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우선덕 선생, 소설집 “겨울소나타” 출간
스크롤 이동 상태바
작가 우선덕 선생, 소설집 “겨울소나타” 출간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범속한 삶의 갈피에 묻어나는 아름다움과 애틋함이 묻어나

  한국소설가협회 사무국장인 작가 우선덕 선생이 소설집 “겨울소나타”를 출간했다.

 

이 소설집에는 “먼 바다, 푸른 숨”,을 비롯해서 “그 여름 비”, “환절기”, “겨울소나타”, “고요한 가족”, “유배지에서”, “흔적”, “어느 날 갑자기”, “그리고 또 n”, “은혜자 - n의 소소한 기록”등 10편의 주옥 같은 작품이 숨쉬고 있다.

 

문학평론가 이찬 선생은 “작품마다 창작 시기를 표시해 놓지 않으면 그 작품이 언제 쓰인 것이고, 어느 시대의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 구분하기가 매우 힘들다. 그것은 작가가 자신의 작품 속에 각 시대를 쉽게 알 수 있게 해주는 시대적. 사회적 상황을 분명하게 그리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라고 지적하면서, 우선덕 작가의 주요한 특징을 ‘몰시대성’과 ‘몰사회성’으로 꼽았다.

 

ⓒ 뉴스타운 /우선덕 작가, 20여년 전 천만원 고료 당선작<서북풍>의 최학 작가와 함께

그것은 등장인물들의 삶의 공간을 시간적.  공간적으로 풀어놓을 수밖에 없는 문학작품의 특성상 작가의 단점이 될 수도 있지만 작가의 장점이 될 수도 있다. 시간적.  공간적 배경으로 작품을 이끌어가기보다는 ‘등장인물의 내면세계와 내면세계를 형성한 주인공의 인간적 본질과 본성에 초점을 맞춘’ 결과일 것이다.

그래서 “35년간 작품을 써오며 늘 삶의 현상과 그 현상의 중심에 놓여 있는 인간의 모습에서 ‘서사의 핵’을 찾고 있었다.”고 찬사를 아끼지 않고 있다.

 

이번에 출간 된 표제작 “겨울소나타”에는 그간 작가 우선덕 선생이 써온 작품 중 인간의 모습을 가장 인간답게 표현한 작품들이 주를 이루고 있으며, 유부녀인 정희와의 아픈 사랑을 겪는 경서의 이야기다.

 

통풍과 당뇨, 뇌경색으로, 그 후 종양이 발견돼 뇌수술을 받고, 뒤늦게 근육수축마저 보태져 차츰 식물인간이 된 아내의 병수발을 하는 남편(김 선생)의 이야기인 “먼 바다, 푸른 숨”과 이혼 후 언니 집에 얹혀사는 정희가 우울증을 겪는 이웃집 여자에 대한 연민을 그린 “그 여름 비”, 친구에게 사기를 당하고 대리운전을 하던 경서가 또 다른 친구와 행상을 나섰다가 삶의 비애를 엿보는 “환절기”, 등이다.

 

“먼 바다, 푸른 숨”에서 ‘어제와 똑같이, 그저께 이 시각과 똑같이 김 선생은 흡입기를 소독하고, 아내 엉덩이의 기저귀를 갈고 따뜻한 물수건으로 아내 몸을 닦아주었다. 식염수로 몸 여기저기 욕창을 세정한 뒤 옷을 갈아입히고 공기매트리스 시트를 간 다음 아내를 뉘였다. 여느 날과 마찬가지로 아내 코밑 가까이 자기 뺨을 가져가 가늠해보았다. 숨결은 먼 바다 같아 바닥을 알 수 없었다. 어제와 똑같이, 아니 지나온 많은 날 매끼니 해온 대로 아내 입을 벌려 기도로 넘어가지 않게 조심하며 미음을 흘려 넣어줬다.’라고 묘사하고 있으며,

 

“환절기”에서는 ‘돈은 아무나 버는 게 아닌 것이다. 돈이 돈을 벌며 그 다음은 돈을 사랑해야 돈이 내 것이 된다. 윤기의 옳은 말이었다. 진심으로는 사람이 아니라 돈을 사랑해야 되었다. 철면피를 하고 세상의 경멸과 수모를 받을 각오와, 목숨을 바칠 준비가 돈을 위해 돼 있어야 한다. 진정한 사랑이란 그렇지 않은가. 돈을 위해 나를 희생하고 바쳐야 한다. 삶을 사랑해야 삶이 온전히 자신의 것이 되듯, 상대를 진심으로 절박하게 구해야 자기에게 온다.’고 말하고 있다.

ⓒ 뉴스타운

또 “유배지에서”에서는 ‘강물은 흐름을 멈춘 듯 금빛 은빛 주홍빛 검정물빛의 비늘을 번갈아 무수히 달고 제자리에서 반짝였다. 반짝이는 의미 역시 성재는 알 수 없었다. 의미 따위는 없을 것이다. 강물은 강물이 만들어진 그날에도 그랬을 것이다. 크고 작은 수많은 생명이 저 안과 밖에서 솟고 무너진다. 아주 오래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면면이 계속되어왔다.’고 묘사하여  디테일이 뛰어나고 ,

 

“그리고 또 n은”에서는 ‘무지개다리 위로 p시인의 모습이 돋아났다. n에게는 보였다. p시인은 뒷모습으로 두 팔과 다리를 30도 각도 정도 펴 벌렸다. p시인 뒤에 등을 보이는 한 사람 더 있었다. n은 그가 누구인지 알았다. 고매한 심성을 함부로 훼멸할 싸구려 세력이 무지개다리 저쪽에는 없을 거였다. 마중 온 p시인과 p시인을 따르는 그. 두 사람은 앞서고 뒤서서 우주바다에 몸을 성큼 들여놓았다.

이곳은 충분히 추악하니 그곳에서 평온하시기를.’이라고 묘사하고 있다.

 

한국소설가협회 윤후명 부회장은 작품행간에는 “범속한 갈피에 묻어나는 아름다움과 애틋함이 묻어나며, 인생의 진지함이 순수한 맑은 물처럼 흐르고 있다.”고 격찬하고 있다.

 

백만 년 만에 나온 책이라고 자랑하는 소설집 “겨울 소나타”의 뛰어난 묘사력은 독자들을 압도한다.

 

---------------------------------------------------------------------------------------

작가 우선덕은 인천에서 출생했다. 경희대학교 국어국문학과와 같은 과 대학원 졸업하고 1976년 한국일보 신춘문예 소설부문에 <하얀 역류>가 당선 문단에 데뷔했다. 제14회 한국문학평론가협회상과 제2회 손소희문학상을 수상했다.

지은 책으로는 1978/ 장편소설 <가브리엘의 침대> 1982/ 장편소설 <서서 자는 나무들> 1987/장편소설 <살아있는 산> 1988/ 장편소설 <이브수첩> 1989/ 창작집 <굿바이 정순씨> 1990/장편소설 <그대 떠나는 날잎이 지는가(전2권)> 1991/ 장편소설 <이젠 아무도 사랑하지 않는다(전3권)>, <연인의 아침(전2권)>, <슬픈 세시리아(전2권)> 1992/ 장편소설 <하얀여자(전3권)> 1993/ 장편소설 <여왕을 위하여(전3권)> 1994/ 장편소설 <이 여자가 꿈꾸는 아침(전4권)> 1995/ 장편소설 <그대는 없고 그대의 껍질(전3권)> 1998/ 장편소설 <내 영혼의 푸른가시> 등이 있으며 2001에 장편소설 <오래된 눈물(전2권)>등을 출간했다.<문예출판사/값 11,000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메인페이지가 로드 됐습니다.
기획특집
가장많이본 기사
뉴타TV 포토뉴스
연재코너  
오피니언  
지역뉴스
공지사항
동영상뉴스
손상윤의 나사랑과 정의를···
  • 서울특별시 노원구 동일로174길 7, 101호(서울시 노원구 공릉동 617-18 천호빌딩 101호)
  • 대표전화 : 02-978-4001
  • 팩스 : 02-978-8307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종민
  • 법인명 : 주식회사 뉴스타운
  • 제호 : 뉴스타운
  • 정기간행물 · 등록번호 : 서울 아 00010 호
  • 등록일 : 2005-08-08(창간일:2000-01-10)
  • 발행일 : 2000-01-10
  • 발행인/편집인 : 손윤희
  • 뉴스타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뉴스타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newstowncop@gmail.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