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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가 주는 교훈
 교훈_
 2014-04-23 18:40:13  |   조회: 4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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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4월 미국 보스턴마라톤대회에서 폭탄 테러가 발생했을 때의 일이다. 뉴욕타임스(NYT) 편집인인 질 에이브럼슨은 테러 직후 청바지에 스웨터 차림으로 회사에 달려갔다. 이유는 단 하나, '속보 경쟁'을 멈추기 위해서였다.

8년간의 편집국장을 거쳐 NYT 160년 역사상 처음으로 여성 편집인이 된 질 에이브럼슨(60). 그의 지론(持論)은 '신속한 보도보다 정확한 기사'다. 그는 "기사의 속보성도 중요하지만 독자들은 무엇보다 정확한 기사를 원한다"고 말한다.

미국도 예외는 아니었다. 보스턴 테러 사건에 국민들의 관심이 쏠리면서 취재 경쟁이 과열되어 많은 언론이 확인되지 않은 내용을 보도해 혼란이 가중된 바 있다. 당시 NYT는 경쟁의 유혹에도 불구하고 '속보'보다 '정확'을 택해 그 명성(名聲)을 다시금 확인시켰다. 또한 오보를 앞다퉈 낸 언론계의 자성(自省) 바람에서도 비켜갈 수 있었다.

NYT의 진가(眞價)는 올해 3월에도 빛을 발했다. 뉴욕 본사와 20분 거리인 맨해튼의 아파트에서 폭발 붕괴사고가 일어났다. 취재 인력 20여명이 급파됐다. 하지만 NYT는 사건이 발생한지 무려 1시간45분이 지나서야 첫 소식을 전했다. 이유는 명확했다. 어디서 들은 이야기로 기사를 빨리 내보내기보다 정확하게 사실을 확인해 최대한 오보(誤報)를 줄이겠다는 보도 원칙이 있었기 때문이다.

세월호 대참사의 와중에서 '못믿을 언론'이란 말이 나돈다. 언론이 뭇매를 맞는 이면엔 '과열경쟁'이 자리잡고 있다. 수많은 언론사들이 왜곡(歪曲)된 경쟁에 나서면서 피해자 및 가족들에게 더 큰 상처만 안겼다. 어느 학자는 "세월호 침몰 보도는 오보가 난무한 역사적인 사례로 기록될 것"이라고 비난을 퍼부었다.

한국기자협회가 20일 10개항의 '세월호 참사 보도 가이드라인'을 내놓았지만, 언론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不信)이 이미 깊어질대로 깊어진 뒤였다. "오욕의 민낯을 드러냈다"는 기자협회의 자탄(自嘆)은 우리 언론들이 처한 현주소가 아닐 수 없다.

세월호 대참사는 선장을 비롯해 대한민국에도 씻지 못할 오명(汚名)을 남겼다. NYT는 "공포에 질린 수백명의 승객을 배에 두고 맨 먼저 탈출한 세월호 선장은 마지막 순간까지 승객의 안전을 책임지는 선장의 자랑스러운 전통을 저버렸다"고 꼬집었다.

선장과 선사의 무책임한 초기 대응에다가 언론의 오보 경쟁까지 세월호 참사는 대한민국의 치부를 드러내었다. 어쩌다 이 지경에 이르렀는지 말문이 막힐 정도다.

과거 사건이나 역사에서 교훈을 배우지 못하는 개인이나 나라는 망하기 마련이다. 이번 세월호 대참사를 계기로 선박안전 재점검은 물론이거니와 언론도 잘못된 보도 행태를 고치기 바란다.
2014-04-23 18:4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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