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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선이 치열해야 본선에서 유리하다 ?
 이교수_admin
 2012-05-26 02:29:59  |   조회: 49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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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선이 치열해야 본선에서 유리하다 ?

이상돈 (2012년 5월 7일)

새누리당의 이른바 비박계는 2002년 한나라당 패배를 예를 들면서 경선이 치열해야 본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민주당도 이런 입장인 것 같다. 손학규 전 대표, 문재인 고문, 김두관 지사가 치열한 경선을 치러야 저변이 확대되고 시너지 효과가 생겨서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런 주장은 역사와 경험칙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경선이 치열해야만 본선에서 유리하다는 증거는 어디에도 없는 것이다.

미국의 경우

1952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공화당의 아이젠하워 후보는 낙승을 거두었다. 아이젠하워는 공화당에 의해 초빙된 후보였다. 1972년 대통령 선거에서 민주당...은 치열한 예비선거를 거쳐 조지 맥거번을 후보로 선출했으나 공화당 후보인 닉슨 대통령에게 참패했다. 조지 맥거번은 너무나 급진적인 인물이었다. 1976년 선거에서 당시 제럴드 포드 대통령은 로널드 레이건과 치열한 경합을 벌인 끝에 공화당 후보가 되었지만, 에드워드 케네디를 쉽게 물리치고 민주당 후보가 된 지미 카터에게 맥없이 패배했다.

1984년 대통령 선거에서 사실상 경선이 없이 공화당 후보로 추대된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은 민주당 후보 월터 먼데일을 상대로 압승했다. 1992년 대통령 선거에서 치열한 당내 경선을 거쳐야 했던 조지 H. W. 부시 대통령은 민주당 후보 빌 클린턴에게 치욕적인 패배를 당했다. 공화당 예비선거에서 봅 돌 상원의원과 치열한 경쟁을 하느냐고 선거자금과 에너지를 써 버린 것이 현직 대통령인 부시가 패배한 원인 중 하나였다. 반면 2008년 대통령 선거에서 치열한 예비선거 끝에 민주당 후보로 선출된 오바마는 공화당 후보인 존 매케인 상원의원을 상대로 쉽게 승리했다. 2008년 대선은 어차피 민주당이 승리하게 되어 있었다.

1997년 대선

우리나라의 경우 대통령 후보 경선이 치열했던 첫 경우는 1997년 한나라당이었다. 당시 야당은 김대중 총재가 당연히 대선에 나오게 되어 있었다. 당시 한나라당은 이회창 총재, 이인제 경기도 지사, 이홍구 전 총리, 이수성 전 총리, 그리고 이한동 의원이 당내 경선에 참가했다. 이 중 의미있는 경선 후보는 이회창 총재와 이인제 지사였는데, 여론조사는 그다지 차이가 나지 않았지만 당내에서 우세한 이회창 총재가 후보로 선출되었다.

이인제 지사는 탈당해서 독자적으로 출마해서 야당 후보인 DJ가 당선됐다. 경선에 나왔던 이홍구와 이수성은 김대중 정부에서 고위직을 지냈고, 이한동 의원은 자민련으로 옮겨가서 DJP 연립정부에서 총리를 지냈다. 이를 두고 이회창 총재가 포용력이 부족하다고 말 할 수도 있겠지만 김대중 대통령의 수가 더 높았다고 해야 한다. 학계 출신인 이홍구 전 총리와 이수성 전 총리는 대통령감과는 원래 거리가 멀었다. 여하튼 1997년에는 추대 후보인 김대중이 경선을 거친 이회창을 이겼다.

2002년 대선

반면에 2002년 대선에선 경선을 거친 후보가 추대된 후보를 이겼다. 한나라당은 이회창 총재가 일찍부터 후보가 사실상 정해진 상태였다. 하지만 민주당에서 마땅한 후보가 없었다. 처음에는 한화갑 의원과 이인제 의원 정도가 거론되었는데, 제주도를 시작으로 한 경선에서 노무현 전 의원이 부각되더니 결국 후보로 지명되었다. 후보로 정해진 노무현 전 의원은 여론조사 지지도에서 정몽준 의원에 비해 뒤떨어지자 당내에서 필패론이 나오는 등 수모를 당했다.

노무현 후보는 급기야 정몽준 의원에 대해 여론조사를 통한 단일화를 제의하고 그 결과 노무현이 승리해서 승기를 잡았다. 대선 투표일을 앞두고 정몽준 의원이 지지를 철회하자 노무현 후보는 정몽준 의원 집을 찾아가는 등 숙연한 모습을 보여서 지지자들을 결집시켰다. 언론이 노무현의 이러한 역동적인 모습을 취재하는 동안 이회창 후보는 관심 밖에 머물 수밖에 없었다. 그런 와중에 이회창은 결정적인 실수를 연거푸 저질렀다. 노무현 측에서 수도이전을 공약으로 내걸자 이회창 측은 그러면 “서울 아파트 값이 폭락한다”고 했다. 충남 대전권 유권자와 서울에서 전세사는 서민들의 표를 포기한 망언이 아닐 수 없었다.

2002년 대선에서 민주당 경선은 노무현을 부각시키는 데는 나름대로 역할을 했다. 하지만 노무현을 당선시킨 결정적 계기는 정몽준 의원의 유명한 러브 샷과 단일화 여론조사였다. 이회창 측은 노무현과 정몽준이 함께 나올 줄 알고 너나없이 장관자리나 나누고 있었고, 막판에는 서울 아파트 값 폭락할 것이라는 등 멍청한 발언을 했다. 정몽준 측이 여론조사를 통한 단일화에 동의했다는 소식을 듣고 노무현 측과 진보성향 시민단체, 그리고 진보언론은 너무 좋아서 만세를 불렀다는 후문도 있다.

2007년 대선

2007년 대선은 어차피 한나라당이 승리하게 되어 있었기에 한나라당 경선이 치열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2007년 한나라당 경선은 여러 가지 의혹으로 점철되어 있다. 당시 여론조사를 주도했던 최시중은 구속됐고, 이상득 의원도 다른 건으로 수사를 받고 있다.

맺는 말

정리하자면, 1997년 대선이나 2002년 대선에서 경선은 큰 변수가 못되었다. 그러니까 2002년에 한나라당에 경선이 없어서 이회창이 패배했다는 주장은 근거가 없다. 이회창 총재는 그 자신의 한계가 있었고, 정몽준 의원이 노무현을 위해 들러리를 서는 바람에 패배한 것이다.

선거의 승패를 가리는 것은 후보의 경쟁력과 전략이다. 경선이 얼마나 치열했나 하는 것은 선거 결과와 큰 관련이 없다.

(c) 이상돈
2012-05-26 02:2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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