 조금은 모자라지만 정직하고 진솔한 사람을 선택하자 그래야만 4년 뒤 우리는 오늘과 같이 똑 같은 열병을 앓지 않는다.

한인 최초 미국 연방하원의원에 당선돼 3선을 지냈으며 현재 한국에 자신의 이름을 딴 ‘김창준 미래한미재단’을 발족, 한국의 정치 선진화를 위한 캠페인을 펼치고 있는 김창준 전 미하원의원은 “지난 65년간 정당이 가지고 있던 공천권을 국민에게 돌려줘야 한다”며 서명운동을 하고 있다.

맞는 말이다. 정당이 가지고 있던 공천권을 국민에게 돌려주어야 권력만을 추구하는 정치를 생활정치로 바꿔나갈 수 있다. 이것이 안철수 신드롬보다 오히려 정치권에 던지는 메시지가 더 크다고 본다. “정치의 선진화 없이는 경제발전도 미래도 없다”는 김 전 의원의 메시지가 꼭 우리 정치권 깊숙이 스며들기를 바란다.

한 가지 더 바람이 있다면 언론도 너무 거창하거나 과대포장에서 빨리 벗어나 안철수 신드롬이 던지는 메시지가 우리 정치권에 오롯이 녹아들도록 해야 한다. 작은 양보와 배려 그리고 원칙과 신뢰가 우리 정치에 넘친다면 지금의 여야가 주먹질 할 이유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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