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대한민국 수호자

안철수는 1999년 10월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자신이 대주주로 있던 안철수연구소한테서 헐값으로 인수한 의혹이 있다. 안철수연구소의 매출액이 1998년 22억에서 1999년 83억으로, 순이익은 6억5천에서 32억으로 급증했다. 매출액과 순이익이 이렇게 급증했음에도 불구하고 1999년 10월의 BW 발행가격을 1998년 말 유상증자할 때의 주당 가격 5만원과 동일하게 정했다. 이게 상식에 부합되는 일이었을까. 매출액과 순이익이 급증한 사실을 당연히 알았을 텐데도 안철수가 회사에 불공정하고 자신에 유리한 가격책정을 그냥 수용한 이유가 뭘까. 이건희의 아들 이재용은 1999년 2월 삼성SDS의BW를 저가로 인수했는데 공교롭게도 같은 해 10월 안철수가 안철수연구소의 BW를 인수할 때 안철수연구소의 2대주주가 삼성SDS였다. 계열사의 부를 빼돌리는 재벌일가들의 "상식적 수법"을 따라한 것일까.

안철수는 2003년 SK의 최태원 회장이 구속되자 재벌 2·3세와 벤처 기업인들의 모임인 '브이소사이어티' 의 일원으로 선처를 요청하는 탄원서에 이름을 올렸다고 한다. 분식회계 외에도 최태원 회장은 자신이 소유한 워커힐호텔 주식 385만주를 계열사에 두 배 이상 비싼 값에 넘겨 계열사에 700~800억원대의 손해를 끼친 혐의를 받고 있었다. 재벌총수가 계열사의 재산을 적나라하게 도둑질한 혐의 되겠다. 그런데도 안철수는 탄원서에 이름을 올렸다. 지분이 많든 적든 모든 계열사가 다 자기 것이라는 재벌총수의 "상식"에 공감한 것일까.

안철수는 최태원 탄원서 논란이 불거지자 "10년 전의 그 탄원서 서명에 대해 당시에도 부담을 느꼈고 (그 후에도)내내 그 일이 적절한 것이었는지 생각해 왔다..인정에 치우칠 것이 아니라 좀 더 깊이 생각했어야 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안철수가 재벌개혁에 대한 진정성이 있었다면 당연히 자신의 저서 <안철수의 생각>에서 최태원 탄원서에 서명한 사실을 털어놨어야 했다. 왜냐하면 저서에서 재벌총수의 계열사 재산 빼돌리기 행위에 대해 세게 비판하고 있는데, 그런 비판을 하면서도 자신이 그와 같은 행위를 한 자를 위한 구명운동에 동참했다는 사실을 털어놓을 마음이 생기지 않았다면 재벌 행태에 대한 그의 비판적 발언은 진정성 없는 흉내내기에 불과했을 터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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