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미 합중국 대통령이 6일 워싱턴에서 가진 민주주의를 위한 기부의 날 20주년 기념식 연설에서 아랍세계의 비 민주주의를 성토했다고 한다.
그의 이야기를 보도한 기사를 읽어보면 구구절절 옳은 소리가 아닐 수 없다. 아랍국들 중에 비민주적인 정치 체제를 유지하는 곳은 수도 없이 많으며 그 아래에서 고통에 신음받고 부당하게 자유를 제한 받는 이들은 수도 없이 많다. 국왕이 그려진 지폐를 접었다고 해서 사형을 선고하는 나라도 있지 않은가?
그러나 문제는 이러한 지적을 한 주체가 부시 대통령이란 것이다. 위선자의 말일지라도 그 말 자체는 선하다. 하지만 그 선한 말을 빌미로 악행을 저지르는 것이 위선자의 속성일 것이다. 미 합중국이 자신들의 이득을 위해서 행한 수많은 외교정책과 통상 정책에 의해서 고통 받는 자들이 얼마나 많은가? 거기다 미국의 이득을 위해서 행한 전쟁들을 이야기 하면 말할 것도 없다.
행정부란 국가의 이득에 따라 움직인다는 말로 변명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도 지금 미국이 받는 비난을 고려해 볼 때 부시의 연설은 설득력이 약하다. 너무나 노골적이고 뻔뻔한 이득 추구의 결과물인 이라크 전쟁을 벌인 지 얼마나 되었다고 '아랍의 비민주적인 정치 체제' 운운한단 말인가?
부시의 위선과 정책은 긴 역사 속에 짧은 몇 줄로 기록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어쩌면 위선이 아닌 선으로 잘못 전해질 수도 있다. 그러나 진실은 끝까지 남는 법이다. 부시의 이번 연설을 통해서 이번에 또 미국 행정부가 어떤 짓을 저지르겠다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 그들의 앞선 행동과 이번 연설은 불안한 추측을 하기에 절대 부족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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