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이야기] ‘문-안 연대 효과’는 열흘도 안 남은 대선판을 뒤흔들 수 있을까… 신부동층 6% 잡을 것 vs 시기 놓쳐 극적 이벤트 효과 맥시멈 3%
▣ 고나무
그 나라는 자원이 풍부했으나 빈부 차에 멍들었다. 외국 다국적기업이 지하자원을 독식했다. 1970년 진보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됐다. 지하자원을 초국적기업으로부터 되찾았다. 복지를 확대하고 토지개혁을 실시했다. 보수주의자들은 진보 대통령을 증오했다. 1973년 극우파 장군들이 쿠데타를 일으켰다. 칠레의 진보 대통령 살바도르 아옌데는 기관총을 들고 쿠데타군과 싸우다 죽었다. 피노체트 군사독재가 오래 지속됐다. 1987년 ‘칠레의 봄’이 왔다. 대중의 저항에 직면한 아우구스토 피노체트 대통령이 국민투표를 실시했다. ‘내가 대통령직을 유지하는 것에 동의하는가’를 묻기로 했다. ‘위키피디아’를 보면, 중도개혁 정당부터 급진적 진보정당까지 공동전선을 펼쳤다. 기독교민주당, 인본주의자당, 환경주의자당, 사회당, 급진당, 더 급진적인 사회주의 운동그룹이 연대해 피노체트 반대투표를 조직할 ‘NO라고 외치기 위한 정당 연합’(Concertacion de Partidos por el NO)을 만들었다. 이들은 54%의 반대표를 조직해 피노체트를 물러나게 했다. 과제가 남았다. 반대하는 진보가 아니라 집권하는 진보가 돼야 했다. ‘NO 연합’은 ‘민주주의를 위한 정당 연합’(Concertacion de Partidos por la Democracia)으로 조직을 업그레이드했다. 정치학자들이 보통 ‘콘세르타시온’이라고 부르는 개혁진보 연합이 탄생했다. 1990년 총선에서 승리한 콘세르타시온은 2010년 선거까지 무려 20년 동안 연속 집권하며 칠레 사회의 민주화를 이끌었다.
»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왼쪽)와 안철수 전 후보가 12월7일 부산에서 시민들에게 함께 손을 흔들고 있다. 한겨레 이정우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