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은 통과의례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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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은 통과의례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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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점수화한다'니..무슨 말인가

지난 5일 서울의 마로니에 공원에서는 전교조 조합원들과 학생들 그리고 시민단체들이 모여 수능 반대 집회를 가졌다. 그리고 그들은 수능을 없에고 다양한 방법으로 대학에 가는 방법을 모색하라고 외쳤다. 그러나 그것이 도대체 무슨 이야기란 말인가?

대학은 공부를 위해 존재하는 곳이다. 공부를 하지 않는 학생이 공부 대신 다른 기준으로 대입 선발을 한다면 도대체 그런 학생은 대학에서 무엇을 하겠다는 것인가? 대학의 본질이 동아리 활동을 하거나 대학생이란 명목으로 사회활동을 하는 곳으로 알고 있는 것인가?

더 많은 경험을 하고자 한다면 사회로 나가야 하는 것이고 동아리 활동은 여타 사회에 널리고 널린 동호회가 있다. 놀고자 하는데 대학이 필요한 것도 아니다. 대학은 학문을 연구하고 배우는 배움터이지 그 외의 것을 하기 위해서 존재하는 공간이 아니다. 물론 공부만 하는 곳이 대학인 것은 아니다. 그러나 공부가 바로 대학의 1차적 목표임은 분명하다.

대학을 가는데 공부가 아닌 다른 것으로 평가하라는 것은 정말 어이없는 발상이다. "사람을 점수화한다"고 항변하지만 대학 입시는 입시일 뿐이지 인간 평가가 아니다. 수능 점수는 대입을 위한 공정한 평가를 위한 방편의 하나이지 그것으로 인간을 평가하자는 것이 아니다. 대학 학벌로 사람을 판단하는 잘못된 풍토가 이상한 발상과 결합하여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요구를 하기에 이른 것에 한탄을 금치 못한다.

그렇게 해서라도 반드시 대학에 가야 하는가? 학문에 별 뜻이 없고 십수년간의 교육과정에서 대학 교육을 받기 위한 충분한 훈련을 쌓지 않은 이가 대학에 가려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이것은 사회 평등을 부르짓고 차별을 없에자고 부르짓는 전교조나 시민단체들이 대학은 반드시 가야 하는 곳이라고 말하는 것과 다를바가 무엇인란 말인가? 대학에 왜 반드시 가려 하는가 그러한 사회 구조를 바꾸어야 하건만 이들 시민단체는 오히려 그 사회 구조를 고착화 시키고 있다.

입시는 입시일 뿐이다. 거기에 있어서 인간성이니 뭐니 하는 주관적 요소를 개입시키는 것이야 말로 형평성에 위배가 된다. 교육의 기회는 좁고 더 나은 교육을 받고자 하는 이들은 많다. 이들을 어떻게 분배할 것인가 과연 어떤이가 다른이보다 더 나은 인성을 가지는지 과연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가? 과연 어떤 탈락자가 그런 기준에 동의하겠는가?

공정하지 않은 기준으로 입시를 치룬다면 입시에 대해서 혼란을 야기할 터이고 학벌이 유명무실해질 터이다. 그렇다면 학벌을 기준으로 사람들을 판단하지도 않을 것이다. 그러나 그 대신 우리의 대학은 제대로된 인재 양성은 절대 하지 못할 것이다. 고등학교 시절 부터 학문적 탐구에 대해선 관심이 없는 학생들이 지식 축적도가 아닌 이상한 기준으로 대학에 진학한다면 도대체 대학에서 어떻게 학생들을 가르칠 것인가?

고등학생 시절 수학이나 과학 시간에 내내 무관심했던 학생들이 공대에 진학해서 강의를 따라갈 수 있다고 보는가? 아니다. 절대 그럴 수 없다. 고등학교보다 더 까다롭고 지루한 수업이 바로 대학 강의이다. 전교조나 시민단체는 학벌로 사람을 평가하는 잘못된 사고 방식 자체를 목표로 삼아야 한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학벌이 목표가 되었다. 학벌의 원인이 되는 대학 교육 자체가 파괴의 목표가 되었다. 그들은 과연 그 결과에 대해서 책임을 질 것인가? 아니면 이제까지 처럼 자신들의 주장을 우려했던 사람들에게 책임을 떠넘길 것인가?

수능 시험은 어디까지나 공정한 시험이다. 시험 성적으로 대학 입시를 치루는 것은 문제점은 존재하지만 조금이라도 형평성에 어긋나면 안되는 우리나라 사회에서는 아직 다른 대안이 없는 가장 적정한 방식이다. 수능시험 때문에 자살하는 학생이 있다고 해서 수능시험과 교육이 책임져야 한다는 것은 너무나도 단순한 사고 방식이다.

학생들을 자살로 내모는 것은 수능시험이 아니다. 자살의 이유는 모든 학생들이 수능시험에 목을 매어야 하고 대학 입시를 해야 하는 사회 구조적 문제이다. 자원은 부족하고 인구는 많다. 물질 추구적인 문화는 학생들을 더더욱 경쟁으로 내몬다. 어짜피 대입은 경쟁의 장이다. 어떠한 나라도 대학 입시에 있어서 '경쟁'이란 것이 없는 경우는 없다. 다만 차이점은 그 경쟁이란 것을 선택할 권리가 학생에게 있고 없고의 차이이다. 지금의 수능과 교육에 대한 비난은 문제 해결이라기 보다는 완전한 파괴를 통한 문제의 분쇄일 뿐이다.

더욱더 실망스러운 것은 대안을 찾는답시고 하는 소리이다. 그것은 대안이 아니다. 맹목적인 대학 진학이라는 어리석은 습관적 편견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그것이야 말로 학생들을 죽음으로 내모는 사회 구조적 문제의 본질이다. 왜 그 학생들이 자신이 잘 하지도 못하고 하고 싶지도 않아하는 공부를 하는 대학에 가지 못한다고 자살을 택해야 하는지 잘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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